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진의 민낯칼럼] Nothing about us without us!

[논객칼럼=안희진]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지난달 임시국회 원내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제안한 <국회의원 정수 축소 및 비례대표 폐지> 등 선거구 개편안이 장애인계를 비롯한 여러 직능단체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비례대표는 대부분의 선진국가가 채택하고 있는 제도로써 이를 통하여 정치적 다양성을 보장하고 소외계층 또는 특수계층을 대변할 수 있게 한 정치제도이다. 이 제도는 직능대표로서의 전문성을 가지고 입법과 정책활동, 평가와 감시를 통해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재삼 강조할 필요없는 대의정치의 유용한, 검증된 수단이다. 수많은 정치신인이 이 제도를 통해 국회에 입성하기도 한다. 나경원 의원도 같은 경우다.

Ⓒ픽사베이

16대 국회부터 장애당사자가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하기 시작했던 것은 장애인의 진정한 욕구와 소망을 수렴하고 대변할 수 있는 현장출신의, 장애인문제 전문가로서의 장애인이 국회에 진출해야 한다는 시대정신의 구현이었다.

때문에 장애인계 직능대표로서의 비례대표는 철저히 현장성과 전문성과 도덕성이 공천의 기준이 되었고, 장애인계나 신청자 스스로가 그에 합당한 경험과 자격이 있는지 스스로 점검하는 계기가 되었던 것도 사실이다.

16대 이후 매 국회마다 한두명이라도 명맥을 잇고 있던 장애인계 비례대표와 관련, 지난 20대 총선에서는 어떤 정당도 장애인을 공천하지 않았다. 장애인 현실과 현장을 무시하는 정치권이라는 자백이다. 현재 국회에는 장애인 문제를 다룰 전문가가 단 한명도 없다는 말이다. 실제로 20대 국회 들어 장애인계의 수많은 현안들은 심의조차도 없이 여야정쟁의 틈바구니에서 점점 잊혀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다시한번 확인할 필요가 있는지조차 모르겠다. 현대 민주주의는 대의정치로서 국민의 뜻을 수렴하고 확산하는 가장 보편적인 정치제도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대의민주주의가 갖는 한계로 인한 계층 간의 갈등을 보완하는 제도로써 특수한 계층을 대변하는 직능대표로서의 비례대표 제도는 매우 의미있고 유용하다.

​각종 원인으로 장애인의 숫자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 현실이요, 이에 따라 욕구와 소망 또한 날로 커가는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보다 많은 장애인의 의회진출이 이루어져야 하고, 이는 소외계층이나 장애인에 대한 깊은 이해와 사회통합의 굳은 신념으로부터 시작된다.

정치권은 구호로만 장애인을 위한다고, 소외계층의 아픔과 같이 하겠다고 '거짓뿌렁' 작작해라.

보다 많은 숫자의 장애인을 의회에 진출시켜야 할 이때에, 하필 대학 부정입학, 특혜입학의 혐의까지 받았던 제1야당의 원내대표라는 사람의 정치적 신념이 <비례대표 폐지>라니 기가 막히다.​

다시한번 외친다.

“우리 빼놓고 우리를 이야기하지 말라"

 안희진

 한국DPI 국제위원·상임이사

 UN ESCAP 사회복지전문위원

 장애인복지신문 발행인 겸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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