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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나라, 가난한 국민[최진우의 세상읽기] 경기불황에 세수 25조 더 걷혀
최진우 | 승인 2019.03.05 11:10

[논객닷컴=최진우] 정부가 예상보다 더 거둬들인 초과세수가 4년째 계속되면서 정부의 세수추계모델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초과세수란 당초 예측과 다르게 세금이 더 많이 걷혔다는 것으로 돈을 더 풀어도 시원찮은 지금 같은 불황에 정부가 오히려 돈줄을 더 죄었다는 점에서 문제가 크다는 지적이다.

기획재정부가 최근 확정한 2018 회계연도 총세입과 총세출에 따르면 지난해 국세 수입은 정부 예상치보다 25조원 이상 더 걷히며 역대 최대 초과 세수를 기록했다.

지난해 국세수입은 총 293조6000억원으로 당초 정부가 예상한 세입예산 268조1000억원보다 25조4000억원(9.5%)이나 더 걷혔다.

ⓒ픽사베이

거의 모든 부문에서 초과세수가 발생했다. 법인세는 반도체 호황 덕분에 총 70조9000억원이 걷혀 예상치(63조원)를 8조원 가량 초과했고, 양도세 역시 부동산 시장 호조에 힘입어 예상치를 75.3% 초과한 18조원에 달했다.

월급쟁이들이 가장 민감하게 생각하는 근로소득세는 예상치보다 6.4% 많은 38조원이 걷혔고 증권투자자들이 부담하는 증권거래세 또한 예상치보다 56.1% 더 많은 6조2000억원이나 걷혔다.

문제는 초과세수가 4년째 이어지고, 갈수록 그 금액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가 예상보다 세금을 더 거둬들인 금액은 2015년 2조2000억원에서 2016년 9조8000억원, 2017년 14조3000억원으로 해마다 증가했고 지난해에는 25조원이라는 사상 최대 규모에 달했다.

일반적으로 경제가 좋지 않을 때에는 정부가 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한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초과세수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은 거꾸로 정부가 세금을 통해 시중의 돈을 빨아들여 경기를 호전시킬 절호의 기회를 스스로 차버렸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국민들은 경기불황에 허덕이는데 정부만 곳간에 돈을 두둑이 채워 넣고 있다는 얘기다.

4년전만 해도 상황은 정반대였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년 연속 세수결손이 발생해 문제가 지적됐다. 세수를 낙관적으로 예측했던 정부가 경기부진으로 세금이 덜 걷히고 청와대와 정치권, 언론에서 ‘세수 펑크’를 집중적으로 질타하자 이때부터 아예 짠물예측을 시작한 것이다.

어느 나라도 들어올 세금과 집행할 예산을 정확히 맞추기는 쉽지 않다. 그만큼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7년 연속 세수예측에 실패한, 문제가 있는 모델이라면 이를 개선하는 노력이 절실해 보인다.

미국의회는 예산위원회, 세입위원회, 세출위원회가 각각 나뉘어져 있다. 세입위원회에서 결정된 것을 바탕으로 해서 세출과 예산을 결정하는 식이다. 문제가 있으면 그때그때 반영할 수 있는 구조다.

반면 한국은 특별위원회를 두고 연말에 짧은 시간에 몰아치기로 예산을 짜고 있다. 한정된 시간에 연간예산을 짜다 보니 곳곳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회의 예산심의를 근본적으로 손봐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정부가 세수추계 모델을 전혀 공개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바른미래당 김성식 의원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3개 회원국 가운데 ‘거시경제 가정 및 거시경제 변수 추정 방법론’을 공개하는 국가는 미국, 일본 등 27개국에 달한다. 반면 한국을 비롯해 그리스, 노르웨이 등 6개국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가 세수추계 모델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세목별 차이에 대한 원인을 철저히 분석해 해마다 되풀이되는 세수결손과 세수초과의 구멍을 메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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