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은송의 어둠의 경로]

[오피니언타임스=서은송] 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 혹은 이미 꿈을 이루신 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

요새 멘토링 수업을 다니면서, 중학생 친구들을 만나 항상 내가 하는 질문이다. 그럼 대부분 답은 두 가지로 나뉜다. 꿈이 없다고 울적해하는 학생들과 자신이 원하는 직업이 무엇인지 답하는 친구들…….

우리는 대부분 꿈과 장래희망을 연결시켜 말하고 있다. 나 또한 꿈은 당연히 미래의 직업이라고 생각해왔다. 꿈이라는 예쁜 단어가 언제부터 그런 의미로 한정지어졌는지 가늠할 수 없지만, 그 굴레에서 벗어난 나는 요새 하루하루 새로운 꿈들을 떠올리느라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요즘 새로 생긴 꿈은 제주도에서 시를 가르치면서 귤농장을 하고 시바견도 세 마리 키우는 것이다. 이런 계획을 말하면 주변에서는 꿈을 이루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교수가 되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여기서 진짜 중요한 것은 바로 ‘행복’이다.

ⓒ픽사베이

난 귤을 참 좋아한다. 그리고 시바견도 사랑한다. 바쁜 서울의 삶이 고단하게 느껴질 때마다 여유 있는 환경이 그리워진다. 외국어 실력은 좀 부족하니 한국에서 가장 따듯한 제주도에 가기로 다짐했다. 귤 농장도 하고 싶은데 그러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는 직업을 탐색했다. 더 나아가 내가 사랑하는 강아지에게 유기농 사료를 먹이려고 계획하니 돈이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느 정도의 돈과 여유, 그리고 환경적 여건. 오롯이 내 ‘행복’이라는 초점에 맞춰진 ‘교수’라는 수단.

멘토링 수업 중 몇몇 학생들은 내게 이렇게 물어보곤 했다.
“선생님의 꿈은 너무 막연한 것 아닌가요? 직업을 통해서도 충분히 행복감을 얻는다면 그것만으로도 전 장래희망이 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나는 다시 질문한다.
“행복이란 것은 무엇입니까?”

행복의 정의를 성공으로 정한 사람이 있다면 그는 아마도 자신이 정한 프레임에 갇혀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다. 결국에는 남들보다 더 물질적으로 풍족할지 모르겠지만, 추운 겨울 포근한 이불 속에 들어가서 까먹는 그 귤 맛의 행복은 얻지 못하고, 더 큰 성공을 위해 끊임없이 달릴 것이다.

나도 한때 성공을 쫓은 적이 있었다. 좋은 직업을 꿈이라 단정짓던 나에게 다가온 실패는 곧 꿈에 대한 좌절로 직결되었고, 그렇게 난 여러번 내가 소중하게 아껴왔던 목표를 잃어버리면서 스스로를 꿈이 없는 사람이라고 말해왔다. 꿈을 꾸지 못하는 바보 같은 사람이라고 나를 탓하다가도 틈만 나면 꿈을 꿀 수 없는 세상을 탓하기도 했다. 원망하는 삶을 살다가 비로소 잃어버리지 않을 꿈을 찾은 지금, 막연한 행복.

그것이 오늘 당신의 꿈이 되길 조심스럽게 소망한다. 

 서은송

2016년부터 현재, 서울시 청소년 명예시장

2016/서울시 청소년의회 의장, 인권위원회 위원

뭇별마냥 흩날리는 문자의 굶주림 속에서 말 한 방울 쉽게 흘려내지 못해, 오늘도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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