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사설] 경찰 조사 결과 ‘시험문제·정답유출’ 사실로…보안 강화해 불신 해소해야

[오피니언타임스] 숙명여고 시험지 유출 의혹이 경찰 수사 결과 사실로 드러났다. 전 교무부장이 쌍둥이 자녀에게 입학 후 총 6회의 시험 가운데 5회에 걸쳐 반복적으로 시험지를 유출한 정황 증거들이 확보된 것이다. 이들 부녀는 모두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넘겨졌다.

이번 사건으로 고교 내신에 대한 신뢰 문제가 다시 한 번 도마에 올랐다. 교육단체들은 교육부가 전국 모든 고등학교에 대해 전수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내신 시험문제가 유출된 것은 숙명여고가 처음은 아니다. 지난 7월 광주 B고교 행정실장이 시험지를 복사해 학부모에게 건네고, 일부 학생에게 시험문제를 알려줘 구속됐다. 지난해 10월 경기 C고교에선 교사가 학교운영위원 자녀의 학교생활기록부를 수정하다 적발됐다. 이런 사건은 2014년 이후 13건에 달한다.

언론들은 “내신 관리 전 과정에서 보안을 강화하고, 공정성과 신뢰성을 높여 불신을 해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픽사베이

△중앙일보: “숙명여고뿐일까” 하는 불신들

중앙일보는 “숙명여고 시험지 유출 의혹이 경찰 수사에서 사실로 드러났다. 교육 현장에서 벌어져선 안 될 어처구니없는 일을 지켜봐야 하는 심정이 착잡하다. 숙명여고 사태는 그릇된 자식 사랑이 빚은 개인 일탈로만 넘길 일이 아니다. 유출 의혹이 제기된 이후 넉 달 가까이 논란이 이어지면서 내신에 대한 불신을 키운 사건인 까닭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내신은 대입 제도의 근간이다. 2018학년도 대입 정원의 76.2%를 뽑은 수시모집에서 학생부 위주 전형 비율이 86.2%나 됐을 정도다. 이런 내신이 불신받으면 공정한 입시가 뿌리째 흔들릴 건 자명하다. 교육 당국은 차제에 근본적인 내신 신뢰 회복 방안을 내놔야 한다. ‘편법을 통해 대학에 진학하는 관행이 이미 뿌리 깊게 만연해 있다’는 학부모들의 불신을 해소하지 않고는 공정한 입시는 요원하다”고 지적했다.

△세계일보: 내신 신뢰회복 숙제 남긴 숙명여고 시험정답 유출 사태

세계일보는 “학교 단위로 내신 시험이 치러지는 한 이런 비리는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8월 현재 고교 2360개 가운데 560개교(23.7%)에서 교원과 자녀가 같이 다니고 있다. 해당 교원은 1005명, 교원 자녀는 1050명이다”고 전했다.

이어 “교육부는 최근 시험지 인쇄실 등에 CCTV를 설치하고, 교사와 자녀가 한 학교에 다니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겠다고 발표했다. 교육부의 대책이 나오자 일부 교육청과 학교에선 ‘선의의 피해자가 생길 수 있다’고 반발한다. 사후약방문식의 대책이 제대로 먹힐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경향신문: 숙명여고 사태, ‘정시 회귀’ 명분 될 수 없다

경향신문은 “성적 조작 사건 적발에 일각에서는 대입에서 수시 비중을 줄이고 대학수학능력시험 위주의 정시모집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정시 확대 요구는 학생들의 운명을 사교육이 가름하는 과거의 잘못된 교육으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또한 정시 확대는 안 그래도 시험 성적에 매달리는 우리 교육의 병폐를 더욱 심화시킬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경향은 “교육부는 교사와 자녀들을 한 학교에 다니지 못하게 하는 ‘상피제’를 도입하고 시험지 보관실에 CCTV를 설치하는 등의 대책을 내놓았다. 이 같은 조치 등을 통해 내신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왜 답안을 훔쳐서라도 시험만 잘 보면 된다는 ‘시험만능주의’, 친구들을 이겨야만 좋은 대학에 들어갈 수 있다는 ‘무한경쟁주의’에 빠져 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요 신문 11월 13일 사설>

경향신문 = 북ㆍ미, 협상 근간 해치는 자극적인 언사 자제해야 / 숙명여고 사태, '정시 회귀' 명분 될 수 없다 / 법원행정처 부활, 꿈도 꾸지 마라

서울신문 = 현대차 노사, '광주형 일자리' 받아들여야 / '양진호 갑질' 막을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 통과시켜라 / 문 대통령 아세안 순방 신남방정책 무르익는 계기로

세계일보 = "평화는 깨지기 쉽고, 그것을 지키는 게 우리의 임무" / 내신 신뢰회복 숙제 남긴 숙명여고 시험정답 유출 사태 / "태양광이 환경 파괴"… 전 환경장관 우려 새겨들어야

조선일보 = 이제는 복권 수익금까지 북한 지원하겠다니 / 내년이 더 심각하다는 감원 칼바람 / 대기업 상대로 농어촌기금 1조원 강제 모금

중앙일보 = 민주노총 극복 못 하면 '일자리 정부' 앞날 어둡다 / 기업 애로 끝장낸다는 산업부 장관의 약속 지켜져야 / "숙명여고뿐일까" 하는 불신들

한겨레 = 국회, '박용진 3법' 당당하게 논의해 처리하라 / 예산 심의를 '지역구 민원 창구'로 이용하는 구태 / 정부, 민주화운동 '헌재 결정'을 부인하겠다는 건가

한국일보 = 민주노총, '경사노위'에서 대화와 타협의 정신 발휘해 보라 / '유치원 3법' 처리 미적대는 국회, 또 한유총 눈치 보나 / 쇄신은커녕 자중지란에 빠지고 만 한국당

매일경제 = 경제활력 내건 홍남기 후보자, 위기의 中企 현장부터 가보라 / "기업 애로 끝장 보겠다"는 성윤모 산업부 장관 / 광군제 대박 우리는 부러워만 할 건가

한국경제 = "지금이 진짜 위기" 인정하고 제대로 된 처방 내놔야 / 한국형 QR코드 표준, 시장 경쟁에 맡겨야 / 기로에 선 비핵화 협상 … 세계와 보조 맞출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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