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 “일본이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온다면 우리는 기꺼이 손을 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일본의 경제 보복을 의식한 듯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강조하면서도 한편으론 절제된 대일 메시지로 한·일 갈등을 외교적으로 풀겠다는 의사도 강하게 내비쳤다.

이번 광복절 경축사는 수교 이후 최악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한일 관계가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어 어느 때보다 주목을 받았다.

언론들은 “문 대통령의 광복절 메시지에 화답해 이제는 일본 정부가 수출 규제 철회 등 한일 현안을 풀어가는 대화에 적극 나서야 할 차례”라고 지적했다.

△한국일보: 절제된 克日 메시지와 대화ᆞ협력 촉구한 文대통령… 아베 화답해야

한국일보는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제74주년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절제된 극일(克日) 메시지와 남북협력을 통한 아시아공동체 구축 비전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한일 갈등 현안인 강제징용ㆍ위안부 문제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채 일본을 향해 과거사를 반성하며 ‘공정하게 교역하고 협력’해 지속 가능한 ‘발전’을 만들어 나가자고 말했다. 이를 위해 ‘일본이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온다면 우리는 기꺼이 손을 잡을 것’이라며 거듭 대화를 촉구했다”고 전했다.

한국은 “지난해 10월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의 외교적 수습에 양국이 어려움을 겪는 사이 일본이 수출 규제라는 부당한 보복 카드를 꺼내면서 양국이 강 대 강의 정면 대결을 벌이는 상황이었다. 그 점을 감안하면 이번 경축사를 전환점으로 일본을 향한 우리 정부의 자세가 ‘대결 일색’에서 ‘대화 모색’으로 좀 더 선회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신문: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가 참광복이다

서울신문은 “문재인 대통령은 광복절 경축사에서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몇 차례나 강조했다. ‘아무도 흔들 수 없는 새 나라’는 해방 직후 김기림 시인이 쓴 ‘새 나라 송(頌)’에 나오는 구절이다. 광복을 맞은 새 나라의 꿈을 노래한 김기림의 시를 대통령이 인용한 것은 해방 74년, 한일 국교 정상화 54년이 된 2019년 일본이 한국을 다시 흔들려 하고 있다고 봤기 때문일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베 총리는 일본을 뛰어넘는다는 극일(克日)은 있으되 반일 메시지를 담지 않은 문 대통령의 8·15 경축사 의미를 되새겨야 한다. 광복절 직후 제3국에서 개최하려던 한일 외교차관 회담이 무산됐지만, 경제전쟁을 해소하려는 대화를 서두르는 게 양국 모두의 이익이라는 사실을 일본이 조속히 깨달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중앙일보: 절제된 광복절 대일 메시지…아베 정부가 화답할 차례다

중앙일보는 “이제는 일본의 아베 정부가 유연한 자세로 화답해 모처럼 마련되고 있는 대화의 모멘텀을 살려 나가길 촉구한다. 그런 점에서 지난 5월 즉위한 나루히토(德仁) 일왕이 처음 맞은 8·15에서 ‘과거를 돌이켜보며 깊은 반성 위에 서서 전쟁의 참화가 반복되지 않기를 간절하게 바란다’고 말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는 우리 국민 누구나 바라마지 않는 꿈이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냉철한 현실 인식과 치밀한 전략 수립이 전제돼야 한다. 문 대통령이 제시한 일본을 뛰어넘는 극일(克日)을 위해서도 그렇고,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해서도 마찬가지다”라고 덧붙였다.

<주요 신문 8월 16일 사설>

경향신문 = 문 대통령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 만들겠다" / 새 일왕 "과거 깊은 반성", 아베 총리는 안 들리나 / 고용보험기금을 이토록 위험한 파생상품에 투자하다니

국민일보 = 광복절 경축사 계기로 한·일간 외교적 해법 찾길 / 긴박해진 홍콩, 제2의 천안문 사태 없어야 / 7년 만에 최악인 한전의 상반기 영업적자

서울신문 =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가 참광복이다 / 경제 주권은 경제 구조 바꿔야 가능하다 / 후쿠시마 오염수, 日 정부는 대책을 밝혀라

세계일보 = 反日 자제한 광복절 경축사, 새로운 한·일관계 출발점 되길 / 장관 후보자들 꼬리 무는 의혹, 청문회서 철저히 밝혀라 / 한전 7년 만의 최대 손실…국민 부담 늘리는 탈원전 접어야

조선일보 = 對日 이성적 접근 다행, 하지만 거꾸로 된 현실 인식 여전 /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조국 후보자의 행태들 / 문화유적 고궁을 누더기 만든 민노총, 보고만 있는 정부

중앙일보 = 절제된 광복절 대일 메시지…아베 정부가 화답할 차례다 / 홍콩 사태, 세계경제 충격 주는 유혈 충돌 피해야

한겨레 = '자강'과 '극일'의 길 제시한 문 대통령 경축사 / 7년째 '가해 책임' 실종된 아베 총리 '종전 기념사' / 재벌 총수는 퇴직금 받지 않는 게 맞다

한국일보 = 절제된 克日 메시지 속 대화 촉구한 文 대통령…아베 화답해야 / 하루만 버티면 장관이 되는 인사청문회 관행 끊어야 / 확장재정 필요하나 '일단 쓰고 보자'는 무책임은 안 된다

매일경제 = 한일 정상, '우호와 협력의 희망'이 현실이 되게 하라 / 갈수록 짙어지는 글로벌 불황의 먹구름 / 홍콩, 비극은 안 된다

한국경제 = '재정 시한폭탄' 공기업 부실 부른 정책, 더는 안 된다 /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 대립 아닌 공존에서 찾아야 / '빅데이터 3법' 지금 국회 통과해도 늦은 것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