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지난 여름 많지 않은 비에도 왜관철교 등 5개의 다리가 붕괴하고, 4대강 곳곳에서 제방과 둔치가 유실되었다. 본류와 연결된 대부분의 지천에서는 역행침식이 발생했으며, 준설이 이루어진 곳에 모래가 다시 쌓이는 이른바 헛준설 현상도 심각한 수준이다.
 
 
 
최근에는 상주보를 시작으로 구미보, 강정고령보, 합천창녕보, 함안창녕보 등 낙동강 보에서 연이어 누수 현상이 발생했다. 구미보는 보 하류의 강바닥이 침하되어 구조물에 균열이 발생해 물이 줄줄 새고 있다. 칠곡보와 강정고령보도 강바닥에 있는 하상보호공이 유실되었다.
 
 
 
오늘 국토해양부 발표에 따르면 낙동강 8개보와 금강 공주보 등 모두 9개 보에서 누수가 확인되었다고 한다. 국토부는 경미한 누수는 일반적인 형상일 뿐 보의 구조적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국토부는 보의 누수 및 균열에 대해 처음부터 눈가림식의 땜질 처방으로 일관했다. 보의 물을 뺀 상태에서 정밀안전진단도 실시하지 않은 채 에폭시 주입 등 눈에 보이는 곳만 임기응변식으로 보수공사를 진행했다. ‘물 비침’이라는 토목학계에 존재하지도 않는 신조어를 만들며 보의 누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구미보는 누수와 균열, 바닥침하가 모두 발생해 그대로 방치했다가는 보 붕괴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보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는 것은 초단기, 초날림, 속도전으로 4대강사업을 강행한 부실공사 때문이다.
 
 
 
정부에서 말하는 ‘보라는 댐’은 엄청난 유속과 수량을 버터야 하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공사기간이 7년 이상 걸리는 게 상식이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임기 내에 4대강사업을 완공하기 위해 2년이란 기간을 정해놓고 속도전으로 밀어붙였다. 24시간 밤낮없이 야간에도 공사를 강행했고, 혹독히 추웠던 지난 겨울 영하 15~20도의 날씨에도 콘크리트 타설하는 등 제대로 된 양생 절차를 밟지 않았다.
 
 
 
누수가 확인된 9개 보를 제외한 나머지 7개 보의 안전도 장담할 수 없다.
 
 
본격적으로 보의 담수가 시작되면 같은 기간, 같은 공법으로 진행돼 부실우려가 높은 7개 보에서도 누수 및 균열, 침하가 발생할 수 있다.
 
 
 
보의 안전에 대한 불안이 확산되자 국토부는 4대강사업 준공을 당초 올해 말에서 내년 4월 이후로 늦춘다고 발표했다. 국토부가 준공을 미룬 것은 그나마 잘한 일이나, 시간을 벌어 부정적 국민 여론을 호도하기 위한 ‘꼼수’에 그쳐서는 안 될 것이다.
 
 
 
당장 4대강 16개 보 전체에 대한 정밀안전진단이 필요하다. 국토부와 산하의 시설안전공단 외에 야당과 전문가, 시민단체들도 참여한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기구를 만들어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해야 한다. 누수 및 균열, 침하뿐만 아니라 수문작동 테스트 등 4대강 보의 안전성에 대한 총체적인 조사와 재검토가 필요하다.
 
 
 
야당과 시민사회는 앞으로도 4대강사업에 대한 감시를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다. 4대강사업의 부실, 비리, 불법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 나갈 것이며, 국민과 함께 이명박 정부와 4대강사업을 심판할 것이다.
 
 
 
 
 
2011. 12. 5
 
 
 
국회의원 김진애, 시민환경연구소, 4대강범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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