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를 1년 몇개월 남겨 놓은 이명박 대통령이 매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측근들은 줄줄이 감옥에 들어가고 경제는 어려워지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이제는 퇴임후 사저를 둘러싼 의혹으로 공격받고 있다.
 민주당을 비롯해 정치적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은 물론이고,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도 ‘반MB’정서가 만연해 있다.
이 대통령이 자신의 치적을 아무리 이야기하고 싶어도 귀담아 들어주는 사람이 별로 없는 듯하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내곡동 사저와 관련해 심지어 일부 야당의원은 이 대통령의 퇴임후 형사처벌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러다간 이 대통령 집권기간에 대해 ‘잃어버린 5년’이라는 낙인이 찍힐지도 모른다.
과거 한나라당 등 일부 정파에서 과거 김대중 노무현 정부시절을 가리켜 ‘잃어버린 10년’이라고 했는데,
이제 그 비판이 거꾸로 되돌아올지도 모르는 상황이 됐다.
 이 대통령으로서는 억울할 것이다. 나름대로 일을 했는데 왜 이렇게 돌아오는 것은 냉소와 비웃음 뿐일까?
 사실 이명박 정부가 몇가지 중요한 일을 하기도 했다.
내가 보기에 미소금융을 도입하고 농협의 신용부문과 경제부문을 분리한 것이라든가 복수노조를 시행한 것 등은 중요한 업적으로 여겨진다.
 
미소금융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금융회사들이 ‘회사’임을 내세워 수익성 위주 경영으로 치달아서 생긴 ‘서민금융’의 사각지대를 메운 것이다.
진보정권이라고 일컬어지는 김대중 노무현 정부 시절에도 못한 일을 ‘보수정권’이라고 자타가 공인하는 이명박 정부가 도입한 것이다.
 
 농협의 신용부문과 경제부문 분리도 그야말로 해묵은 숙제 하나를 해결한 것이다.
농협이 본연의 책무인 경제사업보다는 신용사업에 치중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두 부문을 분리해야 한다는 인식은
 이미 김영삼정부 초기부터 거론돼 왔다. 하지만 농협의 반발이 작지 않은 데다
다른 국가적 우선순위에 밀려 지연돼 오다 이제야 매듭지어진 것이다.
이명박 정부가 이 문제를 해결한 것은 사실 칭찬받을 만한 가치를 지닌다고 생각된다.
 
 외국어고 문제를 개선한 것도 외면할 수 없는 실적 가운데 하나이다.
과거 외고가 명문대학 진학을 위한 지름길로 인식되면서 벌어진 ‘외고경쟁’은 정말로 ‘광풍’이라고 하기에 모자람이 없었다.
특히 중학생들이 외고에 들어가기 위해 토플수준의 영어준비를 해야 하고, 밤늦도록 외고학원에 붙잡혀 있었다.
한창 재미있게 학교생활을 하고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 나가야 할 나이에 그런 고생을 해야 하니, 참으로 가슴아픈 일이었다.
물론 아직까지 개선의 여지가 남아 있긴 하지만,
종전까지 방치상태에 있던 외고문제의 개선을 시도한 것 자체에 일단 의의가 있다 할 것이다.
 
 그리고 이제 가벼운 의약품의 약국 외 판매허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섰고, 부실대학 구조조정에도 뛰어들었다.
가벼운 의약품 슈퍼판매 역시 김영삼 정부 시절부터 제기돼 오던 해묵은 숙제였다.
 부실대학 구조조정 문제는 김영삼 정부 시절 대학설립 자유화 이후 누적돼 온 부작용을 이제 해결하기 위한 작업이다.
이런 문제가 제대로 올곧게 해결될지는 아직 더 두고봐야 한다.
부실대학 구조조정 문제는 청년층의 높은 실업률과 과도한 등록금 문제등이 표면화되면서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의약분업 문제는 국민의 70%가 지지하는데도 불구하고 약사 등 이해집단이 버티고 있어 정부 뜻대로 될지는 미지수이다.
이 문제는 여야 모두 반대하고 있어 앞길이 순조로울 것 같지는 않다.
복수노조 허용도 김영삼 정부 때 도입하기로 했지만 김대중 노무현 정부를 거치면서도 시행되지 않던 것이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가 마침내 시행하기로 한 것이다. 
 
이밖에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양자 협의를 하자고 일본에 요구하는 등 여기저기서 이명박 정부의 업적을 찾아볼 수 있다.
이명박 정부가 처리한 몇가지 정책은 그야말로 묵을 대로 묵고, 각계 이해관계가 얽인 난제 가운데 난제들이었다.
이런 난제들을 해결했거나  해결의 실마리를 푼 것은 결코 사소한 일이 아니다.
오랜 시간이 흘러서 되돌아보아도 중요한 업적으로 평가받기에 충분한 사안들이다. 
 
그럼에도 왜 이렇게 이명박정부에 대한 여론이 그토록 악화됐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이유가 꼽힐 것이다.
나도 꽤 많이 생각해 본다. 그렇지만 그것은 우선 이명박 대통령 자신과 그 주도세력에 들어가 있는 인사들이
 먼저 숙고하고 반성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다른 사람이 아무리 이러쿵저러쿵 해봐야 당사자가 통렬한 반성을 하지 않는다면, 무의미한 일이다.
 요즘 문제되고 있는 내곡동 사저 문제에 대해서도 나는 좀더 지켜볼 작정이이다. 그 진상도 아직 제대로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청와대와 한나라당 안팎의 이명박 정부 핵심인사들과 지지세력이 진상을 진지하게 조사하고 해결책을 찾아내야 한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 대통령의 임기는 앞으로 1년 남짓 남아 있을 뿐이다. 그 시간이 짧긴 하지만,
그 기간만이라도 허비하지 않으면 국민의 마음을 돌릴 수도 있다고 본다.
그것은 결국 이명박 대통령 자신이 하기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닐까?
  /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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