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올리브네트웍스 IT부문 과대평가”… CJ “자본시장법 따랐다”

(주)CJ와 CJ올리브네트웍스 IT부문의 합병이 오너가 3세 승계 작업의 일환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은 이재현 CJ 회장의 아들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CJ

[오피니언타임스=이상우] 경제개혁연대가 CJ그룹 3세 승계의 사전 작업으로 꼽히는 (주)CJ와 CJ올리브네트웍스 IT부문 주식 교환 비율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경제개혁연대는 27일 CJ에 공문을 보내 △2014년 IT업체 CJ시스템즈와 H&B(Health&Beauty) 유통업체 CJ올리브영을 합쳐 CJ올리브네트웍스를 출범시켰는데 다시 쪼개는 이유 △CJ올리브네트웍스 IT부문 실적 예측치와 실제 수치 간 차이의 원인 △CJ올리브네트웍스 IT부문 성장성을 낙관적으로 평가한 근거 등을 질의했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이재현 CJ 회장의 아들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이 지분 17.97%, 이선호 부장의 누나 이경후 CJ ENM 상무가 지분 6.91%를 가진 회사다.

이 업체는 지난달 29일 올라온 공시 때문에 CJ그룹 3세 승계의 포석으로 떠올랐다. 공시 내용은 CJ올리브네트웍스를 IT부문과 H&B 유통부문(가칭 CJ올리브영)으로 분할(0.45: 0.55)하고 IT부문을 (주)CJ 100% 자회사로 만든다는 것이다. 급변하는 디지털 시장 환경에 대응하고 신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결정이라는 게 CJ 설명이다. 

CJ올리브네트웍스 주주들은 1주당 (주)CJ 주식 0.5444487주를 받는다. 이에 따라 분할, 합병이 끝나면 이선호 부장과 이경후 상무는 CJ그룹 지주사인 (주)CJ 주식을 각각 2.8%, 1.2% 갖게 된다. 큰 지분은 아니지만 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지주사 지분을 오너가 3세들이 소유한다는 점에서 승계 작업의 시작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경제개혁연대는 이 부분을 쟁점화했다. 경제개혁연대는 “지배주주 일가가 그룹 장악에 중요한 지주사 지분을 더 많이 보유하려고 CJ올리브네트웍스 IT부문 가치를 고평가할 유인이 존재한다”고 했다.

아울러 경제개혁연대는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매출액과 영업이익 수치를 제시하며 CJ올리브네트웍스 IT부문이 과대평가됐다고 했다. 2014년 CJ시스템즈와 CJ올리브영 합병 때 예상한 실적보다 부진하다는 지적이다.

경제개혁연대에 따르면 CJ올리브네트웍스 IT부문 매출액은 2015년 2981억원, 2016년 3247억원, 2017년 3946억원, 지난해 4245억원이었다. 실적 전망을 살짝 밑돌거나 웃도는 수치다. 반면 영업이익은 2015년 297억원, 2016년 280억원, 2017년 167억원, 지난해 68억원으로 예측치보다 크게 부족했다.

CJ도 입장을 밝혔다. CJ 관계자는 “이선호 부장의 (주)CJ 지분이 2.8%밖에 안 될 텐데 승계를 논하는 건 이르다”고 했다. 이어 그는 “비상장사인 CJ올리브네트웍스 주식 가치 평가는 자본시장법을 따랐으며 (주)CJ 주식과의 교환 비율도 객관적 기준에 의해 정해졌다”고 했다.

더불어 CJ는 경제개혁연대에 공식 답변서를 제출하고 사실과 다른 부분은 적극적으로 소명하겠다고 했다. 

CJ 관계자는 “CJ올리브네트웍스 IT부문 영업이익이 예측치에 한참 모자란다는 평가는 다른 사업부문과의 거래를 반영하지 않은 점을 간과한 것이다. 이는 공시에도 나온다”며 “지난해만 따져도 H&B 유통부문에 제공한 IT 서비스를 수익으로 잡고 일회성 비용까지 고려하면 영업이익은 450억여원으로 예상 수치 431억원보다 많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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