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칼럼 좋은 동영상 감상하기
미국의 독점화[좋은 동영상 감상하기18]
이영환 동국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 승인 2019.06.14 11:39

[논객닷컴=이영환] 이 동영상의 연사 로버트 라이시(Robert Reich)는 클린턴 정부 시절 노동부장관을 역임했고, 현재는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대 골드만 스쿨의 석좌교수로 재직 중이다. 필자는 라이시 교수는 미국의 양심을 대변하는 지식인들 중 한 명이라고 생각한다. 라이시 교수가 유튜브에 업로드한  여러 동영상을 통해 꾸준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비판하는 것도 그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어느 시대, 어떤 나라에서도 권력자를 비판하는 데는 용기가 필요한 법이다. 제대로 비판하려면 더욱 그러하다. 여러 주제와 관련해 그가 만든 동영상들을 보면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대한 그의 생각을 알 수 있다.  필자는 그를 진정한 민주주의와 진짜 진정한 자유시장을 추구하는 인물로 평가한다. 독재를 두둔하면서 민주주의를 내세우거나, 독과점을 지지하면서 자유시장경제를 운운하는 그런 인물이 아니라는 뜻이다. 이와 같은 그의 입장은 저서 『자본주의를 구하라』와 『The Common Good』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라이시는 이 짧은 동영상에서 통계자료를 인용하면서 미국경제가 얼마나 심하게 독점화되어 있는지 설명한다. 예컨대 대표적인 다국적 생화학 기업인 몬산토(Monsanto)는 유전자 변형 작물 종자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90퍼센트 이상인 독점기업인데, 이로 인해 미국 농민들은 매년 부당하게 높은 가격을 지불하고 콩과 옥수수 종자를  구입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한 대규모 식품회사들은 막강한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농민들로부터 원재료를 저렴하게 구입함으로써 미국 농민들은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라이시 교수가 가장 먼저 농민들의 사례를 언급한 것은 이들이 독과점의 피해를 가장 많이 받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이어서 라이시 교수는 미국경제에서 여러 산업이 독과점의 지배 하에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필자도 미국경제는 몇몇 산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경쟁적인 상황에 놓여 있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이 동영상을 보고 생각보다 훨씬 더 독과점이 만연해 있음을 알게 되었다. 라이시 교수가 지적한 바와 같이  미국의 슈퍼마켓에서 거래되는 주요 상품들 대부분이 독과점기업들에 의해 생산 및 공급되고 있는 상황이다.

어떤 산업이 소수의 기업들에 의해 지배당하고 있으면 시장경제의 장점이 대부분 사라지게 된다.   경쟁을 통해 제품의 질이 향상되거나 가격이 하락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또한 시장지배적인 지위를 이용해 종업원들에게도 낮은 임금을 강제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된다.

이런 이유로 독과점은 대표적인 시장실패(market failure)에 해당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자유시장경제를 위한 선결과제는 독과점에 의한 시장지배력을 완화하는 것이다. 그런데 라이시 교수는 미국에서 이와는 반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최근 글로벌 IT기업인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등의 시장점유율을 보면 독과점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실 19세기말 이후 미국경제는 독과점과의 싸움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세기말 존 록펠러, 앤드류 카네기, 존 피어몬트 모건 등 당대를 주름잡던 거물 기업인들이 시장을 지배하면서 사회∙경제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제기되었다. 그래서 20세기 초 반독점법이 탄생했던 것이다. 그런데 이 법을 둘러싸고 계속 공방이 이어져왔으며, 최근에는 반독점법을 적용하는 사례가 거의 없을 정도로 사문화되었다. 이 모두 독과점기업들의 정치적 로비의 결과라 할 수 있다.

이 동영상은 미국경제를 다루고 있지만 한국경제의 상황을 생각해보게 만든다는 점에서 교훈적인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한국경제는 소수의 재벌들에 의해 포획되었다. 최근 재벌개혁에 대한 논의가 주춤한 이유는 모르겠으나, 인위적으로 재벌을 해체하려는 의도가 아니라면 독과점의 정도를 낮추는 방향으로 개혁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이를 반대하는 사람은 누구든 반(反)시장주의자로 비판 받아 마땅하다.

 이영환

  동국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지식협동조합 <경계너머 아하!> 이사

  <시장경제의 통합적 이해> 외 다수 출간

논객닷컴은 다양한 의견과 자유로운 논쟁이 오고가는 열린 광장입니다. 본 칼럼은 필자 개인 의견으로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론(news34567@nongaek.com)도 보장합니다.

이영환 동국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ylee1105@naver.com

<저작권자 © 논객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매체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논객닷컴 | (03163)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12, 대일빌딩 1405호
대표전화 : 070-7728-8569 | 팩스 : 02-722-6500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종국
제호: 논객닷컴 | 등록번호 : 서울, 아 01778 | 등록일 2011년 9월 27일 | 발행일: 2011년 10월 1일 | 발행ㆍ편집인 : 권혁찬
Copyright © 2019 논객닷컴.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