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 정약용의 삶과 사상 2- 탄신 250주년 특별기획

다산(茶山)은 1822년 임오년 회갑을 맞이하여 스스로 쓴 묘지명(자찬묘지명)의 마지막 부분에서 ‚6경4서로써 자신의 몸과 마음을 닦게하고, 1표2서(一表二書)로써 천하 국가를 다스리게 함이었으니 본(本)과 말(末)이 구비되었다고 하겠다.‛라고 적고 있다. 다산 (茶山)은 또 ‚공자의 도(道)는 수기(修己)와 안인(安人)뿐이다. 오늘의 학자들이 아침 ⋅저녁으로 강독하고 연마하는 것은 다만 이기사칠(理氣四七)의 논변이거나 태극원회(太極元會)의 설 뿐이니, 이런 것들이 수기에 해당하는지 안인에 해당하는지 모를 노릇이다.‛라고 하였는데 이는 선생의 학문 목표가 수기와 안인을 실천하는 것이었다고 할 수 있다.

다산(茶山)은 강진 유배시절(1801~1818)초기에 ‚어린 시절 학문에 뜻을 두었지만 20년간 속세에 빠져 선왕(정조)의 큰 뜻을 알지 못하였는데, 이제야 겨를을 얻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 흔연히 기뻐하였다‛라고 쓰고 있는데, 과연 선생의 속마음은 어떠하였을까? 하지만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근본을 탐구하려는 그의 학습의지는 대단했고, 역경을 기회로 바꾸는 인생에 대한 진지한 태도는 빛을 발했다. 선생은 6경4서를 가져다가 골똘히 생각에 잠기고 밑바탕까지 파내었다. 그리고 한(漢)ㆍ위(魏)로부터 명(明)ㆍ청(淸)에 이르는 유학사상으로 경전에 도움이 될 만한 모든 학설을 광범위하게 수집하고 고찰하여 잘못되고 그릇된 것을 모두 바로 잡았다.

그리하여, 선생이 정리한대로 <모시(毛詩)강의>12권으로 시작하여 <매씨상서평>9권, <상서고훈>6권, <상례사전>50권⋅<악서고존>12권, <주역심전>24권, <역학서언>12권, <춘추고징>12권⋅<논어고금주> 40권ㆍ<맹자요의> 9권ㆍ<대학공의> 3권ㆍ<중용자잠>
3권⋅<중용강의보> 6권 등 232권에 달하는 경집(經集)을 저술하였다. 그리하여 공자가 말한 학문의 본(本)인 수기(修己)부분을 완성한 것이다.

다산(茶山)은 송시열을 비롯한 조선후기 유학자들이 절대적으로 떠받들었던 주자의 경학사상을 뛰어 넘었다. 성리학에서는 인간은 물론 사물까지도 모두다 이(理)적 측면인 본연지성(本然之性)과 기(氣)적 측면인 기질지성(氣質之性)을 가지고 태어나는 데, '본연의 성'은 만물 일원(一源)으로 모두 같으나 '기질의 성'에 있어서 바른 것은 사람이 되고 치우친 것은 물(物)이 된다고 보았고, 같은 사람이라도 성인의 기는 청정하고 보통 사람의 기는 비교적 탁하다고 보았다.

성리학자들은 이러한 논리로 양반제의 신분질서를 옹호하였고 지주⋅전호제의 토지제도를 인정하였다. 또한 윤리 도덕도 정해져 있는 것으로 변동할 수 없는 것이라 생각하였다. 이에 반하여, 다산(茶山)은 성리학의 본연지성은 유교가 아니라 불교에서 나온 것이라 비판하면서 이(理)의 절대성도 부정하였다. 또한 성(性)은 하늘이 명한 것이긴 하지만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가’ 즉 기호(嗜好)에 지나지 않는 데, 인간은 악을 싫어하고 선을 좋아함으로 성선설을 주장한 맹자(孟子)만이 인간의 본성을 제대로 파악한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그러면서 인간에게는 선행을 좋아하는 기호로서의 성(性)과 하늘이 부여한 자유로운 의지(自主權)가 있으므로, 윤리 도덕도 착한 것을 좋아하는 성(性)을 자주적으로 실현할 때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하였다. 그러면서 자주의 능력을 준 것이 하늘(天)이므로 수양을 함에 있어서는 하늘을 섬기는 것까지 포함해야 하므로, 진지하고 경건한 태도 즉 성(誠)과 경(敬)으로 유가의 본지(本旨)인 인(仁)을 실현해야 한다고 하였다. 한편 자유의지로 악행을 선택했을 경우,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함도 당연히 지적하였다.

이러한 다산(茶山)의 논리는 윤리와 도덕도 생각과 실천노력에 따라 얼마든지 새로 만들 수 있는 것으로, 사회 개혁을 해낼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선생의 이러한 주체적이고 자율적인 인간관은 자작농민[전론(田論)에서 공정한 토지 분배를 주장]의 모습과 연결되고, 혁명(革命)[탕왕(湯王)이 하(夏)의 걸왕을 쫓아내고 새로운 왕조은(殷)을 세운 고사를 담은 탕론(蕩論)에서 언급]을 할 수 있고, 통치자를 선출[원목(原牧)에서 다룸]할 수 있는 민(民)의 모습과 연결된다.  /(사)다산문화교육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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