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백자칼럼]

생리컵 ⓒ픽사베이

최근 생리에 대해 공부를 하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이 생겨 결혼까지 했으면서, 그녀가 매달 겪는 과정에 대해 아는 바가 너무도 없었다. 부끄럽기 짝이 없다.

한 생활용품 전문업체가 만든 블로그를 알게 됐다. 생리 정보를 모아놓은 온라인 공간이다. 글을 하나하나 읽고 있는데, 지식의 부족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그간 이유는 정확히 모르겠으나 생리에 대해 말하는 것을 꺼리는 분위기에서 생활해왔던 것 같다. 

생리의 당사자인 여학생들도 ‘그날’이나 ‘마법’과 같이 다소 은유적인 표현을 쓰는 것을 교육받고 자랐다. 그러다 보니 남성의 생리에 대한 정보 접근에는 제약이 많았던 게 사실. 남자의 입에서 ‘생리’라는 말이 나오면 변태로 취급 받기 일쑤였다.

물론 이런 점이 생리에 대한 나의 무지를 정당화해주지는 못 한다.

사회적으로 보다 자연스럽게 생리에 대해 언급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었으면 한다. 여성의 건강은 특정 성만의 이슈가 아니기 때문. 

위의 생리 정보 블로그를 운영하는 회사는 세계 월경의 날을 맞아 ‘생리 인식 조사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생리에 대한 담론을 여성단체가 아닌 기업에서 이렇게 적극적으로 나서 주는 것은 사회 전반의 ‘젠더 감수성’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 점에서 이런 시도가 주는 울림은 남다르다. 

이제 우리 차례다.

그날, 마법이 아닌 ‘생리’를 공부하자. 지금부터라도. [오피니언타임스=석혜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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