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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영화의 디지털복원’[이종원의 프리즘 속 세상]
이종원 | 승인 2019.05.27 10:58

[논객닷컴=이종원] 올해는 한국영화가 탄생한지 꼭 100년을 맞는 해이다. 영화계에서는 100년의 역사에 걸맞은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최신 기술로 옛 고전 필름들을 되살리는 작업도 그 하나이다.

한국영상자료원 파주보존센터에서는 영화사적으로 의미 있고 미학적으로 우수한 영화를 엄선하여 고해상도 디지털로 복원하는 과정을 진행 중이다. 훼손 정도가 심하거나 찢김, 휘어짐이 많이 발생한 필름을 대상으로 측정기준을 정한다. 여기에 대중적 인지도와 해외에 알릴만 한 필요성이 있는 작품을 선정한다.

한국영상자료원 파주보존센터 색재현실에서 연구원들이 디지털색보정 장비를 이용하여 색조정을 하고 있다. Ⓒ이종원

복원의 가장 첫 단계는 ‘필름검색’이다. 필름에 묻은 손자국과 이물질을 없애고, 영상을 일일이 확인하며 흠집을 찾아내는 일이다. 훼손된 퍼포레이션(필름의 양쪽 가장자리에 일정한 간격으로 뚫린 구멍)을 보수하고 있던 김영미 연구원은 “본격적인 디지털 복원을 위해서는 손상 정도에 따라 물 또는 화학약품으로 필름 세척이 진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원본에 있던 흠집과 훼손부분의 복원작업. Ⓒ이종원

깨끗해진 필름은 원본이 가진 고유의 화면을 반영구적으로 간직하기 위해 새 필름으로 옮기는 작업으로 넘어간다. 아날로그인 필름을 디지털 데이터로 만들어 입력을 하는 스캐닝 작업이다. 스캔한 데이터가 나오면 일일이 오버프레임은 없는지, 제대로 작업이 이뤄졌는지를 확인한다.

필름검색에서 새로 들어온 필름을 점검하는 일은 아날로그 및 디지털 복원에 앞서 거치는 첫 번째 과정이다. Ⓒ이종원
Ⓒ이종원
Ⓒ이종원

여기가 끝이 아니다. 복원 작업을 마친 작품은 ‘색재현실’로 가서 ‘새 옷’으로 갈아입어야 한다. 신정민 컬러리스트는 “색을 한 번 다 빼는 탈색을 한 다음에 7번 정도 색을 입히는 과정이 기본”이라며 “영화 개봉당시의 색감을 최대한 살려내는 게 목적”이라고 말했다.

음향스캐너를 사용해 원본 필름의 불필요한 노이즈를 제거하고 음향 상태를 개선하는 과정. Ⓒ이종원

이어지는 코스는 화면의 떨림이나 불안정한 밝기를 보정하는 ‘화면복원’ 작업이다. 이선미 화면복원 테크니션은 “편안히 감상할 수 있는 화면으로 탈바꿈 시키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색보정 작업을 거쳐서 디지털 테이프로 변환하는 작업을 마치면 음향 상태를 체크해야 한다. 음향필름을 디지털로 바꾸고 필요 없는 잡음을 없애는 과정이다.

인화실의 필름복사는 원본필름이 가진 화면을 영구적으로 간직하는 방법이다. Ⓒ이종원

이처럼 오랜 기간 수작업을 거친 고전영화는 필름과 디지털 파일 형태로 한국영상자료원 필름보관고와 디지털 아카이브에 각각 보관된다. 현재 디지털복원을 거친 작품은 한국영상자료원에 위치한 대형 영화관이나 멀티미디어실 등에서 무료 관람할 수 있고 DVD로 구입할 수도 있다. 최근에는 한국영화의 컬러시대를 연 신상옥 감독의 1961년 작 ‘성춘향’이 2년간의 디지털 복원을 끝내고 공개됐다.

오래된 한국 영화의 포스터와 스틸사진의 원형을 복원하여 보존하고 있다. Ⓒ이종원
Ⓒ이종원

영화 한 편을 디지털로 복원하는 일은 영화를 찍는 것만큼 노력이 들어가는 작업이다.

훼손된 필름을 매끄럽게 가공해 추억이 담긴 영화로 되살리는 건 단순 복원 이상으로 문화적 의미도 깊다.

한국의 고전영화가 지닌 가치와 미학적 우수성을 보다 많은 이들이 공유하기를 기대해 본다.

 이종원

 서울신문 전 사진부장

 현 서울신문 사진부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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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원  jongw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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