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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이백자칼럼]
석혜탁 | 승인 2018.11.29 12:52

[논객닷컴=석혜탁] 키타가와 에미(北川惠海)의 <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를 읽었다. 제목이 일단 사람을 참 설레게(?) 한다. 심쿵도 이런 심쿵이 없다.

이 소설을 읽다 보면 사소한 부분 하나하나까지 한국과 일본의 기업문화가 많이 닮았음을 알 수 있다. 우리도 물론 회사마다, 팀마다 분위기가 천차만별이지만, 그 기저에 흐르는 고압적인 어투, 남성 중심적인 보수성, 조직을 개인에 비하여 과도하게 앞세우는 문화 등은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어느 정도 공유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회사생활을 하다 보면 다른 팀, 사람, 문화와 나 사이에 높은 벽이 있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종종 있다 ⓒ석혜탁

친절하고 유능해 보였던 선배가 사실은 나의 실적을 몰래 가로챘다는 것을 알았을 때 아오야마가 느낀 배반감, 회사에서 실수를 저질렀을 때 팀장이 퍼붓는 잔혹한 언어폭력, 팀장의 공격보다 더 서글프게 하는 동료들의 보신주의와 나를 배척하는 듯한 눈빛, 이에 따라 내가 혼자 짊어져야 하는 외로움과 막막함 등은 같은 회사원으로서 깊이 공감되는 부분이 참 많았다.

야마모토 같은 친구가 내게 있나 자문하게 되기도 한다. 야마모토가 어떤 스타일의 친구인지는 책을 몇 장 넘겨보면 알 수 있으니 자세히 설명하지 않겠다. 분명 주위에 좋은 친구들이 많은데, 딱 야마모토 같은 놈이 있긴 한가 잘 모르겠다. 동시에 나는 누군가에게 야마모토 같은 친구가 되어줬는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니 긍정적인 답변을 차마 못 하겠다. 바쁘다는 핑계로 친구들에게 많이 소홀했던 것 같다.

아오야마가 그만둔다고 했을 때 팀장의 반응은 정말 예의 한국 팀장들의 그것과 진배없었다. 회사를 때려치우는 장면에서 통쾌한 대리만족을 느꼈다기보다는, 이 장면이 나오기 전까지 읽을 수 있었던 나와 다름없는 회사원으로서 영위하는 하루하루의 곤로(困勞)한 삶에 공명하며 책을 쉼 없이 넘길 수 있었던 것 같다.

연차가 오래되지 않은 사원, 대리급에 이 책을 추천한다.

석혜탁  sbizconomy@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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