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칼럼
정부 권위에 도전했던 가상화폐, 헛된 꿈으로 변한 탈중앙화
최진우 | 승인 2018.11.29 12:06

[논객닷컴=최진우] 가상화폐(암호화폐) 시장이 바닥에 구멍이 뚫린 듯 추락에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연초 1만8737달러까지 올랐던 비트코인은 28일 현재 4000달러 지지선마저 내준채 3800달러로 주저앉았다.

이더리움, 리플 등 다른 가상화폐들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가상화폐 시장은 패닉(공황)에 빠졌고 투자자들은 공포와 충격에 파랗게 질려 있다.

올들어 가상화폐는 1월 초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가를 찍은 이후 계단식 내리막 행진을 벌이고 있다. 한때 3138억달러를 기록했던 비트코인 시가총액은 28일 현재 647억달러로 80% 가량 떨어졌다.

전세계 가상화폐 시가총액 역시 연초 8300억달러(937조원)에서 지금은 1220억달러(137조원)로 7100억달러가 증발했다. 원화로 환산하면 800조원이 넘는 돈이 사라진 셈이다. 이는 삼성전자 시가총액 276조원(27일 종가 기준)의 2.8배에 달하는 것이다.

ⓒ픽사베이

시장에서는 연초 가상화폐 투자열기가 이상과열을 보였을 때 단호히 대처했던 정부의 결정이 결과론적으로 옳았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당시 정부는 가상화폐 시장이 위험한 투기조짐을 보이자 어떻게 대응할지 입장정리에 부심했다. 부작용은 있지만 4차 산업혁명의 진통으로 봐야 한다는 신중론과 투기도박으로 지목하고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는 강경론이 맞붙었다.

그 중 법무부가 가장 강경자세를 보였다. 법무부는 투기도박 수단으로 규정하고 대대적인 단속을 예고했다. 박상기 전 법무부장관은 한걸음 더 나아가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를 추진하겠다는 폭탄발언을 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가상화폐에 대한 규제를 지지하며 위법여부를 조사해 위반시 계좌를 페쇄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정부는 가상화폐 거래소와 은행간 거래를 규제하면서 신규투자자 유입을 사실상 차단했다.

정부의 초강경 대응에 가상화폐 투자자들은 원성을 넘어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자본주의 시장에서 투자 자체를 봉쇄하는 것은 사회주의 정책이나 다름없다며 박상기 장관과 최종구 금융위원장을 공공의 적으로 지목했다.

특히 가상화폐 시장을 새로운 파라다이스로 인식하며 신분상승을 꿈꿨던 2030 젊은세대의 분노가 대단했지만 정부는 한치 양보를 하지 않았다.

전세계 가상화폐 시장에서 우리나라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대략 8~10% 사이로 알려져 있다. 한때는 20%를 넘어서기도 했지만 신규투자자가 늘어나지 않으면서 비중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연초 300만명에 달했던 것으로 추정됐던 투자자 수도 지금은 100만명 이하로 줄어든 것으로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가상화폐의 추락은 무엇보다 가상화폐가 내걸었던 탈중앙화의 도전이 외견상 실패로 끝났음을 의미한다.

각국 정부가 쥐고 있는 중앙집권적 화폐발행 권한에 맞서 가상화폐 창시자들은 전세계에서 통용되는 가상의 화폐를 발행하겠다면서 도전장을 내밀었다. 탈중앙화를 핵심으로 하는 블록체인 기술과 맞물려 가상화폐는 폭발적 성장을 거듭하며 새로운 가상화폐 부자들을 양산했다.

하지만 화폐발행이라는 정부의 고유영역에 대한 심각한 도전으로 받아들인 각국 정부는 강도 높은 규제를 쏟아냈고, 결국 가상화폐는 “정부를 이기는 시장은 없다”는 속설을 그대로 증명하듯 나락으로 떨어졌다.

실패로 끝난 것처럼 보이는 가상화폐의 도전이 아쉬운 것은 블록체인 기술의 실생활 적용과 효율성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나 접근보다는 거래를 통한 투기적 이익창출에만 몰두해 블록체인 기술 전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확산시켰다는 점이다.

덕분에 혁신기술 개발과 금융거래의 접목을 꿈꿨던 블록체인 본연의 순기능이 그 의미를 잃어가고 있는 것은 두고두고 아쉬운 대목이다.  

최진우  cjw56089072@gmail.com

<저작권자 © 논객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매체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논객닷컴 | (03163)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12, 대일빌딩 1405호
대표전화 : 070-7728-8569 | 팩스 : 02-722-6500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종국
제호: 논객닷컴 | 등록번호 : 서울, 아 01778 | 등록일 2011년 9월 27일 | 발행일: 2011년 10월 1일 | 발행ㆍ편집인 : 권혁찬
Copyright © 2018 논객닷컴.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