[오피니언타임스] 조두환 시인이 최근 여섯번째 시집(우리는 혼자다)을 펴냈습니다.

 ‘우리는 혼자다’

한낮의 긴장을 내려놓고

멍하니 생각도 없이 앉아 있는

저녁 전철 안

맞은 편 자리의 일곱 사람들

모두 스마트 폰을 들여다보고 있다

다음 역에서 사람들이 우르르 들어서니

이제 선 사람은 선 채로

앉은 사람은 앉은 채로

모두 엄지 손가락을 튕기면서

스마트 폰을 열심히 만지작거리고 있다

모두가 같은 세상을 살면서

모두가 다른 세상을 살고 있다

모두가 같은 길을 가면서

모두가 다른 길을 가고 있다

모두가 같은 일을 하고 있어도

모두가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

어깨를 붙이고 같이 있어도 마음은 구만리

스마트 폰 안에서

모두가 이웃을 포기하고

너와 나의 고독한 성안에서

자기만의 세상을 그리고 있다

아무리 봐도 우리는 혼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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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시 ‘우리는 혼자다’엔 군중 속의 고독, ‘스마트폰 군중의 고독’이 매우 사실적으로 녺아있습니다.

“그에게 있어서 시는 쓰는 것이 아니라 보는 것, 경험하는 것이다. 외부적 사건의 관찰은 언제나 그의 내면세계 속으로 스며들어 진정한 자아와 만나 새로운 삶을 잉태하고 내일에 대한 약속을 세운다. 시는 바로 그런 발걸음에서 나온다”(윤용호 고려대 명예교수)

조 시인(아호 솔뫼)은 교수(건국대)로 재임하며 라이너 마리아 릴케(시)를 연구한 학자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시집 ‘중랑천 근방’(1975)으로 문단에 데뷔, '문학예술' 시 당선(2009), 한국문학비평가협회 작가상(2010) 등 수상이력을 지녔습니다.

“최첨단 기계화된 이 시대에 과거 낭만주의 작가들이 꿈꾸던 ‘파란(푸른) 꽃’, 아니 ‘파랑새’를 찾아나서는 것도 중요한 과제가 될 수 있다. 숲과 들판이 아니라 시멘트 콘크리트 숲이라 하더라도...새로운 시를 위한 희망을 간직한 채 오늘이라는 언덕에 서서 시를 읊는다”(저자의 ‘시인의 말’ 중에서)

그의 일곱 번째 시집이 기대됩니다.

약력:한국문인협회, 한국문학예술가협회, 한국기독시인협회 회원

한국문학예술가협회 서울 · 경기지회장 역임

고려대학교 문과대 독문과 및 대학원 (문학 박사)

스위스 연방 정부 초청 장학생으로 바젤, 프리부르대 수학

건국대학교 독문과(1983-2009) 교수

독일 바이로이트대 국비파견 교수(1995-1996)

독일 뮌스터대, 캐나다 토론토대 연구교수(2003-2004)

(현) 건국대학교 명예 교수

시집: ‘중랑천 근방’  ‘마포 일기’  ‘나그네의 발걸음으로’  ‘그리움’  ‘동그라미’ 등 6권

*펴낸 곳:문화예술사/값 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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