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30 : 아침 햇살에 비친 바다를 보며 잠이 깬다
해운대 앞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거실에서 가볍게 시리얼과 커피 한잔을 마신다

- 7:00 ~ 9:00 : 푸른 바다와 초록이 우거진 달맞이길 때로는 동백섬, 청사포, 송정을 파도소리 바람소리를 벗삼아 아침 운동 겸 산책한다

- 9:00 ~ 12:30 : 샤워 후 해운대 푸른바다 동백섬 오륙도가 내려다 보이는 거실과 서재에서 재즈를 들으며 책도 읽고 글도 쓰고 기사검색도 하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낸다

- 12:30 ~ 15:00 : 해운대,광안리,송정,기장 때로는 경주에 있는 소문난 맛집 에서 식사 후 잠시 소화도 시킬 겸 가볍게 산책하고 경치 좋고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차를 마신다 

- 15:00 ~ 18:00 : 취미활동 시간. 나의 경우 직장인밴드(은퇴해서 직장인은 아니지만 그냥 아마츄어 밴드 동아리) 활동을 하기 때문에 기타/드럼 레슨과 연습을 한다

- 18:00 ~ 22:00 : 해운대 비치 바로 앞 파라다이스호텔 피트니스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러닝 머신과 근력운동을 하고 4계절 수영이 가능한 온수 풀에서 수영을 하고 선베드에서 해운대의 야경을 즐긴다. 그리고 나서 노천 스파에서 시간을 보낸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다 

Ⓒ신재훈

서울에서 직장생활 할 때도 부산에 오면 항상 이곳 스파를 애용했었다.
어쩌면 이곳을 은퇴 후 처음 살 곳으로 정한 이유 중 하나이다.

나중에 애기할 기회가 있겠지만 나는 바다를 너무 좋아해서 부산을 시작으로 제주, 여수, 해남, 순천, 목포 등 따뜻한 남부 해안도시들에서 짧으면 2년 길면 4년(왜 하필 2년 4년 이냐고?그 이유는 전세 계약기간이 보통 2년이기 때문이지 특별히 다른 이유는 없다. 난 지방에선 전세로 살 거니까) 살 계획이다.

물론 남해안쪽이 아무리 서울보다 따뜻해도 한겨울 특히 1월은 춥다. 그래서 1월 한달은 보통 동남아 따뜻한 나라에서 한달 살기로 지내왔고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계속 그렇게 살 예정이다. 

눈치 챘겠지만 나는 현재 방과 거실에서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부산 해운대 주상복합 아파트에 산다.

 앞에 나열된 나의 일상을 보고

“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워너비 라이프를 상상해서 마치 내 얘기처럼 소설 쓴 거 아냐? “

혹은 “ 요즘 자기과시 형 블로그에서 처럼 일년에 한 두 번 해본 특별한 경험을 마치 일상인 것처럼 자랑질하는 거 아냐? “
대부분의 독자들은 이런 의심을 하고 있을지 모른다.

백보 양보해서 그런 일상을 누린다고 치더라도 상당히 많은 돈이 들 것 같은데, 정규 소득이 없는 은퇴자가 감당할 수 있는 생활일까? 여전히 의심할 것이다. 

단언컨대  대답은 Yes다.

그것도 대한민국 대부분의 보험회사 은퇴연구소들이 최근 발표한 은퇴 후 적정 생활비인 250만원으로 말이다.

그런데 더 고마운 것은 생활비의 일부를 지원받으면서 살고 있다는 것이다 (그에 대한 자세한 얘기는 다음 글에서 비교적 소상히 다룰 예정이니 너무 궁금해 하지 마시라).

물론 개인의 취향과 선택에 따른 Activity 소위 옵션에 대한 비용을 제외한 금액이다.
대부분의 경우 이러한 지출 없이도 아무런 문제없이 잘 살 수 있다.
나의 경우 기본 생활비 외 다음과 같은 비용이 추가된다.

1. 특급호텔 피트니스 연회비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과소비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나의 경우 같은 비용으로 삶의 질과 만족도를 지속적으로 높이고 유지하는 가장 슬기로운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연회비 425만원, 결코 적지 않은 금액이다. 한달 35만원 꼴이다. 그러나 하루 6시간 무료주차,

피트니스, 사우나, 남성 전용 휴게실, 골프 연습장, 4계절 온수 풀, 그리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노천 스파를 매일 이용한다고 생각하면 결코 비싼 것이 아니다. 어디 그뿐인가. 상당한 회원 할인혜택이 있고 가입과 동시에 지급되는 시가 70-80만원 상당의 무료 쿠폰……

특히 은퇴 후 자칫 빠질 수 있는 자존감의 상실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그곳 피트니스 회원이라는 사실이 스스로가 당당하고 가치 있는 사람이라는 심리적 위안을 주어 더 이상 쓸모없는, 은퇴한 뒷방 늙은이라는 초라함, 자괴감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리고 어쩌면 남자들에게 꼭 필요한 자기만의 독립된 공간 일명 아지트, 특히 와이프의 잔소리에서 해방될 수 있는 합법적인 공간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생각도 하고 독서도 하고 휴식도 취하고 운동도 하고...신선 노름이 따로 없다.

항상 깨끗하고 건강한 정신과 신체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 또한 장점 중 하나다. (나이 들어 지저분하고 냄새 나면 아무도 상대해 주지 않는다. 가족들 조차도)

나는 직장 다닐 때나 은퇴한 이후에도 계속 피트니스를 이용하고 있다. 나처럼 잘 효과적으로 이용하면, 소위 말하는 '뽕 뽑으면' 정말이지 돈이 안 아깝다. 속는 셈 치고 1년만 이용해 보시라. 나중에 나한테 큰 절 하게 될 것이다.

2. 해외여행 경비 

이 부분은 부산에 이사 오면서 상당히 거의 80프로 이상 줄었다.

일반적으로 해외 여행은 역사문화 유적 또는 자연경관을 보는 관광형 여행과 휴식을 위한 휴양형 여행으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가끔 관광형 여행은 비수기 가격이 저렴한 시기를 이용해 슬기롭게 다녀온다. 그러나 휴양 여행의 경우 부산에 온 이후 한번도 간 적이 없다.

휴양 여행의 여행지들은 대부분 맑고 깨끗한 바다와 아름다운 썬 셋이 있고, 특급 호텔 리조트가 있고 가깝고 가격까지 저렴한 동남아 유명 휴양지들이 선호된다.

기후 조건 빼고는 부산과 동일한 컨셉의 도시들이다. 물론 부산은 동남아 휴양 도시들이 가지지 못한 도심의 편리함 등 문화와 자연과 휴양의 모든 것을 갖추었다. 그렇기 때문에 부산에 살면서 동남아로 휴양 여행 갈 필요를 거의 느끼지 못한다.

3. 한겨울 동남아 한달 살기 

이 부분도 사람들의 성향과 취향에 따라 필요치 않을 수도 있다.

나의 경우 와이프가 추위에 약하다. 한여름만 빼고는 경량 패딩과 스웨터를 항상 들고 다닐 정도라서 겸사겸사 1월에 20-30일쯤 따뜻한 동남아로 피한 여행을 간다.

처음에는 숙소 비용 때문에 돈이 많이 들었다.  4~5성급 수영장 있는 바닷가 오션뷰 룸... 그러나 경험이 쌓이면서 가성비 높은 숙소들에 머물며 비용을 많이 줄일 수 있었다.

베트남 다낭, 호이안,  태국 방콕, 후아힌, 파타야, 치앙마이, 푸켓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페낭, 말라카, 코타키나발루 등 한국인에게 특히 인기있는 동남아 도시들이 주요 한달 살기 대상지들이다. 한 달은 충분히 긴 기간이기 때문에 자칫 한곳에만 머물 경우 단조롭고 지루할 수가 있어서 대부분의 경우 대도시, 휴양지, 문화관광도시들을 동선과, 기간, 이동 비용, 주중주말 요금 차이 등 모든 것을 고려하여 계획한다.

위의 3가지가 내가 추가로 지출하는 대표적 항목이다.

나머지는 남들과 똑 같은 주거비, 식비, 레저비, 보험료, 제세공과금, 용돈 정도의 기본 생활비이다.

특별히 돈 많이 드는 다양한 취미와 활동을 하지 않는다면 기본 생활비(소위 적정 생활비)만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 그러니까 그것을 적정 생활비라고 하는 거다.

그것이 진짜로 가능 하냐고? 

가능하다. 진짜로 가능하다. 가능하니까 이런 글을 쓰는 거다. 실제로 내가 몇 년을 그렇게 살고 있다.  마음을 열고 현실을 직시하고 생각을 바꾸고 몇 가지 원칙을 지키고 과감히 실행한다면 1회 글에서 언급했던 이 글을 읽어야 하는 사람, 다시 말해 월급쟁이로 은퇴하여 정규수입은 없고 집과 약간의 금융자산과 연금이 나오는 50대라면 누구나 가능하다. 

그럼 어떻게 하면 이처럼 믿기지 않을 정도의 환상적인 생활이 가능할까?

앞으로 연재될 글에 내가 준비하고 계획하고 실행했던 간단한 방법들과 그것이 나의 행복한 은퇴생활에 어떻게 활용되고 도움을 줄 수 있었는지가 소개될 것이다.

재무적인 방법 보다는 비재무적 방법, 쉽게 말하면 돈 버는 문제보다는 마음가짐, 가치관, 생각, 태도, 행동 변화를 통해 스트레스 덜 받고 현실을 직시하고 더 긍정적으로 더 만족스럽게 은퇴생활을 즐기는 슬기로운(지혜로운) 방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적정 생활비 250만원을 만드는 비법 같은 것을 나에게 기대하지 말라.

(사실 직접적으로 돈 버는 비법은 아니지만 슬기로운 판단과 선택으로 비용을 줄이고..결과적으로는 돈을 버는 것과 같은 효과를 가져오는 나만의 비법은 자주 소개될 것이다)

그런 방법은 파란색 검색창을 치면 차고 넘친다.
물론 너무나 뻔한 이야기들 이라서 문제지만 말이다.

이런 식으로
“어떻게 하면 부자가 될 수 있나요?” 
“돈을 많이 벌면 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습니다. 돈을 많이 버세요 ” 

신재훈

BMA전략컨설팅 대표(중소기업 컨설팅 및 자문)

전 벨컴(종근당계열 광고회사)본부장

전 블랙야크 마케팅 총괄임원(C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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