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복 박사의 구취 의학 11]

[오피니언타임스=김대복] 인문학의 원조 스타 강사는 누구일까. 유학의 비조인 공자라고 할 수 있다. 공자는 기원전 551년에 중국 산동성에서 태어나 기원전 479년까지 살았다. 당시로서는 드물게 72세까지 장수했다. 공자는 주나라 예법과 법제에 정통했는데, 48세 때부터 본격적으로 제자를 양성한다. 

논어의 선진 편에 의하면 제자는 두 부류다. 공자 보다 20년 정도 연하인 1세대 제자들과 40년 가량 나이가 적은 2세대 후학들이다. 공자의 가르침을 받은 핵심 문인은 70명이 넘고, 영향 받은 제자는 무려 3천여 명에 달한다. 

평생 강의를 한 공자도 생리현상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다. 말을 많이 하면 입이 마르고 구취가 나게 된다. 나이가 들면 신진대사가 떨어지고 구강이 건조해져 입 냄새 위험이 높아진다. 그런데 어느 문헌에도 공자가 입냄새로 고민한 내용은 보이지 않는다. 이는 공자가 3천 제자를 배출하면서도 구취를 크게 고민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공자의 입냄새 해소 비결은 섭생에 있다. 공자의 식습관은 논어의 향당편에서 읽을 수 있다. 공자는 먹거리에 극히 신경 썼다. 음식이 상하지 않도록 관리하고, 신선한 음식을 섭취했다. 공자의 식습관은 크게 10가지로 생각할 수 있다.

Ⓒ픽사베이

첫째, 품질 좋은 쌀로 지은 밥을 선호했다.(食不厭精) 둘째, 생고기는 가늘게 썬 것을 좋아했다.( 膾不厭細) 셋째, 쉰밥과 상한 생선, 고기는 버렸다.(食饐而餲 魚餒而肉敗) 넷째, 빛깔이 좋지 않거나 냄새가 나면 먹지 않았다.(色惡 不食 臭惡 不食) 다섯째, 제대로 요리되지 않아 신선도가 떨어지거나 제철 아닌 음식도 피했다.( 失飪 不食 不時 不食) 

여섯째, 반듯하게 썰지 않거나 간이 맞지 않으면 먹지 않았다. (割不正 不食 不得其醬 不食) 일곱째, 고기는 밥 보다 많이 먹지 않았다.( 肉雖多 不使勝食氣) 일곱째, 술은 사양하지 않았으나 의식을 잃을 때까지는 마시지 않았다.(唯酒無量 不及亂) 여덟째, 생강을 달고 살았는데, 많이 들지는 않았다.(不撤薑食 不多食) 아홉째, 나라에서 내린 고기는 하루, 다른 제사 고기는 3일이 넘으면 들지 않았다.( 祭於公 不宿肉 祭肉不出三日 出三日 不食之矣 食不語 寢不言) 열 번째, 거친 밥에 채소국이라도 해도 감사한 마음으로 식사를 했다.(雖疏食菜羹 瓜祭 必齊如也) 

이같은 10가지 행동에서 공자의 철저한 위생 관념을 생각할 수 있다. 상한 음식을 먹으면 탈이 나고, 건강을 잃는다. 냉장보관 시설이 없던 공자 시대에는 음식이 쉽게 상했다. 부패한 음식을 피하려는 공자의 노력이 향당편에 소개돼 있는 것이다. 이는 당시인들에게 지키도록 한 권장사항이기도 했다. 

구취 위생 관점에서 공자의 색깔이 좋지 않거나 냄새가 나는 음식을 피한 것은 의미가 있다. 상한 음식은 소화불량이나 복통의 원인이 된다. 소화 기능의 저하는 구취 유발 요인이 된다. 또 술을 자제하고, 고기를 적게 섭취한 것도 구취 위생으로서는 효율적이다. 상한 음식을 먹거나 음주가 잦으면 악취 개연성이 높다. 소화기나 호흡기에서 나는 역겨운 냄새는 입으로 올라온다. 

공자의 섭생 중 특히 생강에 주목할 만하다. 공자가 생강을 늘 달고 산 이유를 항균, 살균작용에서 찾을 수 있다. 생강은 소화액 분비를 촉진하고, 위장운동을 활발하게 한다. 장내 이상발효를 억제하고 가스 배출을 원활하게 한다. 또 강한 살균작용이 있다. 수산물인 활어회를 먹을 때 생강을 곁들이면 식중독 예방을 기대할 수 있는 이유다. 생강은 소화를 촉진시키면서도 항균작용을 해 부패를 막는 효과가 있다. 

동의보감에 의하면 생강은 오장(五臟)에 작용하고 불필요한 담(痰)을 없애는 효능이 있다. 구토, 멀미, 딸꾹질, 가쁜 숨, 기침, 가래, 위암 등의 치료재로 활용한다. 이 같은 질병들은 입 냄새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말을 할 때 입냄새가 나면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공자는 당시에 강의를 많이 하고, 사람을 많이 만난 최고의 스타다. 공자는 대인관계 때 생강으로 입냄새를 막은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풀이는 조선의 12대 왕인 인종도 했다. 인종은 세자시절에 동궁의 관원들에게 생강을 선물하며 말했다. 

"논어에서 공자의 섭생 기록을 보니, 생강을 끊이지 않고 먹었다. 이는 배부름이 목적이 아니다. 정신을 강하게 하고, 구취(口臭)를 제거하기 위해 복용한 것이다.“<중종 39년 5월 15일> 

현대에도 생강은 구취 완화에 유용하게 활용된다. 하지만 구취가 발생하면 치료를 해야 한다. 입냄새 치료 관건 중 하나는 체내에 쌓이는 열과 독소 제거다. 장부에 과부하가 걸리면 열이 발생한다. 소화기능 저하로 더 오랜 기간 음식물이 장에 머물면서 소화불량, 배설 불안, 더부룩함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구강 건조가 유발되며 입냄새가 난다. 

구취의 원인은 위장의 열과 함께 소화불량, 비염, 축농증, 후비루, 편도결석, 위산역류 등 다양하다. 구취는 원인을 정확히 진단하고, 체질과 증상에 맞는 적합한 처방을 하면 치료가 잘 된다. 치료 기간은 보통 1~3개월인데 증상과 원인에 따라 기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김대복

한의학 박사로 혜은당클린한의원장이다. 주요 논문과 저서에는 '구취환자 469례에 대한 후향적 연구', ‘입냄새 한 달이면 치료된다’, ‘오후 3시의 입냄새’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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