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개 학살의 방관자,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동물 임의도살 금지법을 즉각 심사, 통과하고, 대한민국 개 도살 잔혹사를 끝내라!

지난 2018년 황금개의 해 초복, 우리는 광화문 광장에서 정부와 국회의 외면 속에 부당하게 죽어간 1백만의 개들을 추모했다. 그리고 “개 도살 금지"를 외쳤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2019년 7월 12일 오늘, 또다시 복날이 밝았다. 대한민국 개들의 삶은 나아졌는가? 국회와 정부는 그동안 뭘 했는가?

작년 여름, 국민들은 개 도살 금지와 개 식용 종식을 뜨겁게 외쳤다. 문재인 정부 출범 1년간 청와대에 가장 많이 접수된 민원은 ‘개, 고양이 반려동물 식용 반대'에 대한 것이었으며 ‘개를 가축에서 제외해달라'와 ‘동물 도살 금지법 지지'로 지난 6월 시작된 국민청원 두건은 각각 20만 목표 서명수를 달성했다. 그간 “사회적 합의가 없다”라는 변명으로 개 식용 문제를 외면하던 정부를 일깨우고, 심판대에 세웠다.

그제서야 정부는 두 건의 국민 청원에 대한 답변에서 변화된 개 식용 관련 사회인식과 소비 수준을 인정하고 개를 ‘가축'에서 제외하는 등 단계적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이야기하였으나, 그 구체적인 내용 및 이행 계획은 1년이 지난 지금까지 감감무소식이다.

또한, 2018년 6월 국회에서는 표창원 등 10인 국회의원이 동물을 임의로 죽이는 행위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동물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일명 ‘동물 임의도살 금지법')을 역사적으로 발의했다. 통과된다면 「축산물 위생관리법」 등 관련 법이 규정하지 않는 동물(개·고양이)의 도살은 이제 명확히 금지되고, 개들을 식용으로 번식하고 사육하는 세계 유일의 대한민국 개 농장, 개들을 철창에 구깃구깃 넣어 도살장으로 실어나르는 트럭, 그들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마구잡이로 죽이고 파는 무허가 경매장 및 도살장 모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될 것이다.

그러나 개 식용 및 도살 문제를 없는 셈 치기로는 국회 또한 마찬가지다. 관할 상임위인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그동안 ‘동물 임의도살 금지법'을 단 한번도 법안심사소위에 상정하지 않았다.

‘동물 임의도살 금지법’이 표류하는 지난 1년간 개들은 계속해서 음지에서 도살됐다. 무려 1백만의 개들이 더 죽었다. ‘동물 임의 도살 금지법’을 국회가 논의, 통과했다면, 치르지 않았을 희생이다. 게으르거나, 동물을 잡아먹고 팔아먹는데만 혈안이 되어있거나. 어느 쪽이든 백만 개들의 죽음에 대한 큰 책임이 국회 농해수위 소속 19인 의원들에게 있다.

도대체 몇 백만이 더 죽어야, 국회는 부끄러운 개 도살 잔혹사를 마주할 것인가. 초복인 오늘, 우리는 대한민국의 법과 제도가 만들어지는 이곳 국회의사당 앞에서 개 학살의 방관자,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를 규탄한다.

‘반려동물 인구 천만시대’라며 반려인-비반려인 간 갈등, 동물 장묘시설, 동물 유기 및 미등록은 문제라 논하면서, 정작 그들을 가장 고통스럽게하는 무자비한 도살은 없는 척 눈감는 국회 농해수위를 규탄한다. 그들이 문제를 바로 마주하지 않는 한, 그들이 진정으로 동물의 고통을 공감하지 않는 한, 대한민국 동물들의 앞날, 이 나라 동물보호법의 미래는 어둡기만 하다.

성남 모란시장, 부산 구포가축시장 등 밝은 대낮에 개들을 밧줄로 묶어 끌고가 도살하고 팔던 업소들이 전통시장에서 사라지고 있다. 개 도살 및 유통 업계가 몰락의 길을 걷고 있음이다. 국민 여론도 이제는 분기점을 넘어 개 식용 종식으로 향하고 있다. 지난 2018년 동물해방물결과 Last Chance for Animals(LCA)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주)한국리서치와 (주)리얼미터에 5월, 11월 각각 의뢰, 발표한 두 차례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제 대한민국에는 개 식용에 반대하는 국민(46%)이 찬성하는 국민(18.5%)보다, 개 도살 금지법에 찬성하는 국민(44.2%)이 반대하는 국민(43.7%)보다 더 많다.

지자체와 국민이 변하고 있다. 국회와 정부도 더이상 지체하지 말라. 이미 무법지대, 음지에서 벌어지는 개 도살을 더 보이지 않는 깊숙한 곳으로 밀어넣지 말라. 줄어든 소비로 하나둘씩 무너지는 개농장에서 갈 곳없이 밀려나오는 개들을 바로 마주하라. 대다수의 국민이 ‘함께 사는 동물'이라 인지하는 개들조차 기본적인 생명의 위협으로부터 보호받지 못하는 나라에서, 제대로 된 동물 보호와 동물권 확립은 없다.

복날이 시작되었으니 개들은 더 많이, 더 빨리 죽어나갈 것이다. 우리는 국회 농해수위가 동물 임의도살 금지법을 하루 빨리 법안심사소위에 상정하고, 제대로 된 심사를 시작하길 바란다. 대한민국도 식용 목적의 개 사육 및 도살을 금지하는 세계적 추세에 발 맞추길 바란다. 시간이 지날수록 개들은 더 죽어나간다는 사실을 국회는 잊지 말라. 우리는 감시의 끈을 절대 놓지 않을 것이다.

2019년 7월 12일 초복 개도살금지공동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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