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백자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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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타임스=하늘은] 세 번째 회사에서 이상한 고용구조를 경험했다. 회사 차원에서 채용하는 것이 아니라 각 부서에서 면접을 보고 채용을 했다. 그렇게 입사한 사람들은 6개월에서 2년간의 기간을 두고 일을 했다. 근무기간 동안 “잘 만 하면 정규직 시켜준다”라는 말을 밥 먹듯이 했다. 그리고 내가 퇴사할 때까지는 계약직에서 정규직으로 된 사람을 보지 못했다. 아직도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의 후문에 따르면 드디어 정규직이 된 사람이 있단다. 이게 좋아해야 할 일인지. 애초부터 사람들을 왜 그렇게 채용하는지 모르겠다. 심지어 누군가에게는 2년이 되었으니 퇴사 처리하고 다시 입사를 시켜주겠단다. 미꾸라지처럼 법망을 피하여 꼼수를 부리는 주제에 무슨 후의를 베푸는 것처럼 말한다. 당장 오갈 때 없는 청년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계속 일하지만 이건 정말 잘 못된 거 아닐까.

나는 당시 운 좋게 정규직으로 입사하여 상사에게 건의한 적이 있다.
“대한민국의 취업교육, 정책을 논하면서 이렇게 많은 계약직을 채용하는 것은 옳지 않은 것 같습니다”
“우리는 그들에게 기회를 주는 거야. 이 곳에서의 경험을 통해 일을 배우고 다른 곳에 취업할 수 있을 테니까”

“그럼 그들에게 정규직 시켜준다는 사탕발림 말은 그만 하십시오”라고 한 마디 더 했어야 하는데 하지 못했다. 이 말까지 하면 나도 잘릴 것만 같았다. 나도 말이 정규직이지 눈 밖에 나거나 실적이 좋지 않으면 위태로운 건 동일했다. 대한민국에 청년들을 위한 진짜 ‘정규직’이 과연 있을까. 애초부터 우리 인생 자체가 계약직이다. 때가 되면 가진 것을 버리고 죽음을 맞이해야 하는 유한한 인생. 그러니 정규직, 계약직 따지지 말고 좋아하는 일을 해보자! 그것이야말로 나를 위한 진짜 정규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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