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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취업 준비[김연수의 따듯한 생각]
김연수 | 승인 2018.10.17 11:39

[논객닷컴=김연수] 이말 삼초라는 말이 있다. ‘2학년 말, 3학년 초’의 줄임말로, 그 사이에 애인이 없으면 졸업 때까지도 이성 교제가 어렵다는 말이다. 그런데 요즘은 뜻이 바뀌어 2학년 말, 3학년 초에 정확한 꿈, 구체적인 진로와 목표가 없으면 앞으로의 미래가 어렵다는 말로도 쓰이곤 한다. 그런데 나는 현재 2학년 말도, 3학년 초도 아닌 3학년 말에 있다. 마냥 영원할 것 같았던 20대는 어느새 중반을 코앞에 두고 있다는 뜻이었다.

아마 해가 바뀌면 고인물(학번이 높은 사람을 오래 고여 있는 물에 비유해서 부르는 말), 화석 소리를 듣게 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무서운 것은 졸업 이후의 취업 준비였다. 학교에서는 졸업생들이 좋은 직장에 취업하길 바라며 매달 새로운 취업 특강을 열곤 한다. 나는 이제 더 이상 무심하게 특강 일정을 바라볼 수 없게 되었다. 아직 진로를 정확하게 정하지 못한 상태이기에 취업특강 홍보는 마음을 더 불안하게 만들었다. 지금하고 있는 공부가, 교내활동이, 과연 도움이 될까 싶은 의구심이 샘솟았다. 그러다 결국 친구와 취업특강에 발을 들여놓게 되었다.

기업맞춤형 채용박람회에 참석한 대학생들이 기업별 부스에서 면접을 보고 있다. ⓒ울산대

참석한 취업특강에서는 기업 인사담당자가 말하는 구직자의 중요한 요소에 관해 설명했다. 강연자는 직무이해도와 남들과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직무란 목적이나 수준이 비슷한 과업의 집합을 일컫는다. 강연자는 직무를 이해하기에 앞서 직무 선택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자신에게 잘 맞는, 잘할 수 있는 직무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때 장점에 집중하는 것이 최우선인데 간단히 말해 강점을 더 발전시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영어와 수학 중 영어를 더 잘하고 수학을 못 한다면 약점을 채워 넣기 위해 수학 공부를 하는 것이 아니라 영어라는 장점을 수준급 실력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영어를 공부하는 것이다. 즉 현재 대다수의 기업은 이 같은 유형의 사람을 선호한다고 할 수 있다.

단점을 보완하기보다 장점을 강점으로 더욱 단단하게 만들라는 강의는 꽤 인상 깊었다. 늘 부족한 토익 점수, 학점, 대외활동을 끌어안은 채 전전긍긍했기 때문이다. 꼭 자신의 약점이나 단점에 매달리지 않아도 된다는 격려처럼 들려서 한편으로는 기쁘기도 했다. 이제라도 장점을 찾아 노력해서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마음이 좀 편해지려는 찰나, 강연자는 강의를 듣는 학생들에게 학년을 물으며 해당하면 손을 들라고 했다. 그리고 4학년이 대거 손을 들자 안타깝다는 한숨과 다소 늦은 감이 있다는 듯한 투로 강의를 이어나갔다.

아무리 보기 좋은 말로 포장하고 격려해도 나는 늦은 건지도 모르겠다. 사람들 틈바구니에 섞여 틀에 맞춰 차근차근 살아와서일까. 색이 흐릿해진 나와 불투명한 미래만 남은 것 같다. 꼭 장래희망 칸을 비워두고 어떤 직업을 적을지 고심하는 어린애처럼 그냥 누가 딱 정해줬으면 하는 이기적인 마음이 계속해서 생겨난다. 아마도 스스로를 아직 잘 몰라서, 그리고 걱정이 앞서서 그런 모양이다. 내일은 오늘보다 더 즐거운 취업 준비가 되길 바란다. 

김연수

제 그림자의 키가 작았던 날들을 기억하려 글을 씁니다.

논객닷컴 청년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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