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자유무역협정 처리가 늦어지고 있다. 10일 열릴 예정이던 국회 본회의는 취소되었고, 오는 24일쯤에나 열린다고 한다. 여야 의원 8명은 10일 여야간 원만한 대화를 통한 처리를 촉구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제기돼 오던 여당의 일방적 강행처리 분위기는 일단 잠복된 상태이다. 또 일부에서는 장기표류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그런데 이명 박 대통령이 11일 오후 국회를 직접 방문하겠다고 했다가 15일로 연기했다. 박희태 국회의장을 비롯한 여야 지도부들을 만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안의 조속한 처리를 요청할 계획이다.
 
 
 
이 대통령이 취임 후 국회를 찾은 것이 이제까지 2차례 밖에 없었다. 그것도 공식적인 연설 같은 것을 위해서였지, 대화를 위해 찾은 일은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 직접 가서 대화를 하겠다고 한 것이다. 다급하다고 느낀 모양이다.
 
 
 
하지만 손학규 대표 등 야당 지도부가 이 대통령과 만나려 할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민주당은 아침 회의에서 만나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소식도 전해진다.
 
 
 
이 대통령은 과거 중요한 현안에 관해 의논하자면서 야당에서 만나자고 했을 때 응한 적이 별로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데 이제 직접 가서 야당 지도부를 포함한 국회의 주요인사들과 만나겠다고 한다. 자신이 필요할 때만 국회를 찾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당이 응해줘서 원만한 타협점을 찾아내면 다행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을 경우 어떻게 될 것인가? 야당이 만나기를 거부해서 대화가 안 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만난다고 해도 서로 타협이 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바로 여기에 문제가 있다. 아예 만나질 못한다거나, 만난다 하더라도 타협점을 찾지 못할 때 이 정부는 어떻게 할 것인가? 지금까지 해온 관성으로 봐서는 강행처리 수순으로 들어가지 않을까 생각된다. 말하자면 이번에 국회를 찾는 것은 그 이후를 위한 카드 쌓기라는 생각이 든다. 그나마 애초에 생각이 없었지만, 국회에서 뜻대로 잘 안되니 할 수 없이 나서는 듯한 모양인 것이다.
 
 
 
이렇게 이 대통령이 이렇게 적극적으로 나선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내년 1월1일부터 협정을 발효시켜야 한다는 ‘목표’ 때문일 것이다. 그 ‘목표’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늦어도 24일까지는 국회본회의에서 처리돼야 한다. 비준안 처리도 문제이지만, 이와 관련된 법령 개정작업도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과연 이렇게 1월1일 목표에 집착해야 할 이유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정부는 내년 세계경제가 좋지 않으니 한미 자유무역협정이라도 빨리 발효시켜서 미국에 대한 수출이라도 늘리자는 인식이 깔려 있는 듯하다.
 
 
 
그렇지만 그것이 기대대로 될지는 의문이다. 이제까지 다른 나라와 맺은 자유무역협정의 결과 우리나라의 수출이 그렇게 크게 늘어났다고 보기도 어렵다. 더욱이 미국의 경제사정이 여전히 나쁘기 때문에 미국시장에 대한 기대가 클수록 실망도 클 수도 있다.
 
 
 
물론 국내에 의견차이가 없다면 굳이 질질 끌 필요도 없다. 그러나 의견차이가 크다면 잠시라도 시간을 두고 다시 심사 숙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므로 시한을 억지로 설정하고 그 시한에 맞추기 위해 대충 넘어가거나 강행 처리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여겨진다.
 
 
 
만약에 대화가 부족하면 대화를 통해 문제점을 찾아내고 해결방안을 찾아내는 것이 우선과제 아닐까 한다. 필요하다면 이 대통령이 야당 지도부와 직접 만나 설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여겨진다. 어쨌든 한-마 자유무역협정의 밣효시한에 너무 억매이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된다. 급히 먹는 밥에 체하는 법이다. 반면 진정으로 빠른 것은 다소 늦어 보일 수도 있는 것 아닐까?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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