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진 70% 엔지니어… 일본 제휴 물리치고 독자 개발 매진

효성의 뛰어난 기술력엔 고(故) 조홍제 창업주, 조석래 명예회장, 조현준 회장 오너 삼대의 의지가 깃들어 있다. 사진은 조석래 명예회장ⓒ출처=더팩트

[오피니언타임스=이상우] 효성그룹의 소재 경쟁력이 새삼 회자되고 있다. 한일 무역 분쟁으로 많은 대기업이 소재 수급을 고민하는 가운데 효성은 극일을 넘어 세계시장을 석권하겠다며 뛰고 있다. 고(故) 조홍제 창업주, 조석래 명예회장, 조현준 회장 오너 삼대가 기술에 강한 효성을 만들었다는 평가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은 스판덱스, 타이어 보강재, 에어백과 시트벨트 원사 분야에서 세계 1등이다. 시장 점유율만 40%다. 삼불화질소(NF3) 가스, 트리아세틸 셀룰로오스(TAC) 필름, 터프티드 카펫 등은 세계 두 번째다. 탄소섬유 활용 분야도 확대 중이다.

효성의 기술력은 조홍제 창업주로부터 시작됐다. 1966년 효성을 세운 조홍제 창업주는 기술 독립을 추구하며 소재 분야에 집중했다. 그 영향으로 효성은 경영진 70%가 엔지니어 출신일 정도로 기술을 중요시한다. 1971년엔 국내 기업 최초로 기술 연구소를 설립했다. 소재 산업을 키우겠다는 의도였다.

조석래 명예회장도 독자 기술을 중시했다. 효성 관계자는 “조석래 명예회장은 2000년대 초 탄소섬유 개발을 지시했고 연구·개발 환경도 마련했다”며 “일부에선 조석래 명예회장을 말렸다. 당시 탄소섬유 시장은 미국과 일본 업체들이 독식했다. 하지만 그는 뚝심으로 밀고 나갔다”고 했다.

이어 효성 관계자는 “일본 업체들이 자신들의 탄소섬유 기술을 활용하라며 제휴를 제안했다. 국내시장에 연착륙하겠다는 의도였다”며 “조석래 명예회장은 이를 물리쳤다. 어려워도 스스로 개발하겠다고 했다. 그는 오직 기술로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철학을 갖고 있었다”고 했다.

오너의 강력한 뒷받침으로 효성은 1992년 스판덱스(세계 4번째), 2009년 TAC필름, 2011년 탄소섬유, 2013년 폴리케톤 개발 등 많은 성과를 냈다. 특히 친환경 고분자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소재인 폴리케톤은 효성이 세계 최초 개발사로 알려졌다. 앞으로 자동차, 전자 등 각종 산업에 쓰일 전망이다.

조현준 회장은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뜻을 이어받아 기술 경영을 주도하고 있다. 그는 “효성을 기술이 자부심인 회사로 만들겠다”고 강조한다. 더불어 조현준 회장은 시장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는 계획이다. 신규 고객 확보가 어려운 소재 분야에서 입지를 넓히기 위한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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