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진선 너영나영]

[오피니언타임스=황진선] 국회의원은 자기 주장이 강한 사람들이다. 자신만의 가치관과 확신이 없으면 국회의원이 되기 어렵다. 그런데 자기 확신은 확증 편향으로 이어지기 쉽다. 어떤 현상이나 사건이 일어났을 때 객관적인 사실을 확인하기보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으려 한다.

확증 편향은 진실을 왜곡하기도 한다. 가짜 뉴스의 토양이다. 유력 정당과 정치인들이 때때로 어떤 현상에 대한 프레임, 곧 시각과 사고의 틀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규정하는 것을 본다. 국민에게 가장 중요한 부분을 강조하기보다 경쟁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자극적이고 흥미를 끌만한 부분을 끄집어내 퍼뜨린다.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거짓을 덧붙이기도 한다.

손혜원 의원이 지난해 12월 13일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한지 학술 심포지엄’에 참석해 개회사를 하고 있다. ⓒ문화재청

임기응변 역시 진실에서 멀어지는 결과를 초래하기 쉽다. 연륜과 심사숙고로 얻어진 결과물인 자기 확신과 현상에 대한 빠른 판단과 대처 능력을 요구하는 임기응변은 상치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자기 확신과 임기응변 능력을 겸비한 국회의원이 적지 않다. 경쟁 관계에 있는 정당이나 정치인이 잘못을 저질렀을 때 곧바로 비판의 목소리를 내야 스타 정치인이 된다. 독하지 않고는 국회의원 하기가 어렵다. 시의적절한 판단과 결정은 권력을 빼앗는 방편이다.

거리낌없는 비판은 왕왕 부메랑으로 돌아온다. 자신에 대한 성찰은 부족하기 때문이다.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비판이 간단없이 터져 나오는 이유이다. 자기 확신과 임기응변만 앞세우는 정치인들을 퇴출할 수 없다면 민주주의가 존립할 수 없다. 자신에게만 관대한 정치인은 선거를 통해 국민의 심판을 받는다.

손혜원 의원이 전남 목포시 구도심 부동산을 대거 사들여 투기 의혹에 휩싸였다. 남편이 이사장인 문화재단과 조카, 측근, 측근의 가족이 2017년 봄 이후 구매한 건물이 25건에 이른다고 한다. 손 의원은 적산 가옥 등 문화적 가치가 높은 건물을 보존하고 구도심의 재생이 시작되리라는 선의에서 구매토록 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목포 구도심 부동산가는 지난해 8월 문화재청이 근대 역사문화공간으로 지정한 후 급등했다고 한다.

초선의 손 의원은 뛰어난 언변의 거리낌 없는 정치인이었다. 박근혜 정권의 적폐 청산에 앞장서서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다. 손 의원은 투기하지 않았다며 의원직과 재산과 목숨을 걸겠다고 했다. 문화재 지정을 미리 알았는지가 관건이라고 한다. 손 의원이 법적으로, 또 정치적으로 진정성을 인정받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황진선

 오피니언타임스 공동대표

 전 가톨릭언론인협의회 회장

 전 서울신문 사회부장 문화부장 논설위원

오피니언타임스은 다양한 의견과 자유로운 논쟁이 오고가는 열린 광장입니다. 본 칼럼은 필자 개인 의견으로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칼럼으로 세상을 바꾼다.
논객닷컴은 다양한 의견과 자유로운 논쟁이 오고가는 열린 광장입니다.
본 칼럼은 필자 개인 의견으로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론(nongaek34567@daum.net)도 보장합니다.
저작권자 © 논객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