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한나라당이 꾹 참아왔다. 그렇지만 이제는 더 이상 참지 않기로 했나 보다. 이구동성으로 색깔론을  끄집어낸다.
 
이주영 정책위원회 의장은 24일 최고위원회에서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대한민국의 발전에 대해서 발목을 잡았던 세력과 대한민국을 발전시키고자 노력했던 세력 간의 한 판 싸움”이라며 “10월 26일은 대한민국의 역사적 정통성을 부정하고, 천안함 사건의 북한 책임을 부정하고, 역사적 고비마다 반대만을 일삼아왔던 네거티브 세력들에게 준엄한 역사의 심판을 내리는 날”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나경원 후보도 이날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주최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초청 TV토론회에서 "시장 덕목의 첫째가 안보관"이라며 박 후보의 국가관을 물고늘어졌다. 나 후보는 “박 후보가 지난 2009년 10월 ‘희망과 대안’ 창립행사에 의장으로 참석해 태극기와 애국가가 없는 행사를 진행했다며 "시장이 돼도 태극기가 없는 행사를 진행하겠냐"고 물었다. 나 후보가 박 후보의 ‘이념’을 걸고넘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미 몇 차례 여린 토론회에서도 박 후보가 사무처장을 역임했던 참여연대가 유엔에 정부의 천안함 발표를 믿을 수 없다는 서신을 보낸 것을 문제 삼아 박 후보를 공격했었다.
김기현 대변인은 지난 21일 무소속 박원순 후보가 설립하고 주도해 온 아름다운 재단에 대해 “좌파의 저수지”라고 매도했다. 김 대변인은 박 후보가 참여연대 등 좌파단체를 설립하거나 주도하면서 기업을 고발하거나 압박하였고, 아름다운 재단에 끌어 모은 돈을 가지고 좌파단체를 지원하는데 대부분을 썼다고 주장했다.
 유승민 최고위원도 “박원순 후보가 국가보안법 철폐에 앞장섰던 사람”이라며, “지금 종북, 친북주의자들이 인터넷상에서 이렇게 설치는 것을 보고 박원순 후보 같은 사람이 서울시장이 되면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지겠는가”라고 ‘걱정’했다.
 
지금까지 역대 선거에서 보수여당이 전가의 보도처럼 써먹어온 것이 색깔론이었다. 그런데 한나라당이 이번 선거에서는 웬일인지 그 색깔론을 제기하지 않았는데, 막판에 노골적으로 한꺼번에 들고나온다. 한나라당이 색깔론 아니면 이기기 어렵다고 판단해서일까?  아니면 낡은 습관일까?”
한나라당은 젊은이 또는 시민과의 소통을 원한다. 하지만 그런 낡은 습관, 낡은 이야기를 버리지 않고는 소통하기 어렵다. 지난해 천안함 사건 후 전쟁공포 속에 치러진 선거에서도 그런 색깔론은 힘을 쓰지 못했다. 강원도 선거에서도 한나라당은 색깔론들 시종일관 제기했지만, 끝내 역전패당하고 말았다.
물론 색깔론이 보수세력의 표를 결집시키는 효과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유권자 가운데 보수세력만 있는 것이 아니다. 또 중도적인 유권자들은 그런 색깔론을 귀담아 듣지 않는다. 오히려  “또 그 소리인가”라고 짜증낸다.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서 여러 가지 주장을 할 수는 있다. 또 정직한 자세만으로 승부를 겨루기는 어렵다. 그렇지만 색깔론은 이제 너무 구태의연한 카드 아닐까? 그렇지만 이제 더 이상 돌아가지 않는 녹음기를 자꾸 돌리려고 하는 것은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남사스럽지 않을까?.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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