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사설] 간담회에서 국내 현안 답변 거부… 싫은 얘기도 듣고 의혹 해소해야

[오피니언타임스] 문재인 대통령은 2일 뉴질랜드로 가는 전용기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세 차례에 걸쳐 국내 현안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오늘 간담회는 외교 문제만 다루겠다"며 답을 피했다.

문 대통령의 이번 순방 도중 국내에서는 청와대 특감반원들의 비위가 드러나면서 특감반 전원이 교체됐다. 특감반원들이 평일에 골프를 쳤다는 의혹까지 불거졌지만 청와대는 가타부타 설명을 하지 않고 있다.

문 대통령은 취임식에서 “국민과 수시로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며 “주요 사안은 대통령이 직접 언론에 브리핑하겠다”고 약속했었다. 그러나 거북하고 불편한 질문에 대해서는 답을 거부하면서 문재인 정부가 그토록 비판하던 전임 정부의 ‘불통’과 다를 바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청와대

△세계일보: 대통령이 하고 싶은 말만 하는 건 ‘반쪽 소통’

세계일보는 “문재인 대통령이 전용기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현안에 대한 질문을 일절 받지 않아 ‘반쪽 간담회’ 논란이 벌어졌다. ‘국내 문제는 질문 받지 않겠습니다’라고 말문을 연 문 대통령은 기자들이 여러 차례 질문을 시도했지만 모두 차단했다. 이런 가운데 이뤄진 9개의 질문과 답변에서 특별감찰반 교체 등 청와대 기강문제, 경제 분야 구상 등 국내 현안은 아예 언급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해외 순방 기간에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의 외교적 성과를 부각하고 싶었을 것이다.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 가능성을 높이는 등 대통령 입장에서 나름의 성과도 거뒀다. 민감한 국내 현안을 기내 간담회에서 다룰 경우 자칫 외교 현안은 묻혀버릴 수 있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국정 현안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을 가로막는 것은 올바른 소통의 자세가 못 된다. 더구나 문재인 정부는 역대 어느 정부보다 열린 소통을 강조하는 ‘소통 정부’가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조선일보: 대통령은 질문 봉쇄, 與는 조국 응원

조선일보 역시 “문 대통령은 취임식에서 ‘국민과 수시로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며 ‘주요 사안은 대통령이 직접 언론에 브리핑하겠다’고 약속했었다. 역대 대통령들과는 다른 대통령이 되겠다고 다짐한 것이다. 그랬던 문 대통령이 거북하고 불편한 질문에 대해서는 답을 거부하고 역정을 내기까지 했다”고 전했다.

조선은 “문 대통령의 이런 태도 때문인지 이날부터 민주당은 일제히 특감반 비위 사태의 지휘책임자인 조국 민정수석 구하기에 나섰다고 한다. 대표는 이 문제가 별일 아니라는 식이고, 의원들은 SNS에 조 수석 응원 메시지를 띄우고 있다. 문 대통령이 야당 대표 시절 ‘통하지 않고 꽉 막혀서 숨 막히는 불통정권’이라고 비판했던 전(前) 정부와 무슨 차이가 있나”고 꼬집었다.

△서울신문: 제 눈의 들보 못 보는 청와대, 전면 쇄신하라

서울신문은 “이번 일은 대충 넘어갈 사안이 아니다. 청와대의 기강 문란이며 공직기강의 주춧돌이 흔들린 일이다. 특감반원인 수사관이 피감기관인 경찰청을 직접 찾아 지인의 뇌물 사건과 관련한 수사 상황을 캐물어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에서 번진 사태다.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다른 특감반원들도 평일 업무시간에 골프를 쳤다는 의혹이 또 불거져서야 청와대는 특감반원 전원을 교체하고 뒷북 조사를 요청했다. 사실이라면 뇌물 범죄인데 누군가는 책임져야 할 문제다. 조 수석을 경질하라는 야당의 요구가 억지소리로 들리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서울은 “50% 아래로 떨어진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은 청와대 참모들이 보인 일련의 안이한 민심 대응 태도와 결코 무관치 않다. 해외 순방 중 문 대통령은 ‘국내에서 많은 일들이 기다리고 있음을 안다. 믿어 달라’고 심중을 전했다. 분노한 민심을 헤아려 조치하겠다는 뜻인지 그냥 믿고 넘어가자는 뜻인지 애매하다. 이번 일은 단순한 기강해이를 넘어 국정 운영 전반에 대한 중대한 경고음으로 엄중히 받아들여야 한다. 청와대를 전면 쇄신해 허물어진 국정 분위기를 다잡는 것이 최선의 방책”이라고 조언했다.

<주요 신문 12월 4일 사설>

경향신문 = 전직 대법관 첫 영장 청구, 법원은 법과 원칙 따라 판단하라 / 파리협정 당사국 총회, 온난화 재앙 막을 마지막 기회 / 또 시한 넘긴 예산안, 밀실·졸속 심사는 안 되도록

서울신문 = 제 눈의 들보 못 보는 청와대, 전면 쇄신하라 / 밀실심사 논란 국회 소소위 예산심사 공개해야 / 편의점 자율규약, 본사·가맹점주 상생협력 계기로

세계일보 = 대통령이 하고 싶은 말만 하는 건 '반쪽 소통' / 조국 경질 요구가 "야당의 정치행위"라는 이해찬 대표 / 기업 옥죄는 '편의점 규약' 활개 치는데 투자할 맛 나겠나

조선일보 = 韓 정부의 對北 제재 완화 시도, 더 이상 없어야 / 대통령은 질문 봉쇄, 與는 조국 응원 / '전임자 판박이' 경제부총리, 뭐 하러 교체했나

중앙일보 = 예산당국은 쪽지예산 막는 마지막 보루여야 / 조국에 책임 없다는 여당 대표의 황당한 궤변 / 헌정 사상 초유의 전직 대법관 영장 청구…참담하다

한겨레 = 대법관 첫 영장…개혁 갈림길에 선 '김명수호' / 예산안 법정시한 넘기고 서로 '남 탓'만 하는 국회 / 최저임금 인상, 균형 잡힌 시각으로 봐야

한국일보 = 사상 초유 전 대법관 영장 청구, 국민들은 참담하다 / 사립유치원 투명회계 '유치원 3법' 발목 잡은 자유한국당 / 수출 전선 곳곳 경고등, 내년이 더 걱정이다

매일경제 = 자연파괴·투기열풍까지 불러온 태양광 과속 / 홍남기 인사청문회, 성장 활력 회복할 전략 집중 검증을 / 부시 前 미국 대통령에 대한 클린턴의 弔辭를 보며

한국경제 = 신산업 성공하려면 해외로 나가야 하는 나라 / 무엇을 위한 '김정은 서울 방문'인지부터 분명히 해야 / 5G 무용지물 만드는 서비스산업 규제, 누굴 위한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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