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백자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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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타임스=김연수] 생각해보면 사람들은 특별한 날이 아닐 때는 편지를 잘 쓰지 않는다. 각자의 삶이 바빠진 요즘은 생일마저도 손편지보다는 메시지나 기프티콘으로 축하를 전한다. 언제부터 그랬는지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보내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그것을 서운하게 생각하지는 않는 듯하다.

나는 편지를 쓰는 게 좋다. 그리고 편지를 받는 것은 더 좋다. 사춘기 시절에는 내가 쓴 편지를 읽고 누군가 울 때 무언가 해냈다고 느꼈다. 누군가를 감동하게 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다. 글재주가 없는 친구들은 편지쓰기를 꺼렸지만 나는 종종 그들에게 편지를 써달라고 조르기도 했다. 그렇게 여러 사람에게 받은 편지들은 아직도 내 방 책상 밑 각기 다른 크기의 상자 안을 가득 채웠다. 엄마는 이미 읽은 편지는 좀 버리라고 말하지만, 온전히 내 생각을 하며 썼을 편지는 내가 그들을 잊었으면 모를까 쉽게 버릴 수 없다.

편지는 말로 전하기 어려운 감정의 형태를 담아내기 가장 좋은 방법이기도 하다. 생각을 정돈하여 감정을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꾹꾹 눌러쓴 글씨체는 편지를 쓴 사람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아직 진심을 제대로 전하지 못한 사람이 있다면 연말을 핑계로 짧게 몇 자를 적어보는 건 어떨까. 물론, 나는 방금 편지를 한 통 적고 오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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