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복 박사의 구취 의학7]

[오피니언타임스=김대복] 구취는 숨을 내쉬거나 말을 할 때 나는 악취다. 입냄새를 풍기는 사람의 혀에는 설태가 짙은 경우가 많다. 상황에 따라 희거나 누런 설태가 두껍게 형성된다. 혀가 갈라져 화끈거릴 수 있고, 맛을 볼 때는 소태처럼 쓰다. 때로는 신맛이 날 수도 있다. 가래와 목에 이물감이 심하고, 콧물이 목 뒤로 넘어가는 사람도 있다. 비염이나 축농증, 편도선염, 후두염도 구취인에게 종종 나타난다. 그런데 구취인의 가장 많은 공통점은 입이 마르고 침이 탁해지는 현상이다. 입마름과 탁한 타액은 지독한 입냄새의 핵심 고리인 휘발성 황화합물(VSC : Volatile Sulfur Compounds)과 직결된다.

입마름이 심하면 구강에서 산소를 싫어하는 혐기성 세균의 활동이 왕성해진다. 혐기성 세균이 음식물 찌꺼기, 타액, 떨어진 구강점막세포 등에서 단백질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휘발성 황화합물을 비롯하여 지방산과 아미노산, 펩티드 등을 발생시킨다. 토한 냄새를 풍기는 프로피온산, 버터 썩은 냄새를 나게 하는 뷰트리산 등이 있다. 특히 시스테인, 메티오닌처럼 황 함유 물질은 고약한 냄새를 풍기는 황화합물과 여러 화학물질을 만들어낸다.

Ⓒ픽사베이

이 같은 황화합물 등에 의한 주된 구취 발생 부위는 혀와 잇몸이다. 특히 혀의 뒤쪽은 침이 적고, 칫솔질도 잘 안 돼 세균이 서식하기 좋다. 혀의 미뢰에는 숨은 세균이 많기에 황화수소 등의 휘발성 황화합물이 다량 발생 위험이 있다. 따라서 입냄새가 심할 때는 우선적으로 혀의 뒷부분 설태를 제거하는 게 좋다. 또 잇몸과 치아에서는 혐기성 세균인 포르피로모나스 진지발리스가 부패를 조장한다. 충치로 인해 생긴 홈에서 음식물 찌꺼기가 부패하면서 입냄새가 난다.

문제는 타액이다. 구강을 청소하는 기능이 있는 침은 면역물질(sIgA)이 포함돼 항균작용도 한다. 그런데 분비가 적어 끈적이게 된 타액은 세균의 먹잇감이 된다. 타액의 펩타이드와 단백질 성분, 침에 포함된 음식물 잔해물 등이 세균을 증식시키게 돼 입냄새가 심해질 수도 있다. 이 문제는 침이 정상적으로 분비되면 자연스럽게 해소된다.

구취의 역겨운 냄새는 황화합물이 풍기지만 발병 원인은 다양하다. 이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진단이 선행돼야 한다. 진단은 의사가 환자의 냄새를 직접 맡는 관능검사가 중요하다. 수많은 구취인 냄새를 맡은 경험을 살리면 코와 입안의 이상 여부 확인이 가능하다. 또 자율신경 균형검사, 설태검사, 구취측정기를 통한 기계적 검사로 구취를 객관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또 풍부한 임상경험을 바탕으로 한 문진도 중요한 사안이다. 이같은 여러 가지 검사를 통해 구취의 원인인 전신질환 여부를 비롯하여 이비인후과, 소화기관, 구강의 문제인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원인이 밝혀지면 체질을 분석한다. 같은 질환이라도 체질에 따라 약재의 효용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입냄새는 원인과 결과 모두 열(火)과 관계가 깊다. 체질에 따라 간열, 위열, 폐열로 나타날 수도 있다. 이는 구취치료가 개인 특성에 맞는 처방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또 구취 유발 질환이 비염인지, 축농증인지, 소화불량인지 등에 따라 처방을 완전히 달라진다. 즉 원인질환을 치료하는 처방과 함께 입냄새를 사라지게 하는 방법을 쓴다. 기본적인 치료 방법은 증상과 체질에 따라 면역력 증강과 약해진 장부의 기능을 회복하는 탕약 처방을 한다. 또 위나 소장 등의 경혈을 자극하는 침 치료도 크게 도움이 된다.

 김대복

한의학 박사로 혜은당클린한의원장이다. 주요 논문과 저서에는 '구취환자 469례에 대한 후향적 연구', ‘입냄새 한 달이면 치료된다’, ‘오후 3시의 입냄새’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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