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복 박사의 구취 의학 5]

[오피니언타임스=김대복] 입 냄새는 생리작용에 의해 나는 체취의 일종이다. 세계인의 구취 발생 비율은 비슷하다. 입 냄새는 인종이나 민족별로 유의미한 차이는 없다. 구취의 차이는 사회의 의료 환경과 개인의 특수성으로 이해된다. 의료 선진국은 질환에 의한 입냄새 치료에 적극적이다.

이에 비해 경제력이 약한 나라에서는 높은 수준의 의료혜택과는 거리가 있다. 또 개인의 식습관, 병력, 위생관리 등도 변수다. 각종 보고마다 수치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치료받아야 할 구취 환자의 비율은 20~30%선이다. 주요 국가의 구취 유병율은 미국 25%, 브라질 24%, 중국 20~35%, 일본 20% 정도로 보고되고 있다. 한국은 자료마다 차이가 있지만 25% 내외다.

'구취 시장'은 해마다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그랜뷰리서치에 의하면 2018년 기준 글로벌 구강관리 시장규모는 280억 달러(약 31조4000억 원)에 이르렀고, 시장규모는 2025년까지 매년 평균 5%씩 성장할 전망이다.

Ⓒ픽사베이

입 냄새 시장은 20세기 초부터 현대적 산업으로 움트기 시작했다. 구강 청결제 리스테린(Listerine) 제조사에서 마케팅 차원에서 Halitosis 용어를 사용한 게 계기다. 제품이 출시된 1914년의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약간의 입 냄새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제조사는 마케팅 차원에서 나쁜 냄새(bad breath) 대신 구취(Halitosis) 용어를 사용하고, 스토리텔링을 실시했다. 그 결과 입 냄새는 치료해야 하는 질환으로 서서히 인식 전환이 되었다.

각 나라의 입 냄새 정의는 문화마다 다르다. 한국은 입 냄새나 구취(口臭)로 표현한다. 입에서 나는 좋지 않은 냄새, 숨을 쉬거나 말을 할 때 나는 악취를 일컫는다. 순 우리말인 입 냄새에 비해 한문인 구취가 더 센말이다. 구취는 역겨운 냄새가 폴폴 나는 것을 상상하게 된다. 입 냄새는 심한 것과 약한 것을 모두 떠올린다. ‘입 냄새가 난다’고 하면 신경 쓸 정도로 받아들이지만 ‘구취가 있다’고 하면 치료의 필요성을 연상하는 경향이 있다.

중국에서는 유구취(有口臭), 또는 입구(口)에 지날 과(過)를 써 구과(口過)라고 한다. 입에서 나오는 역겨운 냄새라는 의미다. 한국에서의 구취 의미와 비슷하다.

영어권에서는 bad breth, Oral malodor, halitosis로 표기한다. 세 표현은 미세한 차이를 담고 있다. Bad breth는 나쁜 호흡으로 직역된다. 숨을 내쉴 때 나는 좋지 않은 냄새다. 입에서 상쾌하지 않은 냄새가 남을 지적할 때 사용한다.

Oral malodor는 입안의 고약한 냄새다. 구강질환이나 음식물 찌꺼기 부패 등 입안에서 비롯된 악취를 일컫는다. Bad breth에서 특정 질환을 강조하는 의미로 분화됐다. Halitosis는 입 냄새의 대중적인 영어 표현이다. 라틴어가 기원으로 숨 쉼을 의미하는 ‘halitus’와 병든 상태를 뜻하는 ‘osis’의 합성어다. 심한 입 냄새를 의미한다. Oral malodor가 입 안에서 냄새가 유발되는 데 비해 halitosis의 발원지는 온몸을 포괄한다. 입, 목, 코, 위장 등 전신에서 발생할 수 있다.

요즘 서구에서 구취는 Halitosis로 많이 표현된다. 하지만 bad breth, Oral malodor도 여전히 통용된다. 또 실제 의미에서 세세하게 구분하지는 않는 경향이다. 따라서 세 표현 모두 사용되고, 나눌 필요도 없다.

치료법은 나라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서양의학으로 통칭될 수 있다. 과학적이고 분석적인 개념으로 구취를 보고 치료한다. 이에 비해 한국은 서양의학과 함께 한의학이라는 독특한 관점에서 치료하고 있다. 한의학은 인체 종합적이고 면역력에 기반을 둔 접근을 한다. 전체 그림을 그린 뒤 구체적인 처치법으로 입 냄새를 치료한다. 한국에서는 구취가 거의 치료된다. 이는 서구에는 없는 한의학의 독창적인 치료법이 기여하는 바도 크다.

 김대복

한의학 박사로 혜은당클린한의원장이다. 주요 논문과 저서에는 '구취환자 469례에 대한 후향적 연구', ‘입냄새 한 달이면 치료된다’, ‘오후 3시의 입냄새’가 있다.  

오피니언타임스은 다양한 의견과 자유로운 논쟁이 오고가는 열린 광장입니다. 본 칼럼은 필자 개인 의견으로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론(news34567@opiniontimes.co.kr)도 보장합니다.

칼럼으로 세상을 바꾼다.
논객닷컴은 다양한 의견과 자유로운 논쟁이 오고가는 열린 광장입니다.
본 칼럼은 필자 개인 의견으로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론(nongaek34567@daum.net)도 보장합니다.
저작권자 © 논객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