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솜방망이' 처벌 비웃듯...담합형태도 진일보

[오피니언타임스=권혁찬 기자]

사진 공정위 발표 참고자료

대기업들의 입찰담합이 하루가 멀다하고 터져나옵니다.

이번엔 지하철과 공항의 승강장 안전문 관련공사 입찰에서 10개 업체가 담합한 사실이 공정거래위 조사로 드러났습니다.

공정거래위는 서울 대구 광주지하철의 승강장 안전문 입찰(22건)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연결철도의 승강장 안전문 설치를 위한 입찰(1건)에서 사전에 낙찰 예정자와 투찰가격을 담합한 10개 사업자를 적발하고  시정명령 및 과징금(총 3억 9900만원)과 함께 현대엘리베이터, 지에스네오텍 등 2개사에 대해서는 검찰에 고발조치했다고 밝혔습니다.

특징적인 것은 이들 업체가 ‘매우 다양한 조합으로 합종연횡을 해가며' 입찰담합을 했다는 사실입니다.

공정위는 “지하철 승강장 안전문 등 공공안전분야 입찰에서 담합해 온 사업자들을 엄중 제재함으로써 들러리 입찰과 같은 잘못된 관행을 근절시키고 향후 관련 입찰에서 경쟁질서가 확립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공공안전 분야와 관련된 입찰의 담합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업체간 담합형태가 교묘해지는데다 담합자체가 내부고발이 없으면 쉽게 밝혀내기 어려우며, ‘적발돼 받는 불이익’보다 ‘적발되지 않을 경우 생기는 이익’이 훨씬 크기에 기존 수준의 처벌만으론 한계가 있습니다.

담합할 생각을 아예 갖지 못하도록 적발시 부과되는 과징금 부과기준을 징벌적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까닭입니다.

<공정위 담합관련 보도자료 전문>

■ 서울, 대구, 광주 지하철 승강장 안전문 유지보수 관련

1) 삼중테크- 현대엘리베이터 간 입찰담합

삼중테크㈜와 현대엘리베이터(주)는 2015년 11월부터 2016년 9월까지 서울, 대구, 광주 지하철 승강장 안전문 유지보수 관련 6건의 입찰에 참여하면서 사전에 낙찰사와 투찰가격을 합의했다. 삼중테크㈜와 현대엘리베이터㈜는 사전에 합의한 가격으로 투찰하여 합의를 실행하였다. 삼중테크㈜는 4건의 입찰에서, 현대엘리베이터(주)는 2건의 입찰에서 각각 상대방으로부터 전달받은 금액대로 투찰하였다. 또한, 삼중테크㈜는 1건의 입찰에서, 현대엘리베이터(주)는 4건의 입찰에서 낙찰받았다.

2) 삼중테크-미디어디바이스-태빛 간 입찰담합

삼중테크(주)는 2013년 2월부터 2016년 9월까지 서울 지하철 승강장 안전문 제어장치 유지보수 관련 6건의 입찰에서 ㈜미디어디바이스에게, 2015년 10월 1건의 입찰에서 ㈜태빛은 삼중테크(주)에게 형식적 입찰참여 요청을 하고, 사전에 낙찰예정자 및 투찰가격을 합의했다. 삼중테크(주), ㈜미디어디바이스, ㈜태빛은 사전에 합의한 가격으로 투찰하여 합의를 실행하였다.  삼중테크(주)는 5건의 입찰에서 낙찰받았다.

3) 현대엘리베이터 등 5개 사업자간 입찰담합

삼중테크(주)는 2015년 10월 1건의 입찰에 참여하면서 ㈜태빛으로부터 전달받은 금액대로 투찰하였으며, ㈜태빛은 1건의 입찰에서 낙찰받았다. 현대엘리베이터(주)가 평소 친분관계가 있던 ㈜삼송 및 협력사였던 ㈜동진제어기술, ㈜동화, ㈜아트웨어에게 각각 형식적 입찰참여 요청을 통해, 2012년 12월부터 2014년 11월의 기간 동안 서울 지하철 승강장 안전문 유지보수 관련 10건의 입찰에서 사전에 낙찰 예정자와 투찰 가격을 합의하였다.

현대엘리베이터(주), ㈜동진제어기술, ㈜동화, ㈜삼송, ㈜아트웨어는 사전에 합의한 가격으로 투찰하여 합의를 실행하였다. 현대엘리베이터(주)는 2012년 12월부터 2014년 11월의 기간 동안 ㈜동진제어기술과 1건, ㈜동화와 1건, ㈜삼송과 1건, ㈜아트웨어와 7건의 입찰에서 합의한 가격으로 투찰하여, 8건의 입찰에서 낙찰받았다.

■ 인천국제공항 터미널 연결철도 승강장 안전문 설치공사 관련

에이치디씨아이콘트롤스㈜는 2015년 10월 현대산업개발(주)가 지명경쟁으로 발주한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연결철도 승강장 안전문 설치공사 입찰’에서 자신이 낙찰받을 수 있도록 현대엘리베이터(주), 지에스네오텍(주)에게 형식적 입찰 참여를 요청했고, 사전에 투찰가격도 합의했다.

낙찰사인 에이치디씨아이콘트롤스(주)가 탈락사인 현대엘리베이터(주)와 들러리 대가를 위한 하도급 방법 및 금액까지 사전에 결정한 사실이 있다. 에이치디씨아이콘트롤스(주), 현대엘리베이터(주), 지에스네오텍(주)는 사전에 합의한 가격으로 투찰했으며, 그 결과 아이콘트롤스가 낙찰받았다. 이후 에이치디씨아이콘트롤스(주)는 들러리 대가로 2016년 1월 현대엘리베이터(주)에게 하도급(21억 4천만원)을 주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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