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백자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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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타임스=하늘은] 바닐라크림이 입가에 묻었다. 손으로 닦아내고 싶었지만 그마저 아까워 혀로 핥아낸다. 오늘은 날씨가 너무 추운 나머지 핫팩까지 지급됐다. 녀석의 발열 기능이 금세 달아날까 두 손을 모아 꼬옥 안았다. 지나가는 누군가 날 본다면 빵으로 끼니를 때우며 금식 기도하는 사람인 줄 알겠지. 야윈 몸 덕분에 청바지가 갈수록 헐렁해진다. 양말은 두 겹을 신었지만 추위가 발가락 사이를 파고들어 좀처럼 움직여지지 않는다. 추위가 내 몸을 좀먹는 느낌이다. 이런 날 재수 없게 다치면 며칠은 일을 쉬어야 할텐데. 그래서 위험한 현장 일은 최대한 이리저리 피해 다닌다.

사람들은 새해가 밝았다고 힘차게 다짐하는지 모르지만 나는 여전히 제자리다. 새해가 불어넣는 희망도, 용기도 나에게는 없다. 오직 바닐라크림빵만 있을 뿐. 이것도 먹지 못해 굶고 있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감사할 따름이다.

어느 날 우연히 TV를 보는데 많은 정치인들이 나와서 서로 싸우고 있었다. 무슨 일인지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조국 민정수석, 임종석 비서실장이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서 자유한국당의 질타를 받는 시간이었단다. 내용을 모르는 나도 조금만 들어봐도 자유한국당은 무엇 때문에, 무슨 근거로 그렇게 화를 내는지 모르겠다. 보수 대표 신문인 조선일보조차 “한국당은 15시간 동안 재탕 삼탕식 질의로 변죽만 울리다가 끝냈다”고 비난했다. 정부와 여당을 제대로 견제하려면 생산적인 비판을 통해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야 할 것 아닌가. 여당은 무조건 편들기보다 잡음의 근원지를 파악하여 본질적인 문제 해결에 나서야하는 것 아닌가.

크림빵을 먹어도 배부르지 않고 핫팩으로 손을 감싸도 따뜻하지 않은 이유가 있었다. 더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는 그들을 좀처럼 신뢰할 수 없기 때문이다. 황금돼지해를 맞이하여 모든 국민들이 풍성하게 살아가기 위해 한 사람이 모든 것을 할 수 없다. 그를 보좌하는 사람도, 그를 비판하는 사람도, 그리고 그를 지켜보는 우리도 같은 마음이어야 한다. 맹목적인 비난을 위한 공격을 멈추고 올해는 합심하여 나라의 발전을 견인하는 한 해가 되어야 한다. 이를 방해하는 자는 당장 뱃지를 반납하고 나와 같이 크림빵을 먹으며 현장의 목소리를 더 들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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