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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에 한국해군 파견하지 말아야~"시민사회단체, "미국 주도 대이란 다국적연합해군 참여는 위헌"
논객닷컴 | 승인 2019.08.02 10:02

[논객닷컴=NGO 성명]

-이라크 침공 지원한 '국군 파병'과 같은 잘못 되풀이 말아야

참여연대 홈피 캡쳐

강정마을해군기지반대주민회 등 시민사회단체들이 호르무즈 해협에 우리 해군의 파견을 반대하고 나섰습니다.

“정부가 미군 주도의 호르무즈 해협 ‘군사 호위 연합체’ 구상에 한국군 파견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5~6월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잇따라 발생한 유조선 피격 사건은 민간 선박에 대한 이유없는 공격이라는 점에서 지탄받아 마땅하다. 이런 일이 절대로 재발 돼서는 안된다. 하지만 한국 해군의 파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결코 용납될 수 없다”

-첫째, 사고의 원인과 책임소재가 아직 밝혀지지 않았고 미국과 이란 사이의 군사적 불신만 깊어지는 상황에서 어느 한 편을 드는 것은 옳지 않다. 사고 직후 미국은 이란을 배후로 지목했지만, 이란은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는 이란을 지목하는 미국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고 미국과 이란의 즉각적인 대화를 촉구하고 있다. 국제사회 역시 미국의 주장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미국에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라고 요구했고 중국, 러시아, 유럽 연합 역시 미국이 성급한 결론을 내려서는 안된다며 대화를 통한 갈등해결을 촉구했다. 이란 핵협정에 공동 서명한 국가들이 외교적 중재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주도의 연합군 구성과 활동은 이 지역의 군사적 긴장만 격화시킬 뿐이다.

-둘째, 미국 편에 선 맹목적인 군사 대응보다 객관적인 진상규명이 우선이다. 사건의 진상 규명없이 특정국 중심의 연합군을 구성해 ‘항행의 자유’를 지키겠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국제사회가 신뢰하고 미국과 이란 두 당사국이 납득할 수 있는 방법과 절차에 따라 독립적인 국제적 진상 조사가 선행돼야 한다. 그 이전까지 어느 한 편에 서서 군사력을 동원하는 것은 옳지 않을뿐더러 섣부르고 위험천만한 일이다. “이라크 후세인 정권이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를 개발하고 있고 테러 조직을 지원하고 있다”는 미 부시 정권의 일방적 주장만 듣고 이라크 침공을 도울 군대를 파견했던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가 그 환멸스러운 전쟁으로 인해 겪어야 했던 혼란과 갈등을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 한국 정부는 이라크에 대한 불법 침공과 점령이 이라크와 시리아를 비롯해 전세계에 끼친 재앙적 결과에 대해 아직 공식 평가서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지 않은가!

-셋째, 호르무즈 해협에 군대를 파견하고 미군의 지휘를 받는 연합 해군의 일원이 되는 것은 헌법과 국제법에 위배되고 한미상호방위조약에도 반한다. 미국과 이란 사이의 갈등은 미국이 일방적으로 이란과의 핵협정을 무효화하고 이란의 원유 수출을 봉쇄하면서 시작됐다. 문제의 발단은 그대로 두고 미국의 일방적 주장을 좇아 한국이 대이란 군사 행동에 동참하는 것은 침략전쟁을 부인하는 우리 헌법, 무력 행사의 요건을 엄격히 제한한 유엔 헌장에 모두 반하는 일이다. 또한 한미상호방위조약 상의 의무와도 무관한 미국의 패권적 무력 시위에 국토방위의 의무를 지닌 우리 군을 보내 그들의 지휘를 받게 하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넷째, 아덴만에 주둔하는 청해부대를 호르무즈 해협으로 옮기는 식으로 위헌 논란과 국회 동의절차를 회피하려는 것 역시 위헌이며 불법이다. 정부는 국회의 추가적인 동의 없이 소말리아 아덴만 지역에 있는 청해 부대의 작전 지역과 임무를 변경하는 변칙을 시도하고 있다. 그것은 마치 아프간에 파견하여 미군이 지휘하는 다국적군 사령부의 지휘를 받던 부대를 이라크로 보내 미군이 지휘하는 이라크 다국적군 사령부 지휘를 받도록 하면 국회 동의가 필요 없다고 주장하는 것과 다름없는 궤변이다. 호르무즈 해협 ‘군사 호위 연합체’는 미군이 지휘하는 대이란 연합해군이다. 패권적이고 일방적인 무력시위에 동참하려는 것을 숨기고, 마치 ‘항행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동참하는 것처럼 국민을 속여서도 안된다.

-마지막으로, 국민에게 감추고 위험을 숨기면서 ‘국익’을 위한 것으로 포장해 민주적 의견 수렴을 회피하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 그것은 독재정권에나 어울리는 수법이다. 그동안 정부는 미국의 공식적인 파병 요청은 없었다고 주장하면서도 “우리 선박 보호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파병가능성을 흘려 왔다. 그런데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은 이미 지난 7월 25일 한국에 ‘군사 호위 연합체’ 참여를 요청했다고 밝힌 바 있다. 국방부는 지난 6월부터 구체적으로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검토해왔고 최근에는 법률검토까지 마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심지어 최근 거제 인근에서 호르무즈 파병에 대비하는 훈련까지 진행했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언제까지, 미국의 ‘공식적인 요청’은 없었고 위헌적 파병 검토가 ‘자발적인 것’이며, 아직 ‘결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우길 텐가! 지금이라도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 민간 선박 공격행위의 진상에 대한 판단과 해법, 미국의 공식 혹은 비공식 요청여부, 한국군 파견의 헌법적 국제법적 근거, 한국군 파견 여부 등에 대해 국민 앞에 명확하고 소상하게 밝혀야 한다.

이 성명을 발표하는 우리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봄 “제주해군기지를 평화의 거점으로 만들겠다”며 미 핵항공모함을 불러들여 국제관함식을 강행한 것에 실망과 유감을 표시한 바 있다. 지금 우리는 문 대통령이 침략적 성격이 분명한 미국 주도의 일방적인 연합해군에 가담하는 것을 ‘국익’의 이름으로 정당화하면서 변칙과 편법을 동원하려는 것을 또다시 목격하고 있다.

이것이 과연 ‘촛불 정부’를 자임하면서 ‘민주외교’를 공약했고 ‘신한반도 체제’를 통해 ‘새로운 평화협력의 질서’ ‘사람 중심의 평화와 번영의 공동체’를 만들자고 주창해온 정부의 실체란 말인가!

‘신한반도 체제’는 부당하고 공격적인 호르무즈 해협 대이란 연합해군 참여 요청을 거부할 수 있는 평화적 원칙과 용기를 통해서만 열릴 수 있다.

2019년 8월 1일

강정마을해군기지반대주민회/제주군사기지반대및평화의섬실현을위한범도민대책위원회/제주해군기지전국대책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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