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평화회의,“일본은 이해와 사과를,한국은 인정과 화해의 마음을...” 특별성명

[오피니언타임스=NGO 성명]

“일본 정부는 한국인들에게 가한 고통과 비극에 대한 깊은 이해와 사과의 자세를, 한국 정부는 일본인들의 전후 경제발전과 동아시아평화 기여에 대한 인정과 화해의 마음을 갖는 게 중요하다”

이홍구 전 국무총리와 이부영 전 의원 등 사회 각계 원로들로 구성된 시민단체인 동아시아평화회의가 12일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 작금의 한일관계와 관련, 한일 두 나라가 '1998년 김대중–오부치의 공동선언'의 정신과 해법으로 돌아갈 것을 촉구했습니다.

동아시아평회회의는 ‘한일관계의 위기를 넘어 동아시아의 평화로!’란 제목의 '8.15 74주년 특별성명'에서 “한일 정부는 갈등과 대립을 확대하는 자세를 극도로 자제하기 바란다”며 "일본 정부는 경제보복으로 오해될 소지가 있는 조치들을 철회하라"고 주문했습니다.

이어 한일 정부가 다방면의 직접 대화를 즉각 재개하길 촉구하면서 “한일 사이의 과거 협정과 약속들이 해석의 차이와 모호성을 안고 있다면 양국 정부는 일치와 접근을 향한 성숙하고 진지한 직접 대화와 지속적 협상으로 해결해나가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한국은 분단국가다. 게다가 북핵위기 역시 아직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끝내 일본과의 경제-평화 관계마저 닫힌다면 앞뒤가 막히는 형국이 될지 모른다. 따라서 남북 평화관계가 중요하듯 한일 평화관계도 못지않게 중요하다. 한일관계와 남북관계, 한일평화와 남북평화는 양자택일이 아니다. 한일평화에 바탕하여 남북평화를 발전시키고, 또 남북평화의 효과로 동아시아평화를 발전시키는 선순환이 필요하다”

특별성명은 “100년 전 안중근 선생의 동양평화론과 3.1운동 <선언서>의 언명처럼 한반도 평화 없이는 동아시아평화도 없고, 동아시아평화 없이는 한반도 평화도 없다”며 “그러므로 한반도와 동아시아평화를 위한 한일의 경제협력이 약화돼서는 안된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한일 양 국민은 그동안 자유, 보편적 인권, 선린관계를 향한 노력으로 세계 속에서도 재평가할 만한 우호관계를 축적해왔다"며 "이것을 양국 정부가 퇴행시켜는 안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특별성명은  “한일 평화와 동아시아평화를 위해 일본 정부는 평화헌법을 개정해선 안된다”며 “일본이 전후 아시아와 세계로부터 신뢰를 얻고 평화증진에 기여할 수 있었던 요인의 하나는 평화헌법과 비핵 3원칙에 있었던 만큼 일본 국민과 정부는 이를 지켜야 할 것”이라고 거듭 촉구했습니다.

동아시아평화회의는 국무총리, 국회의장, 장ㆍ차관, 국회의원 등을 지낸 정ㆍ관계 및 학계ㆍ언론계ㆍ법조계 출신 원로인사들이 참여하는 단체로 이날 특별성명에는 67명이 서명했습니다.

<8.15 74주년 특별성명-전문>

한일관계의 위기를 넘어 동아시아의 평화로!

세계는 중병을 앓고 있다. 핵전쟁을 막는 데 버팀목으로 공헌했던 대륙간-중거리 핵미사일을 제한하던 ABM조약과 INF조약이 무력화됐다. 인류뿐 아니라 지구 자체의 종말을 막아보려던 세계인의 염원이 담긴 파리기후변화협약이 미국의 탈퇴로 유명무실해졌다. 자유공정무역 질서를 지키는 주역이 되어야 할 강대국들이 자국의 국가이기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이 질서를 무너뜨리고 있다. 세계 도처에서 강대국 내셔널리즘의 대두로 민주주의가 위기에 빠지고 있다.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은 올해 한국과 일본은 1965년 한일국교정상화 이후 사실상 최악의 관계를 맞고 있다. 아베 일본 정부가 주도한 한국에 대한 무역보복과 평화헌법 폐기노력, 그리고 재무장 공언으로 동아시아평화는 지금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

동아시아평화회의는 광복-해방 70주년이었던 2015년 한반도평화와 일본평화헌법 9조 수호를 위해 한국과 일본을 비롯, 미국 중국 러시아 유럽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에서 동아시아평화국제회의를 개최했다. 또한 일본의 평화헌법 9조를 지키는 일이 동아시아평화와 한반도평화에 사활적이라고 보고 일본에서 전개되었던 일본평화헌법 9조 노벨평화상 수상 추천운동에 적극 동참했다.

한일 평화와 동아시아평화를 위해 일본 정부는 평화헌법을 개정해선 안 된다. 일본이 전후 아시아와 세계로부터 신뢰를 얻고 평화증진에 기여할 수 있었던 요인의 하나는 평화헌법과 비핵 3원칙에 있었다. 우리는 일본 국민과 정부에게 이를 지킬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100년 전 안중근 선생의 동양평화론과 3.1운동 <선언서>의 언명처럼 한반도 평화 없이는 동아시아평화도 없고, 동아시아평화 없이는 한반도 평화도 없다. 그러므로 한반도와 동아시아평화를 위한 한일의 경제협력이 약화되어서는 안 된다. 한일 양 국민은 그동안 자유, 보편적 인권, 선린관계를 향한 노력으로 세계 속에서도 재평가할 만한 우호관계를 축적해왔다. 이것을 양국 정부가 퇴행시켜는 안 된다.

한국은 분단국가다. 게다가 북핵 위기 역시 아직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끝내 일본과의 경제-평화 관계마저 닫힌다면 앞뒤가 막히는 형국이 될지 모른다. 따라서 남북 평화관계가 중요하듯 한일 평화관계도 못지않게 중요하다. 한일관계와 남북관계, 한일평화와 남북평화는 양자택일이 아니다. 한일평화에 바탕하여 남북평화를 발전시키고, 또 남북평화의 효과로 동아시아평화를 발전시키는 선순환이 필요하다.

내년 2020년은 한국전쟁 발발 70주년의 해인 동시에 도쿄 올림픽의 해다. 우리는 한반도 평화와 한일 평화가 함께 증진되어 도쿄 올림픽이 세계인의 평화축제가 되길 소망한다. 일본이 불필요한 조건을 붙이지 않는다면 이웃나라 국민으로서 최선을 다해 도울 것이다. 한일은 이미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함께 치러낸 바 있다.

한일 두 나라는 1998년 김대중 – 오부치의 공동선언의 정신과 해법으로 돌아가야 한다. 일본정부는 한국인들에게 가한 고통과 비극에 대한 깊은 이해와 사과의 자세를, 한국정부는 일본인들의 전후 경제발전과 동아시아평화 기여에 대한 인정과 화해의 마음을 갖는 게 중요하다. 특히 일본 정부는 고노 요헤이(河野洋平) 관방장관,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총리, 간 나오토(菅 直人) 총리 담화의 역사인식을 계승하길 촉구한다. 상호 인정과 존중 속에 미래의 공동 번영과 협력을 위해 과거를 직시하며 미래를 응시한 과거 정부들의 자세로 돌아가자고 제안드린다.

첫째 한일 정부는 앞으로는 갈등 대립을 확대하는 자세를 극도로 자제하기 바란다. 선린과 평화를 향한 한일 시민연대는 정부 간의 대화 못지않게 소중 하다.

둘째 일본 정부는 경제보복으로 오해될 소지가 있는 조치들을 철회할 것을 요구한다.

셋째 한일 정부는 다방면의 직접 대화를 즉각 재개하길 촉구한다.

넷째 한일 사이의 과거 협정과 약속들이 해석의 차이와 모호성을 안고 있다면 양국 정부는 일치와 접근을 향한 성숙하고 진지한 직접 대화와 지속적 협상으로 해결하기를 바란다.

우리는 일본국민이 레이와 시대를 평화의 시대로 열어가기를 열망한다고 믿는다. 아베 정부가 새 시대를 이웃 나라와의 적대로 시작한다면 일본국민의 기대를 저버리는 것이며 세계를 크게 실망시킬 것이다. 우리는 지난 7월 28일 발표된 일본 지식인 75인의 성명 <한국은 ‘敵’인가?>에 공감하면서 일본정부가 그들의 질문에도 올바르게 답하길 바란다. 우리는 결코 새 시대를 적대와 대결로 맞아서는 안 될 것이다.

2019년 8월 12일  동아시아평화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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