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선의 컬처&마케팅]

[논객칼럼=황인선] 이제는 연결(Link)의 시대다. 현대카드 시티 브레이크와 KT&G 상상마케팅 등은 문화를 마케팅에 연결해 좋은 반응을 끌어냈다. 젠틀 몬스터, 크라운해태도 긍정적이다. 그러한 연결이 지역의 새로운 문화경제 솔루션 역할을 하는 축제와 전략적으로 링크되면 한국이 더 강해질 수 있을 것이다. 기업 광고비가 연 12조원인 한국. 축제와 기업이 서로 깊게 연결되는 축제2.0 시대는 가능할까?

사례1. 코- 컬처(Co-Culture)

2017년 춘천마임축제는 현대백화점의 콜라보 제안을 받았다. 축제 팀은 망설이다가 제안을 받아들였다. 타깃 때문에 고심을 하다가 새롭게 기획을 했다. ▲축제에 오는 관객은 축제 참가가 목적이지만 백화점 고객은 쇼핑이 목적이다. 시간도 정해져 있다. 공연을 눈팅만 하면서 스쳐갈 가능성이 크다. 이동 형, 가벼운 공감, 순간 주목도가 있어야 한다. ▲ 럭셔리 진상도 많겠지만 와우! 체험을 찾는 연인, 가족(엄마와 아이)도 많을 것이다. 점원도 소중한 고객이다. 그들에게 뜻밖의 체험을 주고 싶다. 이상 두 가지를 염두에 두고 그 축제만의 정체성을 믹스해 만든 것이 ‘수트 맨, 수트 걸’, ‘웃음 약국’ 퍼포먼스였다.

전자는 독특한 수트(Suite)를 입은 무용수 남자, 여자 각 1쌍이 로비 등에 마네킹처럼 있다가 음악이 시작되면 서서히 깨어나 이동을 하면서 고객들과 인터랙티브 퍼포먼스를 한다. 음악은 동시대 샹송. 루이뷔통 매장에 천연덕스럽게 로봇 워킹으로 들어가 1000원짜리 지폐를 꺼내 옷을 달라는 마임을 하고 커피숍에서 500원을 주면 점원이 좋아라 커피를 준다. 점점 참가자가 따라다니기 시작한다. 외국인, 어린이 엄마가 많고 커플들 셀카 셀카...점원들 시선 집중, 역시 럭셔리 족은 눈팅 스쳐간다. 빨간 장미를 정중하게 아이와 엄마, 연인들에게 선물한다.

현대백화점에서 펼쳐진 수트 걸 퍼포먼스. 춘천마임축제 제공

이 공연은 그 해 최고 반응 공연으로 꼽혔다. ‘웃음약국’은 독일 작가 니나 게오르게의 소설『종이약국』에 착안한 이름인데, 스트레스 많은 현대인을 웃음 치유해주는 퍼포먼스다. 시작은 중앙에 설치된 원판 앞, 원판에는 6개의 병명이 적혀있다. 약사 옷을 입은 무용수가 춤을 추다가 원판을 돌리면 참가자가 미니 화살을 쏜다. 그 병증을 들고 옆 테이블로 가면 조제약사(축제 스탭)가 재미난 설문과 함께 처방을 해준다. 다음 테이블로 가면 행복, 웃음 약 봉지와 주사를 준다. 아이들과 젊은 부모들, 나이든 분들도 많이 참가한다.

이들을 압구정 포함 전국 10여개 이상 지점에서 2년 했는데 반응이 꽤 좋았다. 현대백화점과 메세나 협약도 맺었다. 춘천마임축제는 이것을 ‘코-컬처(Co-Culture)’라고 부른다. 원래 생물학용어로서 샬레에 2종의 세포를 혼합 배양하거나 식물세포와 미생물 또는 2가지 형태의 식물세포의 집단을 간호 배양하는 ‘공생(共生) 배양’의 뜻이다. 이 인재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코-컬처를 한국 축제의 새로운 미래로 기대한다.

사례2. 춘천의 밤에 라라랜드를

춘천마임축제는 이에 힘입어 ‘쉘 위 댄스’와 ‘건배 프로젝트’도 기획했다. 문체부가 지원하는 ‘문화가 있는 수요일-물화(火)일체’, 불의 도시 축제 그리고 춘천시의 시험작인 ‘애막골, 문화 거리’에 적용해봤는데 반응이 좋았다. 쉘 위 댄스는 5분 정도 음악에 맞춰 무대 위 댄서와 참가자들이 댄스를 같이 하는 것이다. 참가자가 많으면 30분도 가능하다.

춘천 애막골 문화의 거리에서 펼쳐진 '쉘 위 댄스' 중 댄서 장면. 춘천마임축제 제공

나는 주부들이 그렇게 춤을 좋아하고 신명이 많은 걸 보고 깜짝 놀랐다. 아이들과 같이 하면 흥은 한층 가열된다. 2018년 5월 춘천마임축제 봄의 도시를 춘천 박사마을에서 했을 때 ‘쉘 위 댄스’에 인형 같던 여자 아이를 잊을 수가 없다. 아이만이 가지는 순수한 흥과 아름다움이 밤의 그 공원을 <라라 랜드>로 만들었다. 점잔빼다가 결국 뛰어든 롱다리(180cm는 될 듯)엄마와 추는 춤을 아빠가 정신없이 찍어대는 모습에 ‘이게 진짜 축제구나!’ 싶었다.

건배 프로젝트는 6-7명의 댄서들이 맥주잔을 들고 이동하면서 격렬하게 춤을 추다가 어느 순간 메인 댄서가 등에 진 맥주 통에서 사방에 맥주를 비처럼 뿌리고 잔에 따라주며 건배 춤을 춘다. 그럼 공연장 흥은 절정에 달하고 스페인, 독일 등이 연상되는 씬이 나온다.

쉘 위 댄스에 빠진 시민들. 춘천마임축제 제공

1사 1축제 연결

축제 총감독 겸 문화마케터, 공익마케팅 그룹 ‘퍼브23’의 멤버로서 나는 축제가 기업과 두껍게 링크되길 바란다. 기업이-롯데와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 하이원 리조트와 춘천마임축제 관계처럼- 축제에 일정 금액을 후원하고 홍보를 하는 것은 축제1.0버전이다. 조금 더 나아가면 기업은 회사원, 고객, 협력사를 초대해서 축제를 즐기고 직원들은 자원봉사 체험을 할 수 있다. 일본 하카다 기온 야마카사(山笠) 축제는 지역기업 직원이 축제 팀에 자원하면 휴가를 인정해준다. 한편 축제 측은 그들의 재능과 공연 아이템을 이용해 기업 매장, 회사 로비, 공장 등에 찾아가서 임직원과 주민대상 공연을 하고 직원들의 예술성 자극 교육 그리고 런던예술대학 G 쉬우마 교수가 주장하는 ‘예술기반 이니셔티브’를 지원할 수 있다.

이게 연결의 시대, 축제 2.0 코 컬처다. 경영, 브랜드 이론들도 이를 촉구한다. 마이클 포터 교수의 공유가치 창출(CSV), 스티븐 오버먼의 『양심경제』에서 “의미 있는 신념을 상징하지 못하는 브랜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진단, 서울대 김상훈 교수의『진정성 마케팅』등은 1사1축제 링크를 통해서도 구현될 수 있다. 우선은 지역 음악제, 연극제, 유등축제, 거리예술제 등 예술축제들과 코-컬처가 가능하다. 한국기업들의 연 광고비 12조 원의 0.5%인 600억원을 코 컬처로 돌리면 기업 윈, 축제 윈, 사회 윈... 3WIN하고 한국은 문화링크 모범국가로 거듭날 것이다. 그러니 열자! 축제 2.0, 코 컬처 코리아!

 황인선

브랜드웨이 대표 컨설턴트

2018 춘천마임축제 총감독 

전 제일기획 AE/ 전 KT&G 미래팀장
저서< 컬처 파워> <꿈꾸는 독종> <생각 좀 하고 말해줄래>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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