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사설] 화웨이 사태 계기로 확실한 입장 요구… 한쪽 편들기보다 국익에 맞게 대처해야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되면서 한국이 양국 가운데 누구의 편에 설 것인지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는 5일 국내 IT업체를 초청해 “신뢰할 수 없는 공급자(화웨이)를 선택하면 장기적인 리스크와 비용이 클 수밖에 없다”며 미국의 ‘반(反)화웨이 동맹’에 한국이 동참해 줄 것을 요청했다. 미국 정부 인사가 이 문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요구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전날 “한국이 올바른 판단을 해야 한다”는 중국 외교부 입장이 나오자 강력한 맞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화웨이 설비 수입을 한국이 중단하면 한국 기업의 손실은 수십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엄포를 놓는 상황이다.

언론들은 “미국과 중국 모두 우리에게 중요한데 한쪽만 선택할 수는 없다”며 “영국과 독일의 ‘버티기 전략’을 참고해 사안별로 지혜롭게 대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픽사베이

△중앙일보: 발등에 불 떨어진 화웨이 사태, 정부의 존재 이유를 묻는다

중앙일보는 “화웨이를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이 저마다 ‘내 편에 서라’며 가하는 샌드위치 압박의 수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미국은 ‘반(反)화웨이 동맹’에 한국이 동참해 줄 것을 요청했고, 중국 외교부는 반대 입장을 내비쳤다. 미국대사가 우리 정부와 기업을 직접 압박하는 게 과연 적절한 것이냐는 문제와는 별개로 우리 정부로선 원치 않는 선택의 순간을 예상보다 훨씬 빨리 맞닥뜨리게 된 셈이다”라고 전했다.

중앙은 “일본과 영국 등 미국의 주요 동맹국들은 이미 반화웨이 전선에 참여했지만 한국은 중국 의존도가 워낙 큰 경제 현실을 고려할 때 현실적으로 대놓고 미국 편에 서기는 쉽지 않다. 한국이 지난해 화웨이로부터 구입한 장비는 5000억원에 불과한 반면, 화웨이가 한국 기업들에 사 간 부품은 106억5000만 달러(약 12조6000억원)에 달한다. 그렇다고 미국의 노골적인 요구를 외면하면 당장 미국의 제재에 직면할 뿐만 아니라 동맹 간 신뢰가 깨져 안보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 정부의 고민이 깊어진다”고 설명했다.

△매일경제: 무역전쟁 '내 편에 서라'는 미·중, 한국의 희생 강요는 안돼

매일경제는 “미·중 모두 이젠 한국에 우회적으로 협조를 구하는 단계를 넘어 내놓고 내 편에 서라고 팔을 잡아당기는 형국이다. 미국과는 어느 나라도 대신할 수 없는 동맹과 우방 관계로 안보와 경제뿐 아니라 인적 교류까지 한시도 손을 놓을 수 없는 사이다. 중국은 우리 수출의 25%를 차지하는 시장이다. 12%에 달하는 미국을 합쳐 두 나라와의 무역 의존도는 한국 국내총생산(GDP)에서 69%에 달할 만큼 압도적이다”라고 분석했다.

매경은 “한국이 반(反)화웨이 전선에 동참하면 사드 사태와 비슷한 중국의 보복이 취해질 수 있고, 미국의 요구를 외면하면 양국 간 동맹이 흔들릴 수 있으니 난감하다. 이런 우리에게 두 나라가 서로 내 편에 서라고 압박하는 건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격을 넘어 한국의 국익을 희생하라는 것이니 무차별적 강요를 해선 안될 일이다. 어느 쪽을 선택하느냐를 떠나 한국은 미·중의 압박에 언제나 국익을 최우선 기준으로 삼을 수밖에 없음을 알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서울신문: 줄 세우려는 미중, 정부 대응체계 강화하라

서울신문은 “한국 정부가 참고할 만한 사례는 영국과 독일의 ‘버티기 전략’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최근 영국과 독일 등 유럽을 방문해 화웨이 장비로 5G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국가들과는 민감한 안보 정보를 공유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독일과 영국은 미국의 압박 속에서도 ‘스스로 결정할 문제’라며 화웨이 제재에 선뜻 나서지 않는다. 영국과 독일의 향후 움직임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정부는 성급하게 미국과 중국 중 양자 선택하기보다 사안별로 행동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유럽과 동남아 국가들의 동향을 잘 살피면서 행동하길 바란다. 화웨이와 남중국해 문제 등 각각 처해 있는 상황을 따져 국익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이참에 미중 관계를 전담하는 외교부 태스크포스(TF)보다 규모를 키운 범정부적 대응 조직을 만드는 등 대응체계를 강화할 필요도 있다”고 강조했다.

<주요 신문 6월 7일 사설>

경향신문 = 이 시대의 진정한 애국은 '화합과 통합'이다 / 미ㆍ중의 '화웨이' 한국 압박에 지혜롭게 대처해야 / 교통약자에게 최고의 복지는 이동편의다

서울신문 = 극단에 치우치지 않고 애국해야 공동체가 발전한다 / 줄 세우려는 미중, 정부 대응체계 강화하라 / 적극행정 권하는 공무원 인사규제 샌드박스 주목한다

세계일보 = 미ㆍ중 "우리편 서라" 압박…사안별 국익 지킬 방안 찾아야 / 대외비 자의적 지정ㆍ남용은 국민 알권리 침해다 / 전면파업 르노삼성 노조, 공멸의 길로 가려는 건가

조선일보 = 文, 6ㆍ25 영령들 앞서 北 훈장 김원봉을 '국군의 뿌리' 칭송/ 헝가리 "우리는 영웅을 만들어내고 싶지 않다" / 강성 노조 폭주에 맞선 르노 근로자들을 주목한다

중앙일보 = 발등에 불 떨어진 화웨이 사태, 정부의 존재 이유를 묻는다 / '애국과 통합'의 현충일에 김원봉이 왜 등장하나

한겨레 = 미-중 갈등 어느 편이냐, 선택 강요당하는 한국 / 철강업체 책임 묻되, '조업정지' 파장도 고려를 / '사법농단' 재판, 이대로 괜찮은가

한국일보 = "애국 앞에 보수와 진보가 없다"는 현충일 추념사 / 거세지는 미중의 화웨이 공세, 국론 결집 절실하다 / '김학의 사건' 檢 부실 수사가 과거사위 공격할 일인가

매일경제 = 무역전쟁 '내 편에 서라'는 미ㆍ중, 한국의 희생 강요는 안돼 / 집행부 파업 지침 거부한 르노삼성 노조원들의 현명한 선택 / 한미동맹 상징될 워싱턴 한국전쟁 전사자 추모의 벽

한국경제 = 한국 외교에 '진실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적용'부터라도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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