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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공소의 변신, 문래동 철공소 골목[이종원의 프리즘 속 세상]
이종원 | 승인 2018.12.17 11:26

[논객닷컴=이종원] 낙후된 골목이 독특하고 멋스러운 문화예술의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철공소 골목이다. 문래역 7번 출구를 나오면 제일 먼저 철공소에서 쓰던 기계나 부품들로 만들어진 조형물들과 마주치게 된다. 대형 불꽃 마스크 앞에 거대한 망치가 대못을 뽑고 있는 설치물부터 볼트와 너트로 제작된 동네 지도가 등장한다.

영등포구 문래역 7번 출구를 나오면 버려진 철재를 재활용한 로봇부터, 상상 속의 모습을 한 기린까지 철로 만든 입체 조형물이 가득하다. ⓒ이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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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까지만 해도 공업단지로 유명했던 서울 문래동은 철강 산업이 침체되며 철공소들만 자리에 남았다. 그 자리에 젊은 예술가들이 모이면서 문래동은 철공소와 예술촌이 조화를 이룬 문래동만의 독특한 분위기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철공소 골목 입구에는 대형 불꽃 마스크와 거대한 망치가 대못을 뽑고 있는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다. ⓒ이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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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공소 골목에는 예술가들의 화랑과 카페가 자리하고 있고, 그들이 만든 세련된 감각의 벤치, 간판 등 설치미술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다. 낡은 문짝과 허물어질 듯 한 담벼락도 여기선 ‘작품’이 된다. 버려진 철재를 재활용한 로봇부터, 상상 속의 모습을 한 동물, 기린까지 철로 만든 입체 조형물이 가득하다. 골목을 따라 걷다보면 오밀조밀 예쁜 벽화들이 마치 선물처럼 나타난다. 밀링머신으로 쇠를 깎고 있는 철공소 옆에는 주변을 꽃으로 장식한 카페가 있다. 마치 철공소 단지 안에 카페나 화랑을 흩뿌려놓은 듯 한 풍경은 이 골목만의 특징이다.

옛 공장을 개조해 만든 수제맥주집. 철공소에서 쓰던 기계와 부품을 활용한 빈티지한 느낌의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이종원
문래동 예술촌을 찾은 젊은이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종원

골목은 근대 역사가 축적된 듯 한 느낌을 준다. 옛 추억에 젊은이들의 열정과 아이디어가 더해지면서 빈티지한 느낌과 함께 아나로그한 감성을 불러 일으킨다. 70년이 넘은 공장 터에 들어선 수제 맥주 집부터 50년 된 철공소를 리모델링한 작은 게스트하우스까지 오래된 공간이 쓸모없는 것이 아닌 또 다른 ‘기회의 장소’로 탈바꿈 하고 있다. 헐리웃 영화 ‘어벤져스 2’를 촬영하기도 한 이곳은 외국인들에게도 명성이 높다.

철공소의 밀링머신 너머로 그려진 벽화가 오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종원
젊은 예술가들의 아이디어가 철공소와 조화를 이루면서 문래동만의 독특한 분위기가 생겨났다. ⓒ이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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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접이나 쇠깎는 소리로만 가득하던 낮 시간이 지나고 어둠이 몰려오면 일대는 화려한 조명과 음악으로 분위기가 180도 변한다. 철공소와 예술촌의 어색한 동거가 또 다른 매력으로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것이다. 문래동을 찾는 많은 사람들은 이곳만의 독특한 색깔인 ‘철공소와 예술촌의 기묘한 공생’이 오랫동안 보존되기를 바라고 있다.

색깔이 있는 철봉도 문래동에서는 작품이 된다. ⓒ이종원

밀려나지 않은 오래된 철공소와 낮은 건물에 꼭 어울리는 예술촌.

완벽한 어울림은 아니지만, 문래동의 두 주인공은 현재 공존의 해법을 찾아 변신 중이다.

 이종원

 서울신문 전 사진부장

 현 서울신문 사진부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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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원  jongw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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