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배송 개선 등 노동권 보장 주장도
[오피니언타임스=이상우] “건설 현장 사고 1건과 배달 대행 라이더 사고 1건은 다르다. 산업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 단순 사고 발생 건수로 산재보험 요율을 책정하면 안 된다.” (최종희 전자신문 기자)
“라이더 대상 보험 상품이 없다. 책임 보험은 있지만 보험료 부담이 크다. 라이더는 음식점에 고용된 기사보다 비싼 보험료를 감당한다. 해결해야 할 문제 1순위다.” (이성종 플랫폼노동연대 위원장)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산하 경제정의연구소는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경실련 강당에서 플랫폼 노동과 양질의 일자리를 주제로 대담을 진행했다. 사회를 본 이광택 국민대 법학부 명예교수를 비롯해 박준규 메쉬코리아 최고운영책임자(COO), 정미나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정책팀장, 이성종 위원장, 최종희 기자가 대담 패널을 맡았다.
플랫폼 노동은 배달 대행 앱, 대리운전 앱, 택시 앱 등 디지털 플랫폼에서 중개 받은 용역을 수행하는 개념이다. 패널들은 라이더 등 플랫폼 노동자의 권익 향상을 위한 여러 의견을 냈다.
최종희 기자는 라이더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돼야 한다고 했다. 그는 “라이더는 보험 가입이 힘들다. 설령 가입해도 보장 범위가 좁다”며 “나이가 어리고 성능 좋은 오토바이를 타는 라이더는 보험료를 더 내야 하는 현 방식은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라이더 에어백 보급 등 빨리 풀 수 있는 사안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정미나 팀장은 “(보험 정책을 담당하는) 금융위원회와 협의하고 있다”면서도 “금융위가 움직이지 않는다. 보험사가 손해 보는 요율 설계는 어렵다는 이유다. 금융위를 설득하도록 도와달라”고 했다.
아울러 정미나 팀장은 노동에 대한 의식 변화를 얘기했다. 그는 “이케아를 이용하면 가구값은 저렴해도 배송, 조립은 돈이 많이 든다. 이케아가 사람을 움직이는 비용을 알려주는 셈”이라며 “국내도 이런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이성종 위원장은 노동 기본권을 강조했다. 그는 “새벽 배송의 경우 밤 11시, 심지어 자정까지 주문을 받아 아침 7시까지 배달한다”며 “야간 노동은 건강을 크게 해친다. 노동자 안전, 건강을 어떻게 지킬지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정부는 플랫폼 관련 논의를 못 따라온다. 노사가 대화해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박준규 COO는 노동권 보장과 플랫폼 성장이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했다. 그는 “플랫폼 시장이 커지면서 노동권 논쟁도 생겨났다. 이전부터 대행 서비스는 있었으나 플랫폼 때문에 양성화된 부분이 있다”며 “노동 존중이 필요하지만 기존 논리를 플랫폼으로 가져오면 안 된다. 밸런스를 잡아야 한다”고 했다.
전국여성노동조합 관계자는 “비영리 플랫폼 가능성을 어떻게 보나”고 물었다. 정미나 팀장은 “플랫폼도 산업이고 규모의 경제가 효율성을 가진다”며 “비영리단체가 이를 대체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패널들은 플랫폼 기업을 따뜻한 시선으로 봐달라고 주문했다. 정미나 팀장은 “플랫폼 기업이 노동자를 돈벌이 수단으로 보진 않는다”며 “플랫폼에서 새로운 노사관계가 가능하다”고 했다. 박준규 COO도 “플랫폼 기업이 지향하는 구글이나 페이스북은 큰 사회 가치를 창출한다”며 “플랫폼이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구조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