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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관광객의 한복 체험[이종원의 프리즘 속 세상]
이종원 | 승인 2019.06.27 05:11

[논객칼럼=이종원] 한류(韓流)를 타고 그 어느 때보다 한복이 인기를 끌고 있다. 무더운 날씨에도 한국의 전통 옷을 입고 도심을 누비는 외국인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더구나 한복을 입으면 고궁에는 무료로 입장할 수 있어서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언제부터인가 고궁은 한복을 빌려 입고 사진을 찍는 필수 관광 코스로 자리를 잡았다.

한복 체험의 열풍 속에 한복 대여점도 크게 늘었다. 고궁이 모여 있는 서울 종로구는 대여점만 200여 곳에 이른다. 서울의 대표적인 궁궐인 경복궁 인근 상점들은 주말에 외국인 손님만 수백 명이 몰려든다.

한류(韓流)를 타고 한복이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경복궁 주변에는 한복을 빌려 입고 사진을 찍기 위한 외국인 관광객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이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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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 앞의 한 한복대여점에서 한 무리의 동남아 단체관광객들이 옷을 고르고 있었다. 왕이 입던 용포부터 퓨전 한복까지 종류가 다양하다. 관광객들은 한복에 맞춰 머리도 손질한다. 곱게 따은 머리에 댕기까지 매달았다. 금미경(한복대여업체 대표)씨는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한복은 레이스가 수놓아져져 있고, 곳곳에 금. 은박을 입힌 한복”이라고 말했다. 걸을 때 모양을 잡아주는 링이 들어있는가 하면 부풀인 속치마가 서양식 드레스와 닮았다. 대부분 화려한 빛깔과 이국적인 문양으로 전통 한복에서는 볼 수 없는 것들이다.

서울의 대표적인 궁궐인 경복궁 인근 상점들은 주말에 외국인 손님만 수백 명이 몰려든다. Ⓒ이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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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국적불명의 한복들이 전통을 훼손하고 있는 건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과도하게 변형된 한복으로 우리의 한복과 입는 방법이 사라지게 될 것”이라며 걱정을 한다.

어설픈 한복차람으로 찍은 사진을 보며 즐거워하는 말레이사아 관광객들. Ⓒ이종원

이에 대해 한복 대여업체들은 반발한다. 양선옥(한복대여업체)씨는 “경쟁이 심해 값이 싼 원단을 사용하다 보니 전통 한복의 모습과 멀어질 수밖에 없다”며 “전통을 유지하려면 한 벌에 20만~30만 원 정도의 높은 대여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통 의복도 시대에 맞게 변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게 아니냐”며 항변을 한다.

한복차림의 외국인관광객들이 사진을 찍어가며 저마다의 추억 쌓기에 열중이다. Ⓒ이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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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전한복에 대해 외국인관광객들은 대체로 만족이다. 에레나(루마니아 관광객)는 “한국의 사극(史劇)을 통해서 봤던 한복을 입어보고 싶어서 왕비의 복장을 골랐다”며 즐거워했다. 찬드란(말레이시아 관광객)은 “이게 전통 방식인지 아닌지 모르지만 전통 한복이라고 생각하고 모두가 즐거우면 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요셉 (이집트관광객)은 “매우 편하고 좋다”며 “고국에 한복을 가져갔으면 좋겠다”며 웃는다.

경복궁 수문장교대식을 지켜보는 한복차림의 외국인관광객들. Ⓒ이종원
수십 대의 관광버스 앞을 한복차림의 외국인 관광객들이 지나가고 있다. Ⓒ이종원
격식에 맞지 않는 한복의 옷차림은 전통의 훼손을 걱정하게 만든다. Ⓒ이종원

찬반논란을 떠나서 한복이 그 자체로 어느 때보다 외국인관광객들에게 주목받고 있는 상황임을 알 수 있었다.

‘한복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옛 것 그대로를 보존해야 한다는 입장과 시대에 맞춰 변화시켜야 한다는 입장까지, 어느 한 편에 서서 각을 세울 수는 없는 일이다.

모두 우리 문화를 아끼고 지켜나가기 위한 방법의 차이로 서로 이해하기를 기대해 본다.

 이종원

 서울신문 전 사진부장

 현 서울신문 사진부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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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원  jongw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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