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원희의 현실경제 속으로]

[논객칼럼=양원희] 주식시장이 침체국면에서 지지부진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주식시장이 상승국면에서도 투자성과가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하지만, 침체기에는 피해가 더욱 크게 나타난다. 이럴 거면 막강한 자금력과 정보력을 가지고 높은 투자수익을 얻고 있다는 외국인을 무조건 따라할 걸~하는 후회도 한다.

향후에는 외국인이 선호하는 주식을 따라가며 투자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외국인 선호주식은 보유비중이 이미 높은 상태이고 충분히 상승한 상태라서 외국인들에게 과거와 같은 적극적인 매수를 기대할 수 없어 주가가 오르기 어렵다. 오히려 한국의 경기침체와 산업경쟁력 약화로 한국주식의 투자매력이 상실돼 매도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게다가 우리 경제가 대외적인 요인으로 인해 경제위기 징후가 보이기라도 하면, 공매도와 선물옵션시장과 연계된 집중매도 가능성도 있다.

주식투자에 있어 수익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발생할 지도 모르는 위험을 관리(control)하는 것이 더 중요한 상황임을 주식시장 참여자들은 냉정하게 인식해야 할 시점이다.

Ⓒ픽사베이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압력이 커지고 있다

1992년 자본시장 개방 이후 외국인은 보유규모 52조로 시작하여 2019년 4월 현재 576조 규모로 확대돼 왔다. 종합주가지수 500-600P에서 매수를 시작한 외국인은 주식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해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32.4%에 이르렀고, 이미 주요 기업은 외국인의 비중이 50%를 넘긴 상태라서 외국인의 추가적인 매수는 기대하기 어렵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거대자금을 동원해서 우리의 대표기업들을 집중적으로 매수하는 동안 해당 기업의 주가는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한국경제도 팽창국면에서 기업의 실적호전이 주가에 반영되면서 주가가 수십 배로 상승하여 장기투자를 주로 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엄청난 수익을 챙기고 있다. 게다가 높은 지분율을 활용하여 배당압력을 가함으로써 고배당까지 챙겨 그 동안 얻은 배당금으로 이미 투자원금을 회수한 경우도 많다.

반면에 우리경제는 중후 장대형 산업이 중심이 되어 성장해 왔으나 중국의 추격과 4차 산업혁명으로 산업경쟁력이 떨어지고 있어 한국주식은 과거 자본시장 개방 이후 고성장 시대에 누렸던 투자매력을 상실하고 있다. 그 동안 막대한 차익을 누리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새로운 시장을 찾아 한국을 떠나려 한다면 외국인 보유주식의 매도압력이 더욱 커질 수 있다.

첨단 금융기법이 결합된 외국인 집중매도 위험성은 상존

외국인 투자자의 경우 공매도를 포함하여 종합주가지수 선물옵션, 현물주식의 선물옵션, 현물포지션 등을 복합적으로 결합하고, 정교한 기술적 매매시스템, 인공지능 활용 등 일반 투자자들은 상상할 수 없는 시스템매매를 하고 있다. 한국경제가 외부요인에 흔들리는 조짐을 보인다면 정보의 우월성과 첨단 금융기법을 활용하여 대량매도가 집중될 수 있고, 주가는 매도가 매도를 부르는 무차별적인 하락세에 빠질 수 있다.

이미 우리는 2008년 서브프라임 사태에서 외국인이 보여준 집중적인 매도와 주가의 급락사태를 경험한 바 있다. 그 기간에 외국인은 61조원을 매도하였고, 당시 종합주가지수가 2,000p대에서 850p까지 급락하는 사태를 겪었다. 주요 기업이 외국인 보유지분이 단기간에 급락하기도 했다.(예, 삼성물산 44.6%->19.5%, CJ 44.6%->13.6%, SK네트워크 31.7%->6.5%)

2008년에는 우리 연기금이 외국인의 대형주 매도물량을 받아내는 주요 역할을 했지만, 현재는 연기금의 주식보유비중이 이미 높고, 노령화에 따른 연금지급수요와 리스크 관리차원에서 연기금이 예전처럼 외국인 매물을 받아주기 어려울 수 있다. 더욱이 한국경제에 대한 불안에서 외국인매도가 시작된다면, 국내 다른 기관투자자들도 입장이 다를 수 없으므로 주가는 겉잡을 수 없이 하락하며 주식시장이 혼돈에 빠질 수 있다.

이러한 필자의 걱정은 기우일 수 있으나, 주식투자 자체가 가지는 위험성을 항상 고려하면서 투자를 해야 한다. 무역분쟁으로 인한 국내경제의 불안정성과 산업구조개편에 따라 경제성장을 주도했던 주요산업의 경쟁력 하락 등이 현실화된다고 판단할 경우, 외국 장기투자자들은 충분한 이익을 얻은 상태에서 이익실현을 위한 매도를 시작할 가능성이 크다.

결론적으로,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치,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다. 주변 강대국의 정치경제적 견제와 제재의 형태도 다양하게 우리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더욱이 경제와 산업의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는 우리상황에서 외국인투자자를 무분별하게 따라가서 그들이 이익을 실현하고 떠나는 매물을 받아줄 필요는 없다. 외국인 투자자들을 무조건 신성시하고 따라가는 종속적 투자에서 벗어나 다가올 위험도 대비하는, 현명하고 냉정한 투자전략을 세우는 것이 ‘작은’ 개인투자자들이 정글에서 살아남는 비결이다.

오히려 외국인이 외면해서 저평가되어 있는 주식이 얼마든지 있다. 자산가치가 우량하고 배당수익률도 높아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주식을 찾아나서는 현명함이 필요한 시점이다. 아무리 큰 수익을 가져준다고 해도 감당해야 할 리스크가 크다면 아무 의미가 없다는 사실은 30여년 시장참여자로서 전하고 싶은 고언이다.

 양원희

 (주)아이브인베스터스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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