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이 너무 오른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른다.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휘발유의 전국 평균가격이 머지 않아 리터당 2000원도 돌파할 기세다.
석유제품 가격정보 사이트인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주유소의 보통휘발유 평균가격은 23일 현재 기준 1990.15원을 기록했다. 1990원대에 진입했으니, 이제 불원간에 2000원도 넘을 태세이다.  휘발유 평균가격은 지난달 4일 1933.21원을 나타낸 이후 48일째 하루도 빠짐없이 올랐다.
이런 평균치도 사실은 일반 시민들에게는 눈속임 같은 것이다. 지역에 따라서는 2200원이나 2300원대를 받는 주유소도 수두룩하다. 뿐만 아니라 제주, 강원 등 서울에서 먼 지역에서도 2천원대에 다가서고 있다. 그러니 전국이 온통 비싼 기름값 때문에 비명을 지르고 있다,
기름값이 이렇게 무섭게 오르는 것은 물론 1차적으로 정유사들의 공급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이달 첫째주 정유사 휘발유 공급가격은 ℓ당 972.8원으로 올해 들어 가장 높았고, 둘째주 역시 979.1원으로 최고기록을 다시 세웠다.
정유사의 공급가격이 이렇게 오른 것은 국제유가가 강세인데다 환율마저 불안하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은 한때 1100원 이하로 내려가기도 했지만, 요즘은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 때문에 1100원을 계속 웃돌고 있다. 국내 기름값을 좌우하는 두 개의 큰 변수가 모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국내 기름값이 내려가려면 국제유가가 약세로 돌아서거나 환율이 다시 하락해야 한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 손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국제시장의 동향이 더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오히려 한국의 입장에서는 국제유가가 다소 높아도 좋으니 국제경기가 무너지지 않고 환율도 비교적 높은 수준을 유지하기를 바랄 수도 있다.
더 나쁜 태도는 이렇게 국제유가와 환율 탓만 하고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이다. 자력으로 다루기 어려운 요인들 때문에 기름값이 고공행진을 계속한다면 자력으로 다룰 수 있는 변수를 가지고 억제하는 것이 원칙이요 상식이다. 그것은 바로 국내 기름값에 붙는 세금을 내리는 것이다.
이런 상식과 원칙에 거역해 온 것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이미 몇 년 전부터 제기돼 온 일이다. 그러나 정부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 이 핑계 저 핑계 대면서 세금인하를 기피해 왔다.
도리어 정부는 기름값 고공행진에 대한 국민의 원성을 회피하기 위해 정유사와 주유소들을 괴롭혀 왔다. 주유소 원가를 조사한다, 대안주유소를 만들겠다 등등의 말을 하며 온갖 ‘꼼수’만 동원하고 있다.
 핵심을 벗어나면 잔꾀와 꼼수만 많아지는 법이지만, 지금 기름값을 다루는 정부방식이 꼭 그 모양이다. 그러니 정부가 그토록 애써도 유사석유가 근절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사실 주유소와 정유회사가 무슨 죄가 있단 말인가? 그저 시장의 흐름에 따라 가격을 올리고 내리고 할 뿐인데. 물론 그 과정에서 폭리를 취하는 정유사와 주유소가 없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국제유가가 아무리 올라도 세금은 무조건 그대로 두는 정부에 비하면 그 죄는 오히려 작은 것 아닐까?
 
기름값은 단순히 기름값 문제가 아니다. 비싼 세금과 비싼 기름값은 가뜩이나 어려운 자영업자들의 사정을 더욱 어렵게 한다. 봉급생활자들은 기름값 오른 만큼 소비를 줄여야 하고, 자영업자들도 마찬가지이다. 특히 자동차 1~2대 가지고 사업하는 자영업자를 비롯해 기름소비가 많은 자영업자들의 사람들의 경우 지금 같은 기름값은 그야말로 쥐약이나 다름없다.
그러니 나중에 상황이 개선될 때 다시 올리는 한이 있더라도 지금 같은 시기에는 유류세를 일단 내려주는 것이 옳을 것이다.
그래서 정부에 묻고 싶다. 정녕 기름값을 이대로 둘 것이냐고. 국민의 원성이 들리지 않느냐고.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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