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득 어려운 증언에 잇따른 공판기일 지연

박차훈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이 선거법 위반 혐의로 광주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취임식을 치르는 박차훈 회장ⓒ오피니언타임스

[오피니언타임스=이상우] 지난 12일 박차훈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의 선거법 위반 혐의를 다루는 재판에서 고개를 갸우뚱했습니다. 증인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말을 해서입니다.

이날 증인은 김성경 광주 월산 새마을금고 이사장, 나일훈 전남 나주시 새마을금고 이사장, 임동근 전남 영광군 염산면 새마을금고 이사장이었습니다.

증인들과 박차훈 회장은 지난해 2월 중앙회장 선거 전인 2017년 9월 12일 광주에서 만났습니다. 그날은 임동근 이사장의 생일이었습니다. 박차훈 회장은 자신을 도운 최천만 인천 부평 새마을금고 이사장과 함께 임동근 이사장 생일을 축하하는 자리에 꼈습니다.

임동근 이사장은 “박차훈 회장, 최천만 이사장을 몰랐고 제 생일 모임에 참석하는지도 알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검찰은 임동근 이사장에게 “박차훈 회장이 왜 왔는지 안 물었나”고 했습니다. 임동근 이사장은 “묻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검찰이 궁금하지 않았냐고 거듭 질문하자 임동근 이사장은 “신경 안 썼다”고 했습니다.

상식적으로 자기 생일에 모르는 사람이 왔다면 그 이유가 알고 싶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임동근 이사장은 박차훈 회장에게 물어보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으레 어디 새마을금고 이사장이겠거니 했다는 걸까요.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상황입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회합에서 지지 호소 등 선거운동 발언이 나왔는지를 두고 증언이 다릅니다. 나일훈 이사장은 “박차훈 회장과 나이가 비슷해 친구 하기로 했다”며 “그가 도와달라고 했다”고 했습니다. 임동근 이사장과 김성경 이사장은 "선거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고 했습니다. 누구 설명이 맞는지 의아합니다.    

박차훈 회장 측이 공판기일을 미루는 점도 의문스럽습니다. 박차훈 회장 측은 재판이 접수된 지난해 11월부터 지금까지 의견서 제출기한 연기 신청을 한차례 했고 기일변경신청서를 5번이나 냈습니다. 논란의 여지가 있는 부분입니다.

박차훈 회장 대리인은 “지연 전술을 편다는 오해를 받고 싶지 않다. 피고인과 관련 없는 증거를 어떻게 정리할지 논의하겠다”면서도 “방어권 행사기회는 있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의도적으로 재판을 끈 건 아니라는 항변입니다.

반면 검찰은 “정리하신다고 한 지 벌써 석 달째”라며 “증인 30여명을 한꺼번에 불러 증거에 대해 진정성립(어떤 문서나 사실이 옳다고 확인하는 절차)을 할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더 기다리기 힘들다는 주장입니다.

서민금융을 책임진 새마을금고는 공공성을 지닌 특수법인입니다. 회장의 법률 리스크는 새마을금고 업무 수행에 지장을 주어 공익을 해칠 우려가 있습니다. 박차훈 회장을 둘러싼 실체적 진실이 규명돼야 새마을금고도 안정화될 것입니다. 새마을금고를 위해 다음 재판부터는 의혹을 해소하는 사실관계가 좀 더 구체적으로 밝혀지길 기대해봅니다.

저작권자 © 논객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