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복 박사의 구취 의학8]

[논객칼럼=김대복] 나이테는 나무의 나이를 말한다. 입의 냄새는 사람 몸의 상태를 말해준다.입 안에 감도는 맛, 입에서 나는 냄새, 혀에 낀 태는 병의 유형과 원인을 파악하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인체 기관마다 관련 일을 하는 대응부위가 있다. 입은 비장과 연관 깊고, 혀는 심장과 관련 있다. 입안의 이상을 보고 비장의 상태를 유추하고, 혀의 질환을 보고 심장의 건강도를 짐작할 수 있다. 입과 혀에 발생한 질환의 근본적 치료는 비장과 심장의 기능을 정상화시켜야 하는 논리가 성립된다.

동의보감은 입과 혀 질환의 근원인 비장과 심장의 이상에 대해 설명했다. 심장에 열이 많으면 혀가 헐고, 막힌 비기(脾氣)는 혀의 백태를 유발한다. 비(脾)에 열이 있으면 입술이 건조해 터지고, 혈이 허하면 낯빛이 창백하다. 비(脾)에 풍사(風邪)가 오면 입술이 푸르고, 한사(寒邪)가 있으면 오그라든다.

건강 상태는 맛으로도 유추할 수 있다. 시고, 쓰고, 달고, 맵고, 짠 5가지 맛은 인체의 오장(五臟) 기능과 밀접한 관계다. 간에 이상이 오면 신맛이 느껴지고, 심장에 과부하가 걸리면 입맛이 쓰다. 비장에 열이 많으면 단맛이 나고, 폐의 열은 매운맛, 신(腎)의 열은 짠맛이 입안에서 감돈다.

Ⓒ픽사베이

입냄새는 구강을 포함한 인체 장부의 기능, 특히 위(胃)의 열과 관련이 깊다. 위의 기능이 저하되면 소화시간이 오래 걸리고, 열이 발생한다. 이 열이 혈액과 호흡에 섞여 상부로 배출되는 게 입냄새다.

동의보감에서는 구취자 위열야(口臭者 胃熱也)로 표현했다. 입냄새는 위의 열에서 비롯된다는 설명이다. 위의 열작용에 대해서는 구취일증(口臭一證) 내열기(乃熱氣) 온적흉격지간(蘊積胸膈之間) 협열이충(挾熱而衝) 발어구야(發於口也)라고 했다. 가슴에 쌓인 열기에 다시 열이 누적되면 위로 치솟아 입냄새가 난다는 의미다.

위열은 위화(胃火), 위열화화(胃熱化火), 위중열(胃中熱)이라고도 하는데 자극성 음식, 열 많은 식품을 지나치게 섭취하는 게 원인이다. 또 걱정과 근심으로 소화가 잘 되지 않는 비율도 높다.

위열(胃熱)이 호흡기를 통해 구강으로 올라오면 입안이 헐고, 잇몸이 부을 수 있다. 혀는 홍색이며, 설태는 황색으로 변한다. 위열은 위허열(胃虛熱)과 위실열(胃實熱)로 구분된다. 위허열은 입마름, 불안, 가슴 답답이나 통증, 허기, 딱딱한 변 가능성이 있다. 위실열은 갈증, 흉통, 구토, 구내염이 발생한다.

위의 열은 소화불량, 염증으로 이어진다. 장부에 열이 나고, 입이 텁텁하고, 타액분비도 준다. 발열작용과 염증 등으로 인해 더 뜨거워진 위는 냄새를 발생시킨다. 염증이 없는 신경성 소화불량도 입 냄새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위장 기능이 약하면 부패 가스가 위로 올라간다.

위와 장의 과도한 열은 구내염과 잇몸질환도 일으킨다. 위에서 올라온 냄새에 구강 질환 냄새가 겹치면 악취는 더 심해진다. 흔히 양치질을 자주 해도 냄새가 나는 것은 위의 열이 올라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위장 질환과 구취 치료 원리는 열을 내리는 데 있다. 이에 좋은 탕약에는 가감감로음(加減甘露飮), 용뇌계소환(龍腦鷄蘇丸), 사위탕(瀉胃湯) 등이 있다. 가슴에 쌓인 열이나 마음이 허해 생긴 화(火)는 궁지고가 좋다.

이밖에 입안의 질병도 열을 다스려야 하는 경우가 많다. 입 안을 헤지게 하는 심열(心熱)은 차가운 성질의 약을, 허화(虛火)로 인하여 입이 헐 때는 음을 보하는 처방을 한다. 심장이나 비장에 열이 축적돼 발생하는 입안의 상처는 심화(心火)를 삭이는 처방을 한다.

 김대복

한의학 박사로 혜은당클린한의원장이다. 주요 논문과 저서에는 '구취환자 469례에 대한 후향적 연구', ‘입냄새 한 달이면 치료된다’, ‘오후 3시의 입냄새’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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