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사설] 한국일보 “남북 대화 지렛대” vs 세계일보 “북한 도발에 잘못된 신호”

[오피니언타임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밤 문재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한국이 인도적 차원에서 북한에 식량을 제공하는 것은 매우 시의적절하며 긍정적 조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이는 지난 4일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도발에도 불구,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한 지지를 분명히 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정부는 즉각 대북 식량 지원을 공식화하고 구체적 검토에 들어갔다.

북한 식량난은 심각한 수준이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식량계획(WFP)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 식량 생산량은 10년 만에 가장 적은 490만톤으로, 부족량이 136만톤이나 된다.

언론들은 “식량지원을 지렛대삼아 남북∙북미 대화가 재개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반면 세계일보는 “북한의 도발에 정부가 식량지원으로 답했다”고 비판했다.

Ⓒ픽사베이

△경향신문: 대북 식량지원 빠를수록 좋다

경향신문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대북 식량지원에 공감했다. 정상 차원에서 이렇게 분명하게 지지의사를 밝힌 적은 없었다는 점에서 진전된 입장이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 등에 따르면 북한의 식량 사정은 최근 10년 사이 가장 심각하다. 국제기구들은 현지조사를 토대로 긴급을 요하는 식량 부족분이 136만t이라고 밝혔다. ‘북한 어린이들이 지금의 어려운 시기를 넘길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호소에 이의가 있을 수 없다”고 전했다.

이어 “관건은 대북 인도적 지원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가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다. 그러려면 남북한과 미국 모두 식량 지원을 둘러싼 부정적 시각을 불식해야 한다. 북한은 식량 지원을 수용하되 대미 외교의 승리인 것처럼 선전하는 일을 자제해야 한다. 한·미의 보수층도 북한이 식량을 전용한다는 등 주장으로 인도적 지원을 방해해선 안된다. 한·미가 대북 인도적 지원을 신속히 집행함으로써 북·미 대화의 물꼬를 트기 바란다”고 주장했다.

△한국일보: 한미 정상 공감 對北 식량 지원, 남북∙북미 대화 재개 계기 돼야

한국일보 역시 “북한 식량난은 같은 민족으로서 외면할 수 없는 지경”이라며 “한미가 대북 인도적 지원을 지렛대로 삼아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합의 결렬 이후 꽉 막힌 남북·북미 대화의 물꼬를 트고 비핵화 협상의 돌파구를 마련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취임 2주년을 맞아 심혈을 기울여 온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냉정한 평가와 고언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톱다운 방식이 여전히 유효하지만 우리 운명을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접근법은 위험하다. 매는 없고 비둘기 일색이라 협상이 제대로 안 된다는 쓴소리도 적잖다. 북한도 추가 제재를 피하기 위해 지능적인 제한적 도발로 한미를 압박하려 하기보다는 협상테이블에 앉아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 게 당당한 태도다”라고 강조했다.

△세계일보: 北 도발에 식량지원으로 답한 정부, 핵위협 안중에 없나

세계일보는 “정부가 북한 군사도발의 의미를 애써 축소하면서 대북 식량지원 논의를 확산하는 것은 남북대화의 물꼬를 다시 트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합참이 처음에 ‘단거리 미사일’이라고 발표했다가 40여분 뒤 ‘단거리 발사체’라고 번복한 것도 정치적 배려가 담겼을 것으로 짐작된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공식화하면 유엔 결의를 위반한 게 돼 대북 제재 강화 국면에 빠져들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이 이번에 인도적 지원을 받을 경우 대북제재가 완화됐다고 떠벌릴지도 모른다. 북한이 향후 더 큰 위협에 나설 경우 어찌 대처할 것인가. 북한 단거리 발사체의 실체조차 밝히지 못한 상태에서 대북 식량지원을 서둘러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위협하면 보상이 따른다’는 잘못된 신호를 북한에 줄 수 있다. 안보 위협 대응이 보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주요 신문 5월 9일 사설>

경향신문 = 문재인 정부 2년, 남북관계 더욱 다지고 외교 지평도 넓혀야 / 대북 식량지원 빠를수록 좋다 / 민주당 이인영 새 원내대표, 국회 정상화에 매진을

서울신문 = 이인영 새 원내대표, 국회 정상화 해법 찾아라 / 계열사 동원한 삼성바이오 분식회계의 조직적 은폐 / '인도적 지원+α'로 北 대화 재개 이끌기를

세계일보 = 北 도발에 식량지원으로 답한 정부, 핵위협 안중에 없나 / 민주 새 원내사령탑 선출, 의회정치 복원 시발점 삼길 / 버스대란 부르는 주52시간제,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조선일보 = 한국이 따라가던 탈원전 독일, 스스로 '실패' 판정 / 민주 비주류 당선은 '진짜 민심'에 대한 당내 우려의 반영 / 한ㆍ미 통화 때마다 다른 발표, 이젠 이상하지도 않다

중앙일보 = 문재인 정부 집권 2년, 문제는 경제다 / 과잉 입법 논란 있는 5ㆍ18과 4ㆍ3 특별법 개정안

한겨레 = 문재인 정부 2년, 개혁과 통합에 박차 가하길 / 공장 바닥 뜯고 서버 숨긴 삼성, 뭐가 두려운가 / 이인영 새 민주당 원내대표에 거는 기대

한국일보 = 한미 정상 공감 對北 식량 지원, 남북ㆍ북미 대화 재개 계기 돼야 / 친문 색채 엷은 민주당 새 원내대표에 거는 '정치 복원' 기대 / 반성문 쓴 '일자리 정부', 민간 일자리 확충 정책에 집중하라

매일경제 = 민노총에 휘둘리지 말고 노동개혁 속도내라 / 이인영 민주당 새 원내대표, 진정성 갖고 한국당 설득해야 / 독일조차 "탈원전은 값비싼 실패"라는데

한국경제 = '활력 넘치는 대한민국' 이끌 정치 리더십을 기대한다 / 기업 유치, 압박 말고 '가고 싶은 곳' 만드는 게 지자체 할 일 아닌가 / '결정장애'에 빠진 정부, 비판 받을 용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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