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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타임스=이영환] 현재 특정 기능에 한해서 인간보다 뛰어난 인공지능, 즉 약인공지능(ANI)의 단계에 와있음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이 초래할 변화는 상상 이상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20세기 전기가 가져온 혁명적 변화보다 21세기 인공지능이 가져올 혁명적 변화가 더 크다고 말한다. 1956년 미국 다트머스 대학의 여름 워크숍에처음 인공지능이라는 용어가 채택된 이래 미국은 줄 곳 인공지능 연구와 응용을 선도해왔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중국이 이 분야의 새로운 강자로 등장한 것이다. 그것도 매우 짧은 기간 동안에 급속히 부상했기에 더욱 놀랍다.

이 동영상의 연사 카이후 리(Kai-Fu Lee)는 대만 출신의 중국인으로 현재 중국의 인공지능 분야를 선도하고 있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는 11살에 미국으로 이민을 갔으며 카네기 멜론 대학에서 컴퓨터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일찍이 1992년 음성인식 시스템을 개발하는 등 인공지능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 애플에 스카우트되었다. 이후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에서 일했으며 2009년 구글 차이나 대표직을 사임하고 벤처캐피탈 회사 Sinovation Ventures를 설립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카이후 리는 이 회사를 통해  인공지능 분야에서 유망한 스타트업 기업에 투자하고 있는데 중국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주목 받는 인공지능 전문가 중 한 명이다.  특히 그가 최근에 쓴 『AI Super-Powers』는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로 선정되는 등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카이후 리는 이 TED 동영상에서 이 책의 내용 일부를 요약해 전달하고 있다. 특히 이 동영상에는 인공지능 기술에 대한 그의 철학과 중국의 부상에 대한 그의 입장이 잘 드러나있다.

이 책에서 카이후 리가 전하고자 했던 핵심 메시지 중 하나는 중국은 이제 미국과 더불어 인공지능 초강국의 반열에 올랐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까지는 미국이 인공지능 연구 및 응용 분야를 모두 선도했지만 이제 중국은 응용 분야에서 미국을 앞서고 있다고 말한다. 카이후 리는 이런 변화를 촉발한 사건으로 2014년 알리바바의 미국 나스닥 상장을 들고 있다. 이를 계기로 돈을 좋아하는 중국인들은 인터넷 분야가 돈이 된다는 사실을 실감했기에 많은 인재들이 더 이상 관료를 지망하지 않고 이 분야에서 일을 하려고 몰려들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한 번 더 기름을 부은 것이 2016년 알파고와 바둑기사 이세돌의 대국이었다고 말한다. 당시 중국에서 약 2억 6000만 명이 이 대국을 봤는데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고 한다. 이어서 다음 해 더 많은 중국인들이 중국 최강의 기사인 커제와 알파고의 대국을 감상했고 이후 인공지능 분야에 많은 인재들이 몰려왔다고 말한다. 카이후 리가 1999년 중국의 대학에서 인공지능 강의를 할 당시만 해도 중국 젊은이들은 이 분야에 대해 사실상 아는 것이 거의 없었다고 한다.

이후 소강상태가 지속되다가 2017년 이후 인공지능에 대한 투자 규모가 획기적으로 증가했고 우수한 인재들이 몰려들어 현재 응용 및 실행 면에서 미국을 능가하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카이후 리는 대표적인 사례로 페이스북보다는 위쳇(Wechet)이, 트위터보다는 웨이보(Weibo)가 모든 면에서 더 나은 플랫폼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모바일 페이가 획기적으로 증가해 2017년에는 결제액이 18.8조 달러에 달했다고 말한다. 이는 약 7억 명 정도가 모바일 앱을 이용해 결제한 액수로서 중국의 국내총생산 12.9조 달러보다 많았다. 국내총생산과 절대금액을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없지만 비율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 이 점에서 중국은 미국을 훨씬 능가하고 있다. 그런데 이로부터 방대한 빅데이터가 생성되기 때문에 중국은 인공지능 발달에 더욱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는 것이 카이후 리의 일관된 주장이다. 그에 의하면 머지 않아 중국은 연구 분야에서도 미국을 능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한국 경제에는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카이후 리가 이 동영상에서 마지막으로 전하는 메시지는 흔히 파괴적 기술로 불리는 인공지능의 부정적 측면보다는 인간과 인공지능이 더불어 창조하는 새로운 기회와 가치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는 그는 인공지능의 미래에 대해 낙관적이다. 그는 기계적이고 반복적인 일은 모두 인공지능에 맡기고 인간은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으며 창조적인 일에 매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인공지능이 따라올 수 없는 연민과 사랑을 바탕으로 하는 분야에서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함으로써 파괴적 기술의 부작용을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가 전하는 메시지는 매우 긍정적이다. 그런데 이것이 이 분야에 많은 것이 걸려있는 벤처투자가로서의 개인적인 이해관계가 반영된 견해가 아니길 바란다.   

 이영환

  동국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지식협동조합 <경계너머 아하!> 이사

  <시장경제의 통합적 이해> 외 다수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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