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사설] 국민연금·소액주주 조양호 퇴진시켜… ‘자본시장의 촛불혁명’

[오피니언타임스] 조양호 한진 회장이 대한항공 대표이사에서 물러나게 됐다. 27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안이 부결됐기 때문이다. 조 회장 연임안은 66.67% 이상의 동의가 필요했지만 이날 표결에서 64.1%의 지지를 얻는 데 그쳤다.

조 회장은 아버지로부터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물려받은 지 20년 만에 경영권을 상실했다. 조 회장의 경영권 박탈은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반대표를 던지고 소액주주 등도 동참했기 때문이다.

조 회장의 퇴진을 두고 국내 자본시장 안팎에서는 ‘자본시장의 촛불혁명’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시장 자본주의 원리에 비춰 보면 ‘비정상의 정상화’에 가깝다. 조 회장과 그 일가는 ‘땅콩회항’과 ‘물컵갑질’ 등으로 사회적 공분을 불러일으켰고 대한항공의 주가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서울신문은 “이번 경영진 교체는 총수가 기업을 좌지우지하고 주주들은 ‘오너 리스크’를 감수해야 했던 관행에 제동이 걸리게 됐다는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중앙일보: 대한항공 사태…‘관제 스튜어드십’ 막는 독립성 확보 우선

중앙일보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그룹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 대표직을 내놓게 됐다. 어제 열린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정관상 필요한 참석 주식의 3분의 2에서 2.6% 못 미치는 64.1%의 찬성표를 얻는 데 그쳐 사내이사 연임이 부결됐기 때문이다. 대한항공 지분 11.56%를 보유한 국민연금이 전날 연임 반대 입장을 정한 게 결정적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대기업 대표, 그것도 오너 일가가 자발적 판단이 아닌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책임 원칙) 행사로 사실상 경영권을 잃게 된 첫 사례다. 향후 자본시장에 큰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다만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행사가 여론을 등에 업은 특정 기업 손보기라는 우려를 불식하려면 지배구조 독립이 필수적이다. ‘집사(스튜어드)’ 역할을 하겠다는 정부가 ‘주인’ 행세를 하지 않는지 철저한 감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매일경제: 리더십 공백 맞은 대한항공 경영쇄신 서둘러야

매일경제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 사내이사에서 물러나게 된 것은 대기업 오너가 주주 반대로 경영권을 상실한 최초 사례다. 한진은 물론 국내 대기업 경영 관행에 두고두고 영향을 미칠 큰 사건이다. 당장 리더십 공백을 맞게 된 대한항공은 새로운 경영체제 구축이라는 난제를 안게 됐다”고 평가했다.

매경은 “대한항공은 조속히 경영체제 개편에 착수해 경영 공백을 최소화해야 한다. 이 작업이 단순히 빈자리를 채우는 수준에 머물러서도 안 된다. 대한항공은 조 회장 일가의 '갑질' 행각이 거푸 폭로되고 뒤이어 각종 횡령·배임 의혹이 드러나면서 국민과 시장의 신뢰를 잃었다. 사명에서 '대한'을 박탈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대한항공이 조 회장의 공백을 메우는 한편으로 그의 시대가 남긴 상처를 치유하려면 제2 창사 수준의 경영쇄신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조선일보: 국민연금은 정권연금 아니다, 기업인 일탈 제재는 法으로

조선일보는 “국민연금이 투자 기업의 가치가 훼손되지 않도록 하는 것은 필요한 일이다. 그 대전제는 국민연금이 정부를 포함한 어떤 세력으로부터도 독립돼 철저히 수익률의 관점에서만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경우 선진국과 달리 복지부 장관이 기금운영위원장을 겸임하는 등 정부가 국민연금을 지배하고 있다. 정부가 특정 기업을 국민연금을 동원해 공격할 수 있는 것이다”라고 우려했다.

조선은 “국민은 노후 보장을 위해 보험료를 내고 있는 것이지 정권이 힘자랑하라고 보험료를 내는 것이 아니다. 이러다 대한항공 경영이 악화되고 국민연금 수익률이 떨어지면 그 책임은 누가 지나. 기업인 일탈은 관련 형법, 상법 등으로 제재할 수 있다. 국민연금은 정권연금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서울신문: 기업가치 훼손한 오너 첫 퇴출, 대한항공 주총의 교훈

서울신문은 “이번 경영진 교체는 총수가 기업을 좌지우지하고 주주들은 ‘오너 리스크’를 감수해야 했던 관행에 제동이 걸리게 됐다는 의미가 크다. 조 회장과 그 일가는 ‘땅콩회항’과 ‘물컵갑질’ 등으로 사회적 공분을 불러일으켰고, 대한항공의 주가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조 회장은 회사에 274억원의 손실을 끼쳐 배임·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돼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재계는 정부가 ‘대기업 길들이기’에 나설 수 있다고 우려한다. 국민연금이 국내 주요 대기업의 대주주이기 때문이다. 재계가 비판 성명을 내고, 국민연금 내부에서 반대 의결권 행사를 둘러싸고 논란을 벌인 배경이다. 국민연금은 이런 우려를 불식할 수 있어야 한다. 정치적 압력을 배제하고 수익률 제고에 한정해 주주권을 행사하는 원칙을 확립해야 한다. 또한 이번 첫 퇴출을 계기로 대기업 오너들은 ‘회사 가치를 훼손하면 사회가 용인하지 않는다’는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언론사 주요 사설>

[경향신문]
▲ 조양호 경영권 박탈, 재벌 총수 전횡 끝내는 계기 되기를
▲ ‘무조건 임명’ 거두고 청문 결과 반영해야
▲ 키는 크지 않고 살만 찌는 학생 건강 대책 시급하다

[동아일보]
▲ 이러려면 청문회 뭐하러 하는가
▲ 조양호 몰아낸 국민연금, 목소리 키운 만큼 독립성·전문성 갖췄나
▲ 사무장병원, 공생구조 방치하면 국민건강·건보재정 다 잃는다

[조선일보]
▲ 온통 "죄송"뿐인 장관 청문회, 이러고 장관 되면 쾌재 부를 것
▲ 국민연금은 정권연금 아니다, 기업인 일탈 제재는 法으로
▲ "文 대통령이 직접 '외신기자 겁박' 입장 밝혀달라"

[중앙일보]
▲ 대한항공 사태…‘관제 스튜어드십’ 막는 독립성 확보 우선
▲ 청문위원 박영선, 장관 후보자 박영선은 동명이인인가

[한겨레신문]
▲ 주주 힘으로 ‘황제 경영’ 바로잡을 길 열었다
▲ 입맛 따라 법원 감쌌다 비판했다 하는 ‘내로남불’
▲ ‘땅값 욕심’에 세월호 교육원 미루는 안산시

[한국일보]
▲ 잘못된 재벌 오너십에 경종 울린 조양호 경영권 박탈
▲ 국민 눈높이 외면한 인사청문회 ‘굿판’, 언제까지 봐야 하나
▲ KT 채용비리 전면 수사하고, ‘로비 사단’ 의혹도 규명해야

칼럼으로 세상을 바꾼다.
논객닷컴은 다양한 의견과 자유로운 논쟁이 오고가는 열린 광장입니다.
본 칼럼은 필자 개인 의견으로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론(nongaek34567@daum.net)도 보장합니다.
저작권자 © 논객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