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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대표는 담대하지만...
차기태 | 승인 2011.12.08 11:13

   
 

한나라당 일부 최고위원이 사퇴하면서 빚어진 난파상태에서도 홍준표 대표는 꿋꿋하다.
7일 유승민 원희룡 남경필 최고위원이 동반사퇴하고 오후에 열린 의원총회에서는 사퇴하라는 의원들의 요구가 빗발쳤다. 그러나 홍준표 대표는 대다수가 원한다면 사퇴하겠다고 하면서도 일단 거부했다.
 
그리고 그날 밤 자신의 트위터에 "The buck stops here(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라고 썼다. 이 문장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에 원자폭탄 투하를 결정했던 해리 트루먼 미국 대통령의 집무실에 걸려 있었던 것이다. 그만큼 현 상황을 정면돌파하겠다는 홍 대표의 의지가 강한 것 같다.
 
홍 대표가 그 자리에 머물러 있는 한 비슷한 압력에 계속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쇄신파’ 의원들의 압박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당분간 홍대표는 기존의 입장을 꺾지 않고 버틸 작정인 듯하다. 난파선에서 끝까지 책임지고 남아야 하는 선장 같은 역할을 자처하는 셈이다.
 
홍준표 대표의 그런 태도는 나름대로 담대한 것 같다. 지금 난파선 같은 당이라고 해서 혼자만 살겠다고 자리를 내놓는 것보다는 최후까지 남아서 어려움을 감수하겠다는 자세가 일단 의연해 보인다.
 
사실 난파선에서 빠져나가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누구나 다 그렇게 한다. 그렇지만 이제 와서 ‘쇄신’을 들먹이며  난파에 이르도록 만든 책임이 없는 것처럼 처신하는 것은 비겁해 보인다.
 
만약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신당을 만들려고 한다면, 그들은 그 신당으로 달려갈지도 모른다. 한나라당 쇄신을 요구한 것을 내세워 당적을 세탁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들이 그렇게 한다고 책임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민심이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에서 떠나게 된 과정에서 그들도 분명히 한몫을 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쇄신’을 들먹이고 감투를 내놓는다고 해서 그 책임이 없어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진정으로 그 책임을 통감한다면 현장에 남아 지금까지 저지른 잘못이 무엇이었는지를 반성하고, 그 잘못을 해결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러나 지금 쇄신과 대표사퇴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그런 점에서 진심이 엿보이지 않는다. 무엇을 어떻게 하자는 것인지도 확실하지 않다.
 
이를테면 지금 국민들의 지탄대상이 되고 있는 종합편성채널의 출범과 특혜에 대해 그들은 수수방관만 해왔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대한 검열 문제에 대해서도 그들은 침묵하고 있다.
 그런 상식 밖의 일들이 지금 버젓이 자행되는데도 그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듯하다.
만약에 쇄신론자들과 대표사퇴론자들이 국민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헤아린다면, 이런 문제부터 우선 해결하려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나아가서는 지금까지 국민들을 절망하게 만든 모든 행태와 정책을 철저하게 되짚어보고 개선책을 제시해야 한다. 그런데 그런 노력은 전혀 없는 것 같다.
 
이 점은 사퇴를 거부하는 홍 대표 자신도 마찬가지이다. 그가 일단 난파선을 끝까지 지키겠다고 하는 자세는 평가할 만하지만, 그것으로 충분한 것은 아니다. 자리를 지키면서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다시 말해 떠나간 민심을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홍 대표는 8일 당쇄신 구상을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사퇴를 하지 않기로 했으면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 한나라당의 곤란은 지도체제 문제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다. 당의 이름이 잘못된 탓은 더더욱 아니다.
 
지도체제는 어디까지나 한나라당 내부의 문제일 뿐이다. 지도체제가 어떻게 달라지든, 또는 설사 당의 이름까지 뭐라고 달라지든, 민심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민심을 헤아리는 진심 어린 조치가 없다면 아무 의미가 없다는 말이다. 그것은 화장하는 방법의 차이일 따름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한나라당이 앞으로 해산하고 재창당하든, 아니면 일부 쇄신만 하든 스스로 판단해서 하면 된다. 홍 대표가 사퇴하든 자리를 지키든, 그것도 본인 스스로 알아서 할 일이다. 그렇지만 당 체제가 어떻게 바뀌고 누가 대표를 맡아도 잊지 말아야 할 철칙이 있다.
 
민심을 먼저 헤아리고 달래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없던 희망도 되살아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그나마 남아 있던 자그만 희망마저 절망으로 변하고 말 것이다.
/편집장
 

차기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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