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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현은 좀 쉬어라[황인선의 컬처&마케팅]
황인선 | 승인 2019.06.27 05:28

[논객칼럼=황인선] 잠 옷 입은 전지현이 나오는 새벽배송 광고를 본다. 잇어빌리티! 나도 새벽 배송 받고 싶어진다. 그 회사, 틈새시장 승부수도 좋고 노력도 경의를 표할만하다. 너무 바쁜 30대 취업여성들은 그 서비스에 호의적인 것 같다. 그러나 나는 회의적이다. 심야와 새벽에는 자야 한다. 그래야 미치지 않고 건강하게 오래 산다. 이미 스마트 폰과 커피 중독, 게임, 넷플릭스 서비스... 등 때문에 우리의 밤은 사라져가고 있다. 자연현상에 낮이 있고 밤이 있으며 생물들에게 잠 사이클이 있는 이유는 밤에 쉬라는 뜻이다. 수억 년 내려온 쉼&잠의 불문율을 지키라는 뜻이다. 그런데 우리는 이제는 자발적으로 쉬지를 않는다. 이러면 서서히 미친 토끼가 되어가게 된다. 국민 스타 전지현은 그러니 새벽에는 좀 쉬어라. 치열한 2차 대전 통에도 처칠은 틈틈이 잤다. 자신과 영국을 위해서.

Ⓒ픽사베이

디지털 차단이 능력

요즘 마케팅에서는 연결을 중요한 수단으로 활용한다. 석학들은 너도 나도 초(超)연결 사회를 강조한다. 그래, 좋다. 연결 필요하다. 그러나 과한 연결은 독이 된다. 쉴 새 없이 오는 문자, 메일, 카톡, 스팸, 광고... SNS 중독으로 도시인은 어느 덧 눈을 뜬 채 자는 도시 붕어 팔자가 되어 간다.

밤의 침식은 또 다른 곳에서도 진행 중이다. 지자체의 야행 프로젝트가 요즘 붐이다. 밤에도 볼거리를 만들어 관광효과, 문화소비를 시키겠다는 의지 때문이다. 야시장, 도시 조명도 붐이다. 그런데 웬만하면 제발 밤만큼은 쉬게 하자. 유럽은 밤이 되면 일찍 들어가 집에서 쉰다. 밤의 도시를 다니는 자들은 반지의 제왕 숲처럼 위험한 짐승들일 확률이 높다. 한국 리더들은 이를 잘 보아야 한다. 밤 붕어들이 돌아다니면 나중에 한국은 국민적 스트레스와 공황장애, 불면증 때문에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일 잘하는 사람, 건강한 사람, 생각이 깊은 사람은 잘 자고 잘 쉰다. 쉼에서 깊고 다른 생각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는 국민들의 쉼, 잠이라는 자원을 약탈하고 있다. 52시간 근무제는 약발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인간들이 강퍅해지고 얄팍해지고 있다. 지난 주, 광양시 관광과 초대로 들른 백운산 중턱 계곡에 하조 마을이 있는데 복씨 세 자매 부부들이 펜션, 아로마 테라피 농원, 박물관, 해달별천문대를 운영하고 있었다. 문득 홍천 힐링 선 마을이 떠올랐는데 그(녀)들은 잘 나가던 도시 생활을 접고 더 이상 늦으면 이생을 망칠 것 같아서 귀촌했다고 한다. 그들은 아침에 들리는 새소리, 계곡의 물소리, 밤의 별들 판타지아, 허브 향에 둘러싸여 잘 쉬고 있었다.

지금 미국에서는 ‘디지털 차단’이 화두가 되고 있다고 한다. 실리콘 밸리 IT산업에 종사하는 부모들이 오히려 아이들이 다니는 초등학교에 일체의 디지털 연결을 못하도록 계약을 맺고 있으며 미국 상류층과 허리우드 스타들은 피처 폰을 쓰거나 아예 쓰지 않는 것도 유행이라고 한다. 전(前) 와이어드 편집장인 크리스 앤더슨은 “이제는 디지털 연결이 아니라 디지털 차단이 신분이며 능력”이라고까지 말하고 있다. 지독하게 성공을 추구했던 아리아나 허핑턴은 번 아웃을 경험하고 나서 『수면 혁명』을 쓰고 수면이 현대의 하이클래스 신분증임을 역설하고 있다. 심야에도 바쁜 것은 가난한 자의 삶이라니, 전지현 팬들은 밤에는 좀 쉬라고 그녀에게 말해주시라.

 황인선

서울혁신센터 센터장

브랜드웨이 대표 컨설턴트

2019 춘천마임축제 총감독 

전 제일기획 AE/ 전 KT&G 미래팀장
저서< 컬처 파워> <꿈꾸는 독종> <생각 좀 하고 말해줄래>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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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선  ishw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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