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객단상=권혁찬]

[오피니언타임스=권혁찬] 환경오염 탓에 요즘 농촌에서도 제비 구경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지난주 말 강원도 영월군 주천을 들렀다가 읍내 상가의 처마 아래 제비집이 여기저기 달려있는, 흔치않은 광경을 목격했습니다.  한집 걸러 제비집일 정도로 제비들이 처마 곳곳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전기줄 사이를 곡예하듯 날아다니는 제비들의 비상(飛翔)에 정신이 혼미할 정도였습니다. 둥지의 새끼들도 퍼덕~퍼덕~대며 이소(離巢)할 채비를 하고 있더군요.

주천강을 끼고 있는 청정지역이어서인지, 이곳엔 해마다 제비들이 찾아온다고 합니다.

논객사진

그동안 베일에 쌓여있던 제비들의 이동경로가 얼마 전 밝혀졌습니다.

2018년 우리나라에서 번식한 제비가 겨울을 나기 위해 제주도를 거쳐 일본 오키나와~필리핀~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까지 무려 1만 4000km 이상 날아간 것으로 조사됐습니다.(우포생태분원)  지난 7월 15일 밀양 삼랑진에서 2018년에 지오로케이터(Geolocator/조류 이동경로를 연구하기 위해 사용하는 기기)를 부착한 제비 한마리가 잡힘으로써 이동경로 분석이 가능했다고 합니다. 그동안 ‘중국 양쯔강 이남’으로만 추정됐던 제비의 월동장소 ‘강남’이 수마트라섬으로 구체적으로 확인된 셈입니다.

주천의 제비들도 날씨가 선선해지면 곧 '수마트라섬으로의 긴 여행 길'에 나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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