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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타임스=이영환] 현재 진행 중인 4차 산업혁명의 파괴적 기술혁신의 핵심이 인공지능(AI)이라는 사실은 널리 알려졌을 뿐만 아니라 이미 우리의 일상생활 곳곳에 침투해 있다.

2016년 구글의 딥마인드(Deep Mind)가 개발한 인공지능 알파고가 한국의 프로기사 이세돌을 4대 1로 이긴 후 인공지능에 대한 일반의 관심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인공지능이 초래할 파괴적이고도 부정적인 측면에 대해서는 그다지 관심이 크지 않다는 점이다. 인공지능 관련 저서나 기사, 그리고 동영상을 보면 인공지능이 초래할 미래에 대해 전문가들의 견해가 극단적으로 대립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인공지능이 발달하면 현재 인류를 괴롭히고 있는 여러 문제들, 예컨대 질병, 수명, 기후변화 등 심각한 문제들을 해결해 이른바 기술적 유토피아를 실현할 것이라고 낙관적으로 전망한다. 반면 다른 전문가들은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능을 추월하면 인간이 감당하기 어려운 심각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런 경고 가운데 가장 두려운 것은 초인공지능(ASI)이 출현해 인류의 생존 자체를 위협할 수 있다는 존재적 위험(existential risk)에 관한 것이다.

이 동영상의 연사 닉 보스트롬(Nick Bostrom)은 존재적 위험을 경고한 대표적인 학자이다. 그는 스웨덴 출신으로 현재 옥스퍼드 대학교 철학과 교수인데 일찍이 2005년 옥스퍼드 마틴 스쿨(Martin School)에 《인류의 미래 연구소(Future of Humanity Institute)》를 설립했다. 그는 이 연구소를 통해 인공지능이 초래할 위험을 경고하고 있는데, 2015년에는 여러 전문가들과 함께 인공지능의 잠재적 위험을 경고하는 공개서한에 서명했다. 여기에는 얼마 전 작고한 스티븐 호킹도 참여했다. 실제로 호킹은 사후 출판된 『Brief Answers to the Big Questions』라는 책에서 다음과 같이 경고했다.

“인공지능을 설계하는데 있어 인공지능이 인간보다 우월해져 인간의 도움 없이 스스로 개선할 수 있게 된다면 우리는 지능폭발에 직면하게 될 것이며, 궁극적으로 인간이 달팽이를 능가하는 것보다 지능 면에서 인간을 훨씬 능가하는 기계가 출현할 것이다.”

닉 보스트롬도 이 동영상에서 호킹과 같은 맥락에서 경고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그는 현존 인간 가운데 지능 면에서 가장 뛰어난 인물이라 할 수 있는 물리학자 에드워드 휘튼(Edward Witten)과 침팬지를 비교하면서 이 둘 간의 지능 격차보다는 인간과 인공지능의 격차가 훨씬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이런 상황에서 인간의 기준으로 인공지능의 행보를 판단하는 것은 잘못임을 강조한다.

그러면서 그는 모든 면에서 인간 수준의 지능을 가진 인공지능, 즉 범용인공지능(AGI)은 2040년~2050년 사이에 출현할 것이고 전망한다. 이는 보스트롬 개인의 견해가 아니라 인공지능 전문가 다수에게 질문했을 때 50% 이상이 이와 같이 예상했다고 말한다. 실제로 범용인공지능의 출현에 대해 가장 낙관적인 미국의 레이 커즈와일(Ray Kurzweil)은 이 시기를 2029년으로 꼭 짚어 예측했다. 커즈와일이 지나칠 정도로 낙관적임을 감안해도 머지않아 범용인공지능이 출현하리라는 것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일이다.

문제는 범용인공지능이 개발된 이후이다. 만약 이런 인공지능이 개발되면 더 이상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범용인공지능은 인간의 도움 없이 스스로 성능을 개선해 빠른 기간에 지능폭발 현상을 일으켜 스스로 초인공지능(ASI)으로 업그레이드 될 것이다. 이 때 문제가 되는 것은 초인공지능의 속성이다. 즉 초인공지능이 어떤 선호(preference)를 갖는가 하는 문제이다. 만약 초인공지능이 인간과는 분명 다른 선호를 갖는다면 이는 인류에게 큰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 수준에 도달하면 인간이 위험한 초인지능을 제거하기도 어려울 것이기에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 보스트롬은 이 점을 강조하면서도 아직 시간이 있으므로 초인공지능을 통제하는 방법을 찾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그는 이것이 매우 어려운 문제임을 인정하면서도 자신은 비교적 낙관적이라고 말하는데 그 근거가 무엇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이와 관련된 자세한 논의는 그의 저서 『슈퍼인텔리전스』를 참고하면 좋을 것이다. 이 책에서 보스트롬이 주장한 것을 모두 받아들일 수는 없지만 이 문제로 고민해야 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영환

  동국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지식협동조합 <경계너머 아하!> 이사

  <시장경제의 통합적 이해> 외 다수 출간

오피니언타임스은 다양한 의견과 자유로운 논쟁이 오고가는 열린 광장입니다. 본 칼럼은 필자 개인 의견으로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론(news34567@opiniontimes.co.kr)도 보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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