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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어져야 할 용어, ‘한반도’[김부복의 고구려POWER 11]
김부복 | 승인 2019.01.17 11:46

[논객닷컴=김부복] 문재인 대통령이 외국 주요 인사에게 연하장을 보냈다고 청와대가 발표했다.
“새해 대한민국의 꿈은 평화로운 <한반도>에서 함께 잘사는 것으로….”

문 대통령은 제73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밝혔다.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와 비핵화를 향한 길, 평화로운 세계를 향한 여정에….”

문 대통령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국빈 만찬에서도 말했다.
“…프랑스의 성원과 지지가 함께 한다면 <한반도>는 평화를 이루고 동북아시아의 통합과 번영에….”
이렇게 외국과 세계를 향해서 <한반도>였다. 국내에서는 말할 것도 없다.

전직 대통령도 다르지 않았다. 이명박 대통령은 ‘<한반도> 대운하’, 박근혜 대통령은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였다.

대통령부터 <한반도>를 선창하니, 모두들 후창하고 있다. 언론도 예외가 아니다. 작년 8월 23일 어떤 언론이 뽑은 기사의 제목이다.
“20호 태풍 시마론, <열도> 통과해서 <반도>에 영향 준다.”

ⓒ위키백과

그렇다면, <반도>가 뭔가. ‘3면이 바다인 반쪽짜리 섬’이라는 뜻이다. 우리는 학교에서 그렇게 배워왔다.

그렇지만 <반도>는 없어져야 할 말이다. 일제가 우리 영역을 <반도> 이남으로 축소시켜서 민족정기를 말살시키려고 의도적으로 주입시킨 말이기 때문이다.

일제는 ‘4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자기들 땅만 제대로 된 <완전한 섬>이고, ‘3면이 바다’인 우리 땅은 섬이 되다가 만 반쪽짜리 <반도>라고 깎아 내렸다. <반도근성>이니 뭐니 하면서 멸시하기도 했다.

일제는 이른바 <반도사관>이라는 것도 강요했다.
“<반도>라는 좁은 강역을 중심으로 삼국 중 고구려는 28명의 왕이 있었고, 백제는 32명(풍왕 포함)의 왕, 신라는 32명, 가야는 10명의 왕이 있어 102명의 군주가 <한반도>를 중심으로 분열되어 혈전을 벌였다. 이를 증명하는 것이 삼국사기라는 역사서다. <반도>에 삼국이 있었다고 하는 시대에 <열도>에는 단일 <황조> 천황 33명만이 있으면서 <열도>를 통일하고 통치하였다.…”

이런 식이었다. 신라 임금 32명은 아마도 ‘삼국통일’ 이전만 따진 것 같았다. 일제는 그것으로도 모자랐는지, 자기들이 과거에 <반도>를 다스린 적이 있었다는 ‘임나일본부설’을 우기기도 했다.

그랬던 <반도>라는 표현을 우리는 지금도 사용하고 있다. 우리 땅을 스스로 <반도>라고 낮춰서 부르고 있는 것이다. 헌법마저 우리 땅을 ‘<한반도>와 부속도서’로 하고 있다.

게다가, 우리는 일본을 <열도(列島)>라고 부르고 있다. ‘열도’는 ‘줄로 늘어선 섬’이다. ‘제대로 된 섬이 죽 늘어서서 줄을 잇고 있다’고 추켜올려 주는 셈이다.

옛날에는 일본 사람들을 ‘삼도왜인(三島倭人)’이라고 했었다. 일본 사람들은 ‘3개의 섬’에서 사는 왜인에 불과했다. 그 일본 사람들이 자기들 땅을 ‘열도’라고 한다고, 우리도 그렇게 불러주고 있다.

하지만, 광활한 대륙에서 이민족과 겨뤘던 고구려와 발해를 생략하더라도 애당초 우리 땅은 <반도>일 수가 없다. 남과 북이 갈라져 있는 지금도 다르지 않다.

지도를 펼쳐놓고 신의주에서 함흥 근처까지 줄을 쳐보자. 그러면 그 북쪽은 절대로 ‘3면이 바다’가 아니다. 동해안 쪽만 바다다. 3면이 아닌 1면만 바다다. 신의주∼함흥 이북은 분명히 대륙의 일부다. 우리 땅은 대륙의 일부를 아직도 포함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100년 전까지는 대륙인 만주에 우리 땅이 있었다. ‘간도’다. 남한 면적의 절반이나 되는 좁지 않은 땅이다. 일제는 만주철도 부설권을 받는 조건으로 이 간도를 청나라에게 넘겨주고 말았다. 소위 ‘간도협약’이었다.

고려 때에도 우리는 만주의 일부를 영토로 하고 있었다. 국경이 ‘두만강 북쪽 700리’까지 뻗치고 있었다.

남들이 <반도>라고 해도 부끄럽고 속이 상할 일인데, 스스로 <반도>를 외치는 것은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심지어는 일제 때 조국의 독립을 찾겠다는 독립운동단체 중에도 <반도청년(半島靑年)>이라는 게 있었다. 일제에게 나라를 빼앗긴 사실에만 울분을 느끼고 있었지, 더 근본적으로 우리 역사를 상실한 것은 간파하지 못한 단체였다. 그래서인지 <반도청년>은 민족의 기백을 죽이는 ‘봉선화’를 우리 민족의 노래인 것처럼 부르고 있었다. <한국정치사상사, 신복룡 지음>

지난 1995년 11월, 중국의 장쩌민(江澤民) 주석이 한∙중 수교 이후 처음으로 우리나라를 방문했다. 장 주석은 우리 국회에서 연설을 하면서 대한민국이라는 국호를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반도문제>, <반도상황>, <반도의 장래> 등 <반도>라는 용어를 7번이나 쓰고 있었다. 그랬는데도 우리는 이를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다물, 그 역사와의 약속, 강기준 지음>

스스로를 오그리면 절대로 다시 일어설 재간이 없다. 단재 신채호는 어쩌면 그 <반도>라는 표현을 껄끄럽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환해 삼천리(環海三千里)’라고 쓰기도 했다. 바다로 둘러싸인 삼천리라는 표현이었다.

한글학회는 벌써부터 <반도>라는 말을 버리자고 촉구했다. 필요할 경우 우리나라, 또는 남북한이라고 표현하면 된다고 제안했었다. 

김부복  news34567@nongae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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