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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 배움터 ‘서울광나루안전체험관’[이종원의 프리즘 속 세상]
이종원 | 승인 2018.10.16 11:22

[논객닷컴=이종원]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크다. 최근 전 세계에서 들려오는 잦은 지진 소식과 국내 포항 지진으로 지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졌다. 태풍, 지진, 화재와 같은 예기치 못한 각종 재난을 미리 겪어볼 수 있을까? 그렇다. 요즘은 재난도 체험한다. 서울시소방재난본부 ‘서울광나루안전체험관’은 서울 도심에서 각종 재난을 직접 몸으로 느끼고 실습 위주의 대처법을 교육하는 ‘재난 배움터’이다.

‘서울광나루안전체험관’의 선박안전 체험에 참가한 학생들이 비상슬라이드 훈련을 하고 있다. 실습은 파도가 치는 바다에서 사고가 난 것을 가정해 구명조끼 착용과 선박 침몰체험, 수상슬라이드 탈출, 구명뗏목 체험 등 8개 콘텐츠로 진행한다. ⓒ이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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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삐” “선박이 암초와 충돌~ 즉시 퇴선 바랍니다” 심하게 흔들리는 모형 배에서 경보음이 울리자 구명조끼를 입은 학생들이 황급히 갑판 위로 오른다. 소방대원의 안내에 따라 차례대로 10m 길이의 수상슬라이드를 타고. 바다로 뛰어들은 아이들은 구명뗏목으로 옮겨 탔다. 실습은 파도가 치는 바다에서 사고가 난 것을 가정해 구명조끼 착용과 선박 침몰체험, 수상슬라이드 탈출, 구명뗏목 체험 등 8개 콘텐츠로 진행했다. 고등학교 2학년 김수진양은 “배가 흔들리니까 점점 더 무서워지고 진짜로 사고가 나는 줄 알았다”며 느낌을 말했다.

서울광나루안전체험관에서는 ‘선박안전 체험’뿐만 아니라 지진, 태풍, 화재대피 등 20여 가지 상황을 생생하게 겪어볼 수 있다.

지진 체험은 규모 7.0까지 지진을 직접 체험해보고 지진발생시 대처방법을 체험한다. ⓒ이종원

‘지진 체험장’에는 30여명의 초등학생들이 현장학습을 나왔다. 가정집과 비슷한 체험공간에는 식탁, 의자 등의 가구가 있었다. 갑자기 천둥 같은 소리가 나면서 땅이 흔들려 몸을 제대로 가누기 힘들 정도였다. 규모 7.0의 지진이다. 화재가 나고 낙하물이 떨어지는 상황이 발생하자 아이들은 가스레인지의 불을 끄고 현관문을 열어 고정시킨 뒤 식탁 아래로 몸을 피하고 방석으로 머리를 보호했다.

ⓒ이종원

신기한 체험이 재밌어 웃는가 하면 겁에 질린 듯한 표정까지 재난 체험에 임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다양했다. 김현선 교관은 “지진 뒤 문이 뒤틀려 열리지 않는 경우도 있으니, 미리 탈출로를 확보해야 한다”며 “바다에서 지진을 만나면, 해일의 위험이 없는 언덕으로 신속히 피하는 편이 좋다”고 설명했다.

태풍 체험은 초속 30m 바람을 직접 맞으며 난간을 붙잡고 실내를 빠져나가는 연습이다. ⓒ이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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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태풍 '콩레이'로 경북지역이 큰 피해를 입었다. 그 때문이지 요즘엔 평소보다 많은 참가자들이 ‘태풍 체험’하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 초속 30m 바람을 정면으로 맞으며 난간을 붙잡고 실내를 빠져나가는 연습이다. 안내교관은 “바람이 매우 강해서 옷 속의 소지품들이 빠져나갈 수 있으니 조심하라”고 일렀다. 실내에 들어가니 난간을 잡지 않으면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였다.

완강기 체험은 화재시 건물에 고립되었을 때 피난기구를 사용하여 탈출하는 체험이다. ⓒ이종원

줄 하나에 매달려 탈출하는 ‘완강기 체험’은 교육생들에게 가장 두려운 시간이다. 완강기는 고층건물 화재시 창을 통해 탈출하는 피난기구다. 3층 높이 건물에 설치돼 있지만, 가슴에 벨트를 매고 완강기 앞에 선 여고생들은 다리를 떨고 있었다. “놀이기구라고 상상하세요”라는 교관의 지시에 억지로 발을 떼고 정신을 차려 보니 몸은 이미 내려가고 있었다. 양팔을 뻗어 바른 자세를 취한 후 ‘무사히 하강’이다.

화재대피. 소화기 체험에서는 소화기 및 소화전을 사용하는 요령을 교육한다. ⓒ이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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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지하철에 불이 났을 때 어떻게 해야 할까? ‘주변에 알리고 초기 진압하고, 방독면을 찾아 쓴 뒤 낮은 자세로 대피한다’가 정답이다. 하지만 설명만으로는 기억하기도 힘들고 행동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낮다. 설명은 최대한 짧게, 대신 직접 움직이며 몸으로 익힌다. ‘지하철·승강기 체험’은 신고와 초기 진화를 거쳐 탈출까지 모든 대처를 직접 수행한다. 가상 화재가 발생한 전동차 안에서 문을 열고 나가 지하철역 입구까지 2분 만에 도착하는 체험이다. 전동차 안은 순식간에 하얀 연기로 가득 찼다. 교관의 설명대로 벽을 더듬어 의자 아래 출입문 비상 손잡이를 당겨 문을 열었다. 그런 다음 몸을 숙인 채 입을 막고 손으로 벽을 두드리며 걸어갔다. 교관이 던진 마지막 한마디가 헐떡이는 심장에 꽂혔다. “실제로 화재가 나면 흰 연기 대신 검은 연기가 가득 찹니다”

서울광나루안전체험관의 포토 존에서 한 어린이가 재난 구조 그림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종원

서울시소방재난본부는 광나루안전체험관 뿐 아니라 동작구 보라매공원에서도 안전체험관을 운영하고 있다. 시민들은 온라인(safe119.seoul.go.kr)으로 해당 체험관에 사전 예약하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이희순 서울광나루안전체험관장은 “체험교육에 참여한 시민의 안전의식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며 ”실제 자연재해나 재난을 맞닥뜨릴 때 평상시에 체계화된 훈련이 있어야 대처할 수 있는 만큼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우리의 안전을 위협하는 재난은 누구에게나 언제, 어디에서든 생길 수 있다. 자연재해를 피할 수 없다면 피해를 최소화하는 노력이 절실하다. 시민안전체험관을 통해서 재난에 대비한 안전의식과 자신감을 키워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이종원

 서울신문 전 사진부장

 현 서울신문 사진부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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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원  jongw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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